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 총장 “교회가 응급실이라면, 신학교의 역할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풀러 이사진들과 대거 방한… 총동문의 밤 가져

풀러신학대학교 리처드 마우(Richard Mouw) 총장 초청 총동문의 밤 행사가 1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총동문의 밤 행사에는 마우 총장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풀러신학교 이사진들이 대거 방한해 함께했다.

변화하는 시대, 신학 교육 나아갈 방향 고민 중

▲ 리처드 마우 총장이 강의하고 있다. 오른쪽은 통역을 맡은 박기호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교수. ⓒ이대웅 기자

▲ 리처드 마우 총장이 강의하고 있다. 오른쪽은 통역을 맡은 박기호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교수. ⓒ이대웅 기자
마우 총장은 이날 모인 1백여명의 동문들 앞에서 특강했다. 박기호 교수가 통역한 강의에서 마우 총장은 “앞으로의 신학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신학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요즘 고민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 신학교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학교는 교회들과 함께 하나님이 세상에서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분별해서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교회가 그러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교회가 병원의 응급실과 같다고 밝혔다.

마우 총장은 이에 대해 “응급실 의사들은 도서관에 가서 응급 환자에 대한 책을 찾아볼 수도 있고, 서재로 가서 의과대학에 다녔을 때 정리해 놓은 자료들을 찾아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응급실에서는 촌음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즉시 치료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응급 환자를 살리려면 의사들은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의과대학과 연구 기관에서는 응급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할지를 가르치고 훈련해야 하는데, 신학 교육이 그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우 총장은 “목회 일선에서도 즉시 결정내려야 할 경우들이 많다”며 “풀러신학교는 목회 현장에 이러한 지혜와 지식, 기술을 전수하고 끊임없이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이와 예배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며 “풀러신학교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새로운 문화에 젖어있는 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섬길 것인가 숙고하고 있다”고 했다.

각 학문 분야 갈수록 구분 느슨해져… 고무적 현상
한국 성도들이 일상에서 신앙 실천할 방법 연구를

마우 총장은 풀러신학교가 지난 1947년 세워진 이후 1965년 심리학과 선교학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고 신학을 심리학과 선교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이 3개 대학원이 명확히 구분돼 있었지만 지금은 놀랍게도 그 구분이 상당히 느슨해졌다”며 “이것은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또 학교 내에 신학·심리학·선교학적으로 사람들을 어떻게 섬길지 연구하는 리더십센터와 교회 예배 발전을 위해 준비하는 기관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신학 교육을 실시하고, 제3세계 등 풀러신학교까지 올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강의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할 생각도 있다”며 “이렇듯 여러 분야에서 복음을 전해서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계속 연구 중”이라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날 총동문의 밤에는 이만신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명성훈 목사(순복음성시교회) 등 1백여명의 풀러신학교 동문들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다. ⓒ이대웅 기자

▲이날 총동문의 밤에는 이만신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명성훈 목사(순복음성시교회) 등 1백여명의 풀러신학교 동문들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다. ⓒ이대웅 기자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선교의 역군 중 하나”라고 격려하고, “미국이든 한국이든 우리 자신의 문화 가운데 어떻게 선교학적으로 접근해 나갈 것인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특히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성도들이 어떻게 그들의 일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을 실천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도들을 훈련시켜서 세상에 나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우 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며 “한 분이신 하나님은 우리가 유일하게 예배드려야 할 분이고, 우리는 모두 죄인으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만이 우리를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마우 총장은 “언더우드가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그들이 바라본 한국은 매우 이상한 나라였고 그들은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해 믿음으로 발을 내디뎠다”며 “20년 후 하나님께서는 평양에 대부흥을 허락하셔서 이 반도 강산을 휩쓸 뿐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에도 그 물결이 전해지게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의 상황도 120년 전 난감했던 선교사들과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우리도 그들처럼 믿음으로 인터넷과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어떻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것인지 믿음으로 발을 내디뎌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철학과 기독교 윤리 분야에 능통한 리처드 마우 총장은 2004년 이래 풀러신학교 총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왜곡된 진리(CUP)>, <무례한 기독교(IVP)>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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