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교단 총회, 동성애 관련 규정 입법 필요”

이대웅 기자 입력 : 2017.09.01 16:13

종교법학회 세미나에서 황규학 박사 주장

교회법학회
▲황규학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종교법학회(회장 유장춘)에서 '미국과 한국, 개신교에 있어 동성애에 대한 법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9월 1일 오후 서울 새문안로 92 오피시아 1630호에서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황규학 박사(종교법학회 사무총장)는 '미국 사법부와 교단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과 기독교적 대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아직 대법원 판례에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고, 군형법은 동성애자를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현 정부에서는 서구처럼 동성애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미국도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연방대법원이 동성애를 인정했고, 이전부터 동성애에 유리한 판례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고 밝혔다.

황 박사는 미국 동성애자 관련 판결들을 소개했다. 먼저 1986년 'Bowers vs Hardwick'로, 성인 남성 Hardwick이 침실에서 다른 동성애자와 동성애 행위(sodomy)를 했다는 이유로 조지아주 법에 의해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다. 당시 조지아주 법은 입과 항문으로 성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었다. 연방지방법원에서는 기각당했으나 연방항소법원은 이를 파기환송했고,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5대 4로 동성애자들이 패소했다.

1992년 'Romer vs Evans'판결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무효화한 첫 번째 사건이다. 콜로라도 주는 1992년 주민투표를 통해 남여 동성애나 양성애 지향 행위나 관행, 관계 등에 의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조례를 무효화시킨 수정헌법(2조)을 통과시켰다. 이에 동성애자들은 수정헌법 2조가 '평등보호조항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대법원은 이를 인정했다.

2003년 'Lawrence vs Texas' 사건은 경찰이 총기난동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동성애 행위를 목격하고 체포한 것으로, 텍사스 형법은 '동성의 타인과 일탈적 성행위를 하는 사람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었다. 대법원은 "동성애자들이 사적이고 합의에 의한 동성애 행위를 하는 것은 적법절차 조항 하에서 보호받는 자유권 행사로, 이러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적법절차 조항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 이후 미국 사회는 동성애를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후에는 미국 교단 입장을 전했다. 잘 알려졌듯 PCUSA(미국장로교)는 2001년 '한 남자와 한 여자로 이룬 결혼의 정절과 독신의 성적 순결성을 목사 장로 등 모든 직분의 안수조건으로 규정한 헌법의 정절순결 조항을 삭제하자'는 개정안을 317 대 208로 통과시켰다. 이는 동성애자의 목사 안수 금지조항을 삭제하자는 헌법개정안을 각 노회에 수의토록 결정한 것이다. PCUSA는 1978년과 1979년 '동성애는 죄'라고 천명했고, 1996년 동성애자 안수 허용 세력에 맞서 위 정절순결 조항을 헌법에 삽입했었다.

미국성공회(ECUSA)는 1977년부터 독신 성소수자를 사제로 임명하기 시작해 2003년 로빈슨 주교가 첫 동성애자 주교가 됐고, 2009년 교단 내 모든 성직에 성소수자가 임명될 수 있도록 했다. 2015년에는 교단 규례집 속 '결혼'의 정의를 '한 남자와 한 여자'에서 '두 사람'으로 변경했다.

2000년 5월 '동성애는 기독교의 가르침에 위배되고, 사역자 후보가 될 수 없으며, 교회를 섬기도록 임명받을 수 없다'고 했던 미국 연합감리회(UMC)도 1999년 동성결혼식에 공개 참석했던 67명의 목사를 재판에 회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캐나다연합교회(UCC)는 동성결혼과 동성애자 안수를 자유롭게 시행 중이다.

황규학 박사는 현황을 소개한 후 기독교적 대안으로 "기독교는 '이단'이라고 정죄하는 교리적 입장보다 법적 입장을 중시해, 크리스천 국회의원들을 통해 성적지향이 차별금지법에서 삭제되도록 해야 한다"며 "한기총과 한교연 등 연합단체들 중심으로 로비를 해서 차별금지법에 '성적지향'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동성애 찬성 의원들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 박사는 "현 정부가 진보 정권이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이 조만간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에, 사회를 향해 교리가 아닌 법적 관점을 담아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각 교단들도 이제까지는 동성애에 대해 교단법적으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으로, 오는 9월 총회에서 교단법을 통해 이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이 외에 유장춘 박사가 '동성애와 반대논거'라는 제목으로 동성애와 동성결혼의 의의와 경과, 군 내 동성애법 폐지운동, 동성애 반대논거 등을 다뤘다. 소재열 박사(한국교회법연구소장)는 '헌법의 성별 차별 금지와 교회의 교리위반인 동성연애 금지법'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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