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박사. ⓒ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어령 박사(양화진문화원 명예원장)가 홍성사 회보 ‘쿰’ 지령 300호(3월호)를 맞아, 홍성사 및 이재철 목사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이어령 박사는 13일 오후 8시 이재철 목사(100주년기념교회)와 ‘인생’을 주제로 양화진선교사묘원에서 대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누가 자동차를 비행기로 만들었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어령 박사는 “<둥지 속의 날개>는 나의 최초이자 최후의 신문 연재소설로, 제목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듯 답답한 소설”이라며 “날개는 동사 ‘날다’에서 온 말로 하늘을 날 때 비로소 날개인 것이지, 둥지 속에 웅크린 날개는 이미 날개가 아닌 ‘물개’ 아니면 ‘덮개’일 것”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처럼 신문에 에세이를 연재하면 줄을 서던 출판사들도, 연재를 마친 뒤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았다”며 “예상한 대로였고, 쓸쓸한 성공보다는 영광의 실패를 택한 소설 아닌가”라고 했다.

그 때, “그렇게 재미없고 답답한 둥지 속의 날개를 넓은 하늘로 풀어 훨훨 날게 한 것이 바로 이재철 목사님”이라며 “물론 그 때는 목사님이 아니라 출판사의 사장이었고, 그냥 사장이 아니라 불문학을 전공한 수재요 톱스타 고은아 씨의 동생이라는 후광까지 두른 핸섬한 청년이었다”고 했다. 대중성을 지향하기보다는 인문학 도서와 참신한 문예물 기획으로 새 시대의 ‘트리거’로서 그는 전설적 인물이 되어 있었다고도 했다.

단연 그 힘으로 <둥지 속의 날개>는 생각지도 않게 10만 부를 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이에 대해 이 박사는 “당대로는 낯설기만 했던 광고업의 카피라이터와 사회의 관심 밖에 있던 정신박약아의 두 세계를 그린 문명비평적인 이 소설의 성공은 오로지 이재철 사장과 홍성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모험”이라고 술회했다.

이후 이 목사가 시무하던 주님의교회에서 ‘왜 기독교를 믿지 않는지, 왜 교회를 싫어하는지’ 간증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일, 현재 이 목사와 양화진문화원 주최 대담을 진행하는 일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령 박사는 이 목사에 대해 “한때는 출판사 사장으로서 둥지 속의 날개를 펴 하늘을 날 수 있도록 나를 도와주었다면, 이번에는 그 지성에 영성을 불어넣어 하늘을 날도록 힘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 박사의 글 전문은 홍성사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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