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교회사학연구원과 한국기독교회사학회는 5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세미나실에서 제202회 월례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연세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찬형 박사와, 평택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허정윤 박사가 발표자로 나섰다.

먼저 ‘한국 유학의 사상적 배경에 따른 1950년대 장로교회 분열 연구’를 제목으로 발표한 김찬형 박사는 “유학의 지방 특성을 바탕으로 하는 신앙 유형도 지역의 특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영남에는 3대(代)에 걸쳐 장로가 된 이들이 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고, 호남에는 순교자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는 본질과 이성을 중시하는 영남지역의 이기이원론과, 경험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호남지역의 이기일원론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서 “이처럼 영남과 호남이 지역적으로 분명하게 대비되는 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김 박사는 “1950년대 교단 분열을 자세히 살펴 보면 분열이 될 수밖에 없는 지역적 토양이 내재돼 있다”며 “1952년 고신 분열은 신사참배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신사불참배 운동을 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경남지방으로 국한돼 있음이 나타난다”고 했다.

김 박사는 또 “1954년 기장의 분열은 자유주의 신학의 문제가 원인이 됐다”며 “기장 역시 분열될 당시 세례교인의 49%가 호남지역이었는데, 지금의 교세를 보아도 전체 교인의 41%가 호남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1950년대 장로교의 분열에 대해서도 그는 “신앙과 신학, 교권의 문제가 원인이 됐으나, 분열된 지역의 사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아야 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허정윤·김찬형 박사. ⓒ김진영 기자

이어 허정윤 박사는 ‘마르크스·엥겔스의 기독교 이해와 신학에 미친 영향’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허 박사는 “공산주의 창시자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1848년 <공산당 선언>에서 공산주의 이외의 모든 ‘영원한 진리, 종교와 사상들을 폐기하고 이제까지의 모든 역사적 경험과 반대로 행동한다’고 선언함으로써, 공산주의가 인류사회의 유일사상이 되어야 할 것을 천명했다”고 했다.

허 박사는 “마르크스 엥겔스의 유물사관은 물질주의에 기초하고 있는 무신론”이라며 “유물사관이 과학으로 인정받게 되면 유신론적인 관념론이나 종교는 미신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적극적으로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을 끌어들여 유물사관을 유물진화론으로 발전시켰다”고 했다.

그는 특히 마르크스주의에 영향을 받은 기독교 신학으로 ‘해방신학’을 꼽았다. 허 박사는 “해방신학은 마르크스주의를 기독교 신학에 수용한 것”이라며 “해방신학자들은 기독교적 입장에서 가난한 자와 피압박 민중에 주목하지만, 이들은 인간의 해방을 하나님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적 혁명의 방법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허 박사는 “최근에 이르러 공산주의 운동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기독교가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공산주의가 정치적으로는 실패하고 있지만, 그 ‘변종’인 ‘과학적 무신론’은 계속 확산되기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서 과학적 무신론의 실체인 공산주의를 더욱 분명히 알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