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운영이사회에서 이사회가 채 마무리 되기도 전 문제 해결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이사들이 자리를 뜨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최병남 총회장을 중심으로 한 예장 합동 총회 임원회가 재단이사회에 이어 24일 이사장을 제외한 운영이사회 전원을 해임통보함에 따라 운영이사회 소집이 당분간 어려워 총장 선출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조짐이다.


예장 합동 제93차 총회에서 현 사태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한한 운영이사들의 임기 기한을 두고도 이견이 많았으나 총회 임원회는 당초 주장대로 24일 운영이사회 전원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갈등 해결을 위한 9인위원회 역시 “필요성이 없다”는 게 최병남 총회장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운영이사들 중에서는 벌써부터 총회장 불신임과 가처분 신청 등 강경한 대응 의지도 감지되고 있으나 일단 운영이사장 황원택 목사는 총회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 목사는 전화통화에서 “9인위가 모여야 정치적 타결을 기대하는데 총회장은 모일 필요 없다고 했다”면서도 “(운영이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운영이사를 다시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이사들은 각 노회에서 선출, 총회를 거쳐 파송된다. 각 노회는 통상적으로 1년에 한 번 노회를 개최하나 특별한 사건으로 인한 총회의 지시 등 예외적인 경우 임시회를 개최할 수 있으며 회집 통지 10일 이후 가능하다. 여기에 노회 전 임원회와 운영이사회 소집 절차 등을 더하면 총장 선출과정이 적어도 한 달은 걸린다는 관측이다. 이사들은 연임이 가능하다.

총회 권위 수호 VS 교단·사학법 우선

양측의 갈등은 지난 21일 운영이사회에서 더욱 표면화됐다. 총회가 5일과 13일 재단이사회 전원을 해임한 것을 두고 24일 이전 재단·운영이사회 회의의 유효성 여부를 묻는 질의에 총회 측은 ‘사학법상으론 유효하나 총회 결의 정신에 입각해 무효하니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의 다소 애매한 회신을 보냈다.

이를 두고 93차 총회에서 7인위원회에 총장 후보 선출 권한을 부여한 것부터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는 일부 이사들은 사회법을 강조하며 반발했다. 하지만 최병남 총회장은 당일 이사회 말미에서 “총회의 권위가 무너지면 위험하다”며 단호한 입장을 꺾지 않았다.

총장 선출 방법 역시 지난 18일 총회장이 참석한 운영이사회서 93차 총회에서 긴급동의안이 아닌 정기운영이사회에서의 개정안이 가결됐음을 결의했으나 총회 측 회신에 담긴 회의록에는 기존의 긴급동의안이 채택됐음을 명시하고 있어 갈등이 더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다. 유장춘 목사는 “법에는 상위법 우선의 법칙이 있다. 총회 결의보다 교단법, 사학법이 우선되야 한다”고 했다. 유 목사는 현재 직무이사의 투표권이 없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지난 9월 19일 한 표 차이로 무산된 선거가 다시 열려야 한다는 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또 한 운영이사는 “의견의 상충 때문이 아닌 법률적인 문제”라며 “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총회장 불신임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비쳤다. 하지만 지나친 갈등이 표출될 경우 교단 전체 운영이 극단적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일각에선 “후보자를 선출하지 못한 책임을 묻고 재단·운영이사회 양 이사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