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초자연적 하나님 말씀 고백
인격적으로 설명·선포·증거하는 것
설교학, 설교 프락시스 학문적 취급
설교는 반드시 그리스도 선포해야
모든 시대 그리스도 집중 관점으로
역사적 본문 대한 구속사적 설교를

개혁신학회
▲정성구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개혁신학회

개혁신학회(회장 문병호 교수) 제40차 정기 학술대회가 ‘강단 개혁’이라는 주제로 13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학교 주기철기념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정성구 박사(총신대 명예교수)가 ‘개혁주의 설교학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정성구 박사는 “설교학은 모든 신학의 종합세트다. 신학의 방향이 설교를 좌우하기에, 바른 신학 정립 없이 성경적 설교는 불가능하다”며 “설교학은 일차적으로 신학 해석학과 함께하고, 실천신학의 맏형 격이며, 교의학의 중심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신학은 어떠하든 설교는 자유로이 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 “이에 저는 개혁주의 입장에서 설교학을 말하려 한다. 신학교에서 개혁신학을 배운 후에도 설교 현장에서는 인문학·심리학·비복음적 설교가 많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 때문”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설교란 하나님으로부터 부름 받은 설교자가 성령의 인도에 의해, 초자연적 하나님 말씀인 성경 진리를 고백함으로써, 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선포하고 증거하는 것”이라며 “설교학은 설교에 대한 모든 것을 신학적·성경적으로 정리하면서도, 설교의 프락시스를 학문적으로 취급해야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성구 박사는 “설교는 신학적이어야 하고 복음 메시지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설명하는 하나님 중심적 메시지이므로, 말씀을 선포하는 자는 반드시 그리스도를 선포해야 한다”며 “많은 설교자들이 결론에서야 겨우 그리스도를 말하거나 본문 자체에 그리스도의 사역이 없다며 처음부터 그리스도를 증거하지 않지만, 성경은 구속사 구조로 돼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를 계시의 점진적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정 박사는 “따라서 성경 신학은 구속사의 일관성과 구속사의 시대적 구조인 계시의 점진성을 동시에 인정한다. 설교자는 시대마다 하나님의 간섭을 보지 못하면 결코 구속사 과정을 보지 못하고, 구속사 중심이 그리스도라는 사실도 보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므로 설교자는 구속과 계시에 대한 하나님 전체 사역의 관계를 이해해야 하고, 성경 신학적으로 계시의 구속사적 의미를 계속 연구하고, 모든 시대를 그리스도에게 집중된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그렇다 해서 구속사적 설교가 윤리적 면과 상충되거나 개인적 신앙 체험을 배제하지 않는다. 성경 신학은 이들을 다 인정할 뿐 아니라, 서로 반대되지 않게 한다”며 “설교에 있어 구속사적 접근은 필연적으로 윤리적 적용을 산출한다. 따라서 구속사적인 것과 실제적인 것이 결코 대립되지 않는다. 설교에선 처음 본문의 교리적 내용을 말하고, 다음 본문의 윤리적 요구를 지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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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개혁신학회

정성구 박사는 “오늘날 설교학의 과제는 설교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하는 방법론뿐 아니라, 설교는 무엇이어야 하고 설교는 성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본래적 물음”이라며 “다드(C. H. Dodd, 1884-1973)는 케리그마와 디다케를 구분해 선포(구속)와 교훈(윤리)를 구분하려 했지만, 앞서 봤듯 성경 속 하나님 나라는 구속과 윤리가 불가분의 것으로 한데 뭉쳐 있다. 설교학 이론 정립에 있어 성경 신학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박사는 “개혁주의 설교학이란 ‘성경적 설교’다. 성경적 설교란 오직 하나님 말씀만으로(Scriptura Sola) 하나님 말씀 전부(Scriptura Tota)를 전하는 것”이라며 “현대주의 설교자들이 메시지를 캐내기 위해 성경의 범위를 넘어서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것은, 성경의 초자연적 영감과 성경적 계시의 특이성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르게 설교하려면, 성경을 바르게 해석해야 한다. 학문적 해석 못지 않게, 설교학적 해석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칼빈의 설교에서 성경 해석은 언제나 순수하게 설교학적 성경 해석이었다. 그는 설명과 적용을 함께, 학문적 범주에 속하지만 스콜라주의적(exegesis Scholastica)이 아닌 순수한 대중적 해석(exegesis populasis)을 했다”며 “바른 해석은 계시의존 사색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 성경 축자영감을 믿고, 신관과 기독관이 성경적으로 정리돼 있어야 성경적 설교가 될 수 있다. 성경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고, 인간의 경험이나 교회의 전통은 결국 성경으로 다시 비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 “성경적 설교는 성경 전부(Scriptura Sola)를 증거해야 한다. 이는 신약과 구약을 같은 기초 위에 둬야 한다는 뜻”이라며 “많은 설교자들이 구약을 신약보다 무시하지만, 계약신학(Covenant Theology)에 있어 하나님은 족장들과 선지자들에게 언약, 곧 약속하시고 신약 속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약속을 성취하심을 믿는다. 즉 신구약은 동일한 하나님의 계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경에는 하나님 말씀이 포함됐다’는 바르트주의(Barthianism) 입장에선 ‘성경 전부’를 설교할 수 없을 것”이라며 “동시에 ‘성경 전부’로서의 설교는 교리와 윤리가 동시에 선포돼야 한다. 성경은 진리의 체계일 뿐 아니라 사건의 종교이다. 역사적 사건을 바르게 취급함이 없는 설교는 ‘성경 전부’로서의 설교가 될 수 없고, 전 성경에서 그리스도가 증거되지 않는다면 성경 전부로서 설교일 수 없다”고 전했다.

정성구 박사는 “개혁주의 설교학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역사적 본문에 대한 구속사적 설교여야 한다’는 것이다. 구속사적 설교란 하나님 중심의 설교(Theocentric Preaching)로, 역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미리 말해주고 있음을 보고 이것을 설교하는 것”이라며 “창세기에서 베들레헴까지 그어져 있는 선(線)을 발견하고, 평화의 왕자이신 다윗의 자손 위대한 구속주, 여인의 후손 모습을 파악해 설교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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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촬영 모습. ⓒ개혁신학회

끝으로 “모든 성경 사건은 그리스도에까지 선을 그어야 한다.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Christocentric Preaching)란 그리스도가 주제 되시는 설교로, 그리스도와 교리의 요약으로서 그의 사역뿐 아니라 하나님의 공적 수임자(God’s office-bearer)로서 그리스도가 주제가 되는 설교”라며 “그리스도 중심이란 말은 구속사(救贖史)의 중심에 그리스도가 계실 뿐 아니라, 역사를 통해 사역하시는 영원한 로고스(λογóς)이신 그리스도에게 관련된 것이다. 이 같은 개혁주의 설교 신학을 앞으로 계속 연구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했다.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문병호 회장 사회로 김재윤 부회장이 기도한 뒤 김근수 전 칼빈대 총장이 설교했다. 정성구 박사의 주제발표에 이어 3차례에 걸쳐 3개 분과씩 총 9개의 분과 발표가 이어졌다.

1발표에서는 문병호 박사(총신대)가 ‘칼빈의 갈라디아서 설교에 개진된 언약신학적 그리스도 이해: 교리, 주해, 선포’, 김대혁 박사(총신대)가 ‘생성형 AI, 챗GPT 활용 시대 속에서 설교가 나아갈 방향: 딥리딩과 딥프리칭(Deep-Reading & Deep-Preaching)’, 김규섭 박사(아신대)가 ‘갈라디아서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를 각각 강의했다. 논평은 조윤호(그리심교회)·박현신(총신대)·이기운(안양대) 박사가 각각 맡았다.

2발표에서는 김재윤 박사(고신대)가 ‘개혁주의 교회론에서 본 구속사적 설교: 구속사적 설교에 대한 신학적, 교회론적 고찰’, 이희성 박사(총신대)가 ‘칼빈의 신명기 설교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 양신혜 박사(총신대)가 ‘칼빈의 목회적 설교: 목회자의 덕: 디모데전서 3장 1-5절’을 각각 전했다. 논평은 유창형(칼빈대)·정대준(광신대)·홍주현(칼빈대) 박사가 각각 맡았다.

3발표에서는 김용준 박사(칼빈대)가 ‘오리겐(Origen of Alexandria)의 삼위일체론 연구: 기독론을 중심으로’, 이승우 박사(대신대)가 ‘전달력 있는 설교를 위한 제언: 본문 해석을 중심으로’, 문정수 박사(광주중앙교회)가 ‘도여베이르트 기독교 철학에 나타난 초월적 방법론 연구: 칸트 초월적 방법론과의 동일성과 차이성을 중심으로’를 각각 발표했다. 논평은 이충만(고신대)·주종훈(총신대)·김요섭(총신대)가 각각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