[송태흔 칼럼] 아담의 갈비뼈로 만든 또 하나의 사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두 배로 정제된 여인 하와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는 붉은 흙(또는 붉은 먼지)을 주 재료로 태초에 삼위 하나님이 창조했다. 하와는 그녀의 남편 아담과 다르게 2차 정제과정을 경험했다. 하와는 하나님만이 지닌 형상(또는 모양), 즉 그 분의 인격대로 창조된 지상 최초의 인간 중 한 명이 됐다.

하나님은 지상 최초의 남자로 창조된 아담이 홀로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가 외롭지 않도록 세밀한 2차 정제과정을 통해 하와를 창조했다. 하나님이 정하신 어느 날, 그 분은 아담을 심방했다. 에덴동산에서 동식물의 이름을 짓던 아담이 깊은 잠에 빠지도록 수면 마취했다. 아담의 수많은 신체 중 한중앙에 있는 갈빗대(늑골) 하나를 꺼냈다. 하나님은 그것으로 새로운 피조물, 하와를 만들었다.

하와는 히브리어로 잇솨(여자)로 호칭되면서 세상에 그녀의 존재 가치를 드러냈다. 먼저 창조된 남편 아담의 역할과 존재를 나타내는 단어 ‘남자(잇쉬)’에서 기원됐다.

새로운 부부는 특별히 허락된 경우를 제외하고 분리될 수 없는 한몸으로 이 땅에 선보였다. 서로의 모양이 다른 것처럼 에덴동산에서 역할과 직분이 달랐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인권과 인격은 수평적으로 동등했다. 남편 아담은 늑골을 통해 창조된 하와를 자신의 몸처럼 사랑했다. 하와의 창조를 통해 에덴동산은 가정 공동체의 모델, 즉 일부 일처제를 만방에 선포했다.

아담의 늑골을 통해 만들어진 하와는 두 배로 정제된 하나님의 작품이다(메튜 헨리). 붉고 거친 흙으로 이미 만들어진 아담의 갈빗대를 한번 더 정교하게 정제해 하와를 창조했다. 아담의 늑골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여인 하와는 남편과 서로 분쟁하지 않았다. 남편 아담을 마음대로 다뤄 발 밑에 굴종시키지도 않았다. 평등하고 독립된 인격을 인정하며 하나님 주신 큰 비전을 서로 공유했다. 갈비뼈는 애정이 깃든 곳이다. 아라비아인은 오늘날도 ‘내 마음의 친구’를 ‘내 갈비뼈’라고 칭한다.

하와는 최초의 사람 아담의 유일한 반려자(즉 돕는 배필)가 됐다. ‘돕는’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에제르’는 ‘도움을 주다’, ‘호위하다’, ‘더하다’의 의미를 지닌다. ‘배필’로 번역된 히브리어 ‘케네그또’는 ‘바라보다’, ‘마주 대하다’는 뜻이다. 아담의 돕는 배필(에제르 케네그또) 하와는 아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사랑으로 바라보는 존재였다. 하나님의 비서(돕는 배필)로 창조됐다. 하나님의 일을 리드하는 아담의 반려자요 도움을 주는 행복한 여자였다. 남편 아담이 하나님을 저버릴 때 하나님의 뜻과 생각을 그에게 깨닫게 하고 더해주는 공동체의 영적 무사였다.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 부부는 이 땅에 세워진 신앙 공동체의 최초 모델이다. 동존(Being Together), 동생(Living Together), 동역(Working Together)의 공동체 원리를 실행한 최초 성경적 교회(communion)였다. 범죄 전에는 하와의 마음이 곧 아담의 마음이었다. 나아가 아담의 마음이 하나님 마음과 일치됐다.

사단의 유혹에 빠진 하와는 범죄의 원인을 제공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자유의지를 가장 먼저 악용했다.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지 말라는 금지사항을 위반했다.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한 과실을 따 먹은 감각적 욕망 자체가 범죄는 아니다.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운 나무의 열매를 따 먹은 지식욕 역시 죄가 될 수는 없다. 감각욕과 지식욕은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다. 다만, 하와가 하나님의 명령(법)을 버리고 불순종한 것이 인간 최초의 범죄를 만들었다.

처음 인간의 범죄는 자신들의 벗은 몸을 성적으로 자각하게 만들었다. 한몸으로 살았던 공동체의 부부가 경쟁자요 남으로 여겨지게 됐다. 벗은 몸을 상대에게 보이는 것이 창피해졌다.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만들어 중요 부분을 가렸다. 에덴동산을 거니시며 자신들을 부르시는 온유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숨기까지 했다. 그리고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추궁을 받자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불변의 하나님은 약속대로 죄인 하와(뱀과 아담 포함)에게 형벌을 선고했다. 하와는 잉태의 고통과 남편을 주군으로 모셔야 하는 피지배자가 됐다. 수평적인 공동체 구조가 범죄로 뒤틀리게 됐다. 하나님은 그들을 에덴동산에서 추방했다. 하와는 이제 자신의 형상을 닮은 가인, 아벨, 셋의 어머니가 됐다. 하와는 원죄가 있는 자녀들을 낳게 됐다(창 2:21-25, 3:1-4:1, 2, 25, 26, 5:1-5, 고후 11:3, 딤전 2:13, 14).

범죄 후 인류의 대표자 아담은 아내의 이름을 하와로 지었다. 하와는 ‘살다’ 라는 뜻의 히브리어 동사 형태를 지닌다. 최초 인간이 타락해 모든 인류가 육신적·영적 죽음을 영원히 경험하게 됐다. 그때 아담이 하와라는 이름을 아내에게 붙였다. 범죄한 하와가 앞으로 살아날 존재(영생을 가질 존재)의 어머니가 됐다. 하와의 자궁은 죽음을 위한 무덤이 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그녀의 자궁은 살아날 어린 아이들을 출생시키는 하나님의 신비한 작업장이 됐다. ‘살다’라는 하와의 이름은 예수를 통해 이뤄질 속죄언약과 은혜언약의 근거가 됐다. 오늘날 우리는 속죄언약과 은혜언약 속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송태흔 목사의 <시사교회사> 지난 연재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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