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순서대로) 박준희 총감독, 이유정 교수, 전정림 조직위원장, 김성실 씨, 이우근 씨. ⓒ신태진 기자

기독교 음악 축제인 ‘제7회 진도 씨뮤직 페스티벌’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Suffering Together)’, ‘기억과 희망(Remembrance & Hope)’을 주제로 오는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과 야외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올해에는 특별히 세월호 유가족들도 참가해 진도 주민들이 베푼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진도 씨뮤직 페스티벌’은 국내 수준 높은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뮤직 페스티벌의 면모를 보여주는 한편, 실력파 신인 아티스트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건강한 기독교 문화 발전의 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페스티벌은 진도군교회연합회가 주최하고 진도씨뮤직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조직위위원회는 26일(금) 오전 11시 서울 강남대로 길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사 개요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전정림 조직위원장, 박준희 총감독, 자문위원 이유정 교수,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인 김성실 씨와 이우근 씨가 참석했다.

전정림 조직위원장은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것을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더 이상 슬퍼만 하고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다.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서, 유가족들을 감싸기 위해서, 이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유가족들은 이 자리에서 진도 주민들이 베푼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번 행사는 감사와 화해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희 총감독은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은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다. 또 이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할 겨를도 없이, 여러 정치적 상황과 논리 때문에 정쟁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며 “갈등으로 나뉜 여러 모습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이해 가운데 서로 싸매지고 하나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밝혔다.

이유정 교수는 “국가적인 재앙의 아픔 가운데 빠져 있는 진도에서 이번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이 조심스러웠고, 안티기독교적 반응을 낳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국가적 아픔을 예수로 승화시켜 새로운 희망과 치유와 화해의 능력으로 일어설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계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섭외에도 밝고 힘 있는 밴드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성숙한 고백을 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을 고려했다”고 했다.

김성실 씨는 “우리 유가족들이 믿는 것은 국민들과 하나님밖에는 없다. 진도 주민들에게는 한 번도 공식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없었는데, 죄송함과 감사함의 마음을 전할 자리라고 생각하여 참여하게 됐다”며 “아직 10명의 실종자가 있고 진상조사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음악 행사에 함께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항상 울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 자리에 주님이 함께하신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 기간 동안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대책위원회’ 주최로 세월호 사건 기록을 전시하는 ‘4.16 기억과 희망 사진전’이 열린다. 2일차에는 ‘기억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프뉴마 발레단’의 발레극으로 문이 열린다. ‘기억’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이 영상에 담기고, 유가족의 기억의 편지가 낭독되며, 유가족의 노래와 ‘김명식’과 ‘덤덤 라디오’, ‘이승한’의 추모곡이 불리며, 하피스트 ‘박진주’의 연주가 이어진다.

또 2부 ‘희망’에서는 단원고 2학년 3반 고 김시연 양의 ‘야이돼지야’라는 뮤직비디오 영상으로 시작하여, 유가족 부모님의 ‘희망의 편지’와 여러 아티스트들의 ‘희망의 노래’가 불린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장애우 챔버로 이루어진 ‘사랑챔버오케스트라’의 협연이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는 유가족의 합창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불리며, 유가족 대표 명의로 ‘진도군민을 향한 감사 성명 발표’가 이어진다. ‘희망풍선’ 1천여 개가 모든 참여자들의 마음을 모아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

출연진으로는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 좋은씨앗, 덤덤라디오, 미션프뉴마, 김명식, 해오른누리, 이승한, 원두패밀리, 사랑챔버오케스트라, 박진주, 임지은, 연세중앙교회 그로리아 찬양단 등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