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면서 각 교단이 정기총회 준비로 한창인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총회장 김명규 목사)가 새중앙교회 수양관에서 9월 총회를 개최하는 대부분의 다른 교단들보다 한 주 앞선 오는 14일부터 정기총회를 시작한다.

이번 대신총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박재열 목사(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장)가 부총회장 단독 후보로 나선 점이다. 평소 불신 영혼들에게 세례주기 운동과 ‘작은교회 살리기운동’에 헌신해 온 박재열 목사의 부총회장 출마는 교계에서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간 말 많았던 한국교회 교단선거 문화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일이라며 반기고 있다.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부총회장에 당선되면 곧바로 ‘20만 전도운동’에 돌입하겠다는 박 목사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는 박재열 목사. 박 목사는 9년째 사비를 털어 초교파적으로 작은교회들을 지원하면서 훈련시키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동안 교단 정치와는 거리가 먼 목회를 해오셨는데 갑작스런 출마 동기가 무엇인가.

“나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지방에서 부흥회를 인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노회에서 부총회장 후보로 추대했으니 수락해 달라는 것이었다. 총회를 위해서 나서야 할 때라고 노회원들이 나를 설득했다. 그래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게 됐다.”

-출마 당시 재미있는 제안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경선을 하면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선거운동을 할 시간도 없고, 뜻도 없다. 선거운동에 돈을 쓰는 대신 작은교회 살리기에 돈을 쓰자는 이야기였다. 총회에서 다른 후보자 없이 추대 형식으로 위임해준다면 전권을 갖고 총회 내 작은교회 살리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부총회장 후보에 나오려고 했던 분이 한 분 계셨는데 그분이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내게 양보하셨고, 결국 제가 단독 입후보하게 됐다. 얼마 전에 있었던 정책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요, 안 시켜주시면 기쁘구요, 시켜주시면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이다(웃음).”

-공약이 있으시다면.

“지금 우리 교단 규모가 2,000교회 45만 성도 정도로 작다. 당선이 되면 부흥 성장의 기치를 내걸고 ‘20만 전도운동’을 벌이겠다. 그리고 도시교회간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농어촌교회와 미자립교회를 자립시키겠다. 교단 내 교회 개척을 활성화시켜서 교회 수를 늘리겠다. 그리고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을 벌이겠다. 중형교회들이 할 수 있는데 잘 하지 않는다. 교단 내 중형교회들의 참여를 늘리겠다.

▲박 목사는 ‘고기가 많다! 신난다!’, ‘안될 수 없는 교회부흥’, ‘샛강이 살아야 한강이 산다’ 등 자신의 여러 지론들을 간명한 메시지로 전달해 왔다. ⓒ이대웅 기자

대개 부총회장 시절에는 일을 많이 하지 않다가 총회장 임기 1년 동안만 일을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일할 시간이 너무 짧다. 내가 당선되면 부총회장 때부터 사무실을 얻고 유급직원을 둬서 부흥성장운동을 기획하고 적극 독려하려 한다. 그래서 총회장 임기를 시작하기 전에 30~40% 정도 목표치를 달성하고, 총회장 때는 더 힘을 내서 나머지 60~70%를 완수하겠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신다면.

“수시로 목표를 점검하고 전략을 연구하며 교회들을 독려할 것이다. 부총회장 하면서 자비량 연합집회를 대대적으로 열겠다.”

-그동안 목사님이 본부장으로 계신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는 초교파적으로 훌륭하게 사역해왔는데, 목사님이 부총회장이나 총회장이 되시면 오히려 초교파적인 성격은 약해지지 않을지.

“초교파적인 면에서는 위축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교단 임원직을 맡는 것은 한시적인 것이 아닌가. 현재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교회는 예장 합동측이 40개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대신(20개 교회)과 통합(16개 교회)이다. 아무래도 교단 임원직을 맡고 있는 동안에는 우리 교단에 조금 더 동기부여를 하게 될 것 같다. 현재 지원받고 있는 작은교회 목회자들도 모두 박수를 치면서 내 출마 소식을 반겼다.”

-작은교회살리기운동은 현실적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어떻게 충당하실 계획인가.

“교회 당회로부터 내 퇴직금을 가불받을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장로들이 그냥 교회 재정으로 하시라 했지만, 그 동안 작은교회살리기운동을 하느라 교회 빚이 많은 상황인데 그렇게 할 순 없었다. ”

-총회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직무가 많을 텐데 유독 작은교회 살리기와 전도를 강조하시는 이유는.

▲부총회장에 추대될 예정인 박 목사의 가장 큰 관심은 사회복지도, 문화선교도, 교단정치도 아닌‘영혼 구원’이다. 다른 모든 분야는 영혼 구원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이대웅 기자

“지금 한국교회는 꺼져가는 심지와 같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성도가 800만 정도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단을 제외하면 700만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심각한데 지도자들이 모른다. 이것을 교단장이 말하면 주목할 것이다. 한국교회 전체가 눈 뜨고. 복음화율이 30~40%까지는 돼야 기독교 문화 형성이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계속 줄어들고 있다. 유럽만 해도 복음화율이 90%, 미국은 60%까지 갔었다. 그런데 150~200년이 지나자 이렇게 추락해 버렸다. 우리는 20%도 되지 않는데 벌써 침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러면 추락해 버리는 데는 200년도 안 걸린다는 이야기다. 원래는 기독교 국가였지만 지금은 선교사 한 명도 보내지 못하는 나라들이 많다. 우리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한국교회에 교회 부흥에 대한 안일함 혹은 거부감이 만연하다. 대형교회는 대부분 진정한 성장이 아닌, 수평이동만 일삼고 있다.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교회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으로 말이다.”

-교단 내 각종 갈등도 산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결책이 있으신가.

“예장 통합도 내부적으로 많은 진통이 있었는데 300만 성도운동을 펼치면서 모든 것이 치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영혼 구원과 교회 부흥에 매진하여 본질로 돌아가면 갈등은 잠잠해질 것이다.”

박재열 목사는

예장 대신측 목회자로, 대신대학을 졸업하고 아주사퍼시픽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5년 전 동선교회를 개척해 재적성도 5천명의 교회로 성장시켰다. 동선교회는 ‘동쪽의 구원선(東船)’이라는 뜻이다.

박 목사는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의 재정 상당 부분을 자신이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개최했던 농촌교회 살리기 지역별 세미나 예산 4천만원을 마련할 때도 1천만원만 교회에 후원해달라고 부탁하고, 1천만원은 자신의 딸이, 나머지는 자신이 부담했다. 부흥회나 세미나 강사 사례비 등도 매달 30만원씩 1백개가 넘는 교회를 지원하는 사역에 모두 쏟아넣고 있다.

저서는 <안될 수 없는 교회부흥>, <영혼을 향한 화살> 등 전도 관련 서적 10여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