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어른의 대화에 끼어드는 아이들이 있다. 어른의 대화에 관심을 기울여 함께하려는 것이다. 이런 아동들은 분별력이 없는 행동으로 어른들로부터 자주 꾸중을 듣는다.

하지만 덮어놓고 꾸중하기에 앞서, 이들은 내면의 숨겨둔 심리를 드러내고 있으므로 근본적인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 물론 대화에 끼어드는 아동의 행동은 어른의 대화에 계속 참여하기보다는 간간히 끼어드는 것이다.

어른의 대화에 끼어드는 아동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눈치가 없는 아동, 무시된 존재에 대해 보상을 받고 싶은 아동, 어른에게 칭찬을 받고 싶은 아동 등이다. 이들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1. 관계의 결핍에 의한 결과

어른의 대화에 자주 끼어드는 아동은 관계에 결핍이 있는 아동으로 보아야 한다. 사람과 관계하여 채워야 하는 그릇이 채워지지 않은 것이다.

이는 대상관계론에서 이해된다. 현대 정신분석학과의 공통점을 먼저 보면, 정신병리나 고통은 인간 내부에서 유발되지만, 외부(환경)에서 촉발되는 요인과 결합하여 증상이나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다만 인간의 정신이란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고유한 속성과 발달과정 속에서 사회화를 겪으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본다. 그러기에 인간의 고통이나 정신병리도 환경에 영향을 받고 변화해간다는 사실이다.

이런 정신병리는 당시 사회문화가 인간에게 얼마나 적응적일 수 있는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정신분석학에서 대상관계론은 한 개인이 실제사람 및 내적 대상과 맺는 관계. 그리고 그 내적 대상들이 가지는 심리적 기능을 밝히고자 하는 이론이다.

한 개인이 외부 타자들 및 내적 타자들과 이루는 상호작용, 내면과 외부 사이의 교류에 관심을 갖는다. 이런 상호작용과 교류에서 현상학의 제1원리는 지향성으로서의 의식은 항상 무엇에 대한, 무엇을 향한 관계적이라는데 기초한다.

2. 관심을 끌고자 하는 심리

아동은 자기발달 단계에서 자주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어진다. 발달단계에서는 언어적 욕구가 급격히 높아진다. 이때 아동은 대화를 나눌 만한 대상의 항상성을 성취하여 점차 언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아동의 심리는 내면의 대화를 요구하는 자기의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동에게 자기는 안전감의 원천이 되고 타인들과 관계하려는 노력을 증가시키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자주 혼자 있는 아동의 경우는 누군가와 대화의 상대자가 필요하다.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안전감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의 아이로 자라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심리적으로 타인과 관계하려는 인생의 긴 노력의 시작이다. 지금까지 타인들과의 상호작용에 전적을 의지해서 만들어진 자기를 확장시키기 위한 노력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때 아동은 의미 있는 관계들을 내면화하고, 좋고-나쁨의 분열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관계들을 사용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자기-상호작용은 대화작용의 한 유형이다.

우리의 내적 타인들과 이야기하는 대신, 우리 자신과도 이야기한다. 이런 유형의 상호작용은 매우 사적이며, 외부 세계의 사람들 혹은 얼굴을 맞댄 사람들과 하는 공적인 상호작용과는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대인간 의사소통의 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3. 인정욕구의 문제

어른의 대화에 자주 끼어드는 아동은 성장 과정에서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결과로 보아야 한다. 인정을 충분하게 받았다면, 내면이 허약하지 않아서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정욕구의 문제는 어른의 대화에 자주 끼어드는 아동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그들은 자신과 자신의 수행방식에 대해 인정을 받고자 한다.

성장 과정의 아동은 비교적 타인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편이다. 그들은 이런 문제로 인해 보편적 사회 상황을 위협적인 방법으로 해석하게 된다.

이들의 욕구문제와 관련, 다음 세 가지는 중요한 조건이다. 먼저 사회적 수행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기준이다. “나는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연약한 모습이 조금이라도 드러나서는 안 된다” “불안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 “나는 똑똑하고 재치 있고 자연스러운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등은 지나치게 높은 기준으로 현실적으로 성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안을 야기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평가와 관련한 조건이다. “내가 실수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거부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내 진짜 모습을 안다면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면 상대는 나를 어리석다고 생각할 것이다” 등이 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어른의 대화에 끼어드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