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동부교회 김한호 목사. 

‘디아코니아 목회’로 90%라는 경이적 새신자 정착률을 기록한 춘천동부교회(담임 김한호 목사)가, ‘제2회 디아코니아 목회 세미나’를 통해 그 경험과 방법을 한국교회와 공유했다. 김한호 목사는 장신대(Th.B., M.Div.)와 독일 오스나부르그대 디아코니아학(Ph.D.)을 이수하고 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연구소장, 디아코니아학회장 등을 맡고 있다.

17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디아코니아 목회와 교회 성숙’을 주제로 강의한 김한호 목사는, 디아코니아가 결코 목회의 일부분이거나 말씀사역의 하위개념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교회사를 보면 말씀사역과 섬김사역을 자꾸 수직적 관계로 만들려 하는데, 이를 수평적 관계로 회복시켜 함께 가게 하는 것이 디아코니아 목회의 본질”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구약과 신약, 그리고 교회사에서 동일하게 약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즉 디아코니아가 강조돼 왔음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초기 한국교회의 경우 봉사·계몽·교육·보건·복지 등에 힘쓴 것도 사실이지만, 초기 선교사들의 경건주의·청교도신앙·칼빈주의·근본주의적 노선의 영향을 받아 사회참여에 다소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춘천동부교회의 디아코니아 목회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찾아가는 당회’다. 모든 당회원들이 섬김을 필요로 하는 곳을 먼저 찾아가 봉사한 후 당회를 여는 것이다. 그는 “교회의 운영이 당회원들의 정치력이나 권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그리스도의 섬김의 정신, 디아코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장로들이 서로를 이해하려 하기에, 갈등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두 번째는 ‘디아코니아 학교’다. 총 3단계로 나뉘어, 이를 수료한 이들에게는 디아코니아 학교 지도자 자격을 부여한다. 김 목사는 “춘천동부교회의 여러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핵심이 되는 것으로, 사회적 영향을 주지 못하고 현장과 연결되지 못하는 한국교회 성경공부의 단점을 보완해 이론과 실제가 균형 있게 배분돼 있다”고 했다. 또 목회 철학이 목회자와 당회원에게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할 뿐 아니라, 사역이 수평적으로 분산되는 성숙한 교회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디아코니아 성찬식’이다. 김 목사는 “이신칭의에 치우친 엄숙한 성찬식을 지양하고, 그 본래의 제정 취지에 맞게, 식탁에서 섬기는 자로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시고 그들을 섬기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성만찬의 네 가지 주제를 ▲그리스도의 죽음과 구속의 의미를 되새기고 경험하는 전통적 성만찬 ▲한 식탁에 모인 공동체성을 가지는 것에 중심을 둔 성만찬 ▲낮아지고 섬기는 생애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우리 삶에 적용하는 성만찬 ▲교회 공동체를 넘어 세상을 향한 섬김으로 파송하는 성만찬으로 나눴다.

▲춘천동부교회의 디아코니아 예배 모습.

이 외 ‘디아코니아 세미나’를 통해 교인들이 전문적이고 실제적인 교육을 받고, ‘디아코니아 예배’를 통해 장애·환경 등 다양한 주제의 활동을 펼친다. 김 목사는 “섬김을 실천함으로써 성숙한 교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의 대사회 공신력을 높이고 전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교회가 존재함으로 지역이 살아나야 하고, 예수님께서 관심 가지신 사역이 일어나야 한다”며 “디아코니아는 선택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목회 현장에서 반드시 추구해야 할, 그리스도의 근본 정신”이라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디아코니아 목회의 실제로 춘천동부교회에서 그 동안 실천했던 디아코니아 예배(교회 절기에 따른 디아코니아 예배 및 성찬, 강단장식)를 제시함으로써, 예수님이 섬김의 정신으로 사회적 약자와 함께했던 사례들을 소개하여 현장에서 적용했다.

한편 앞서 인사말을 전한 이승렬 목사(예장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는 “복음의 진수를 이데올로기가 아닌 성경적으로 바로 이해만 해도, 우리는 섬김의 종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이러한 디아코니아 사역의 경험과 비전을 나누는 중요한 모임이 마련돼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