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출애굽 시 열 재앙(출 7:20-12:30)에 대하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열 재앙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고대 사회에서는 모든 사건을 신들과 결부시킨다. 특히 이집트는 다신 국가이다. 우리는 여기서 신들의 싸움을 엿볼 수 있으며, 천지를 창조하신 야훼 하나님께서 이집트인들에게 이스라엘의 신이 참 하나님임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열 재앙을 활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신은 이름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거처하는 집도 있어야 된다. 신이 거처하는 집이 바로 신전이다.

출 5:2 “바로가 이르되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는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 이스라엘을 보내지 아니하리라”. 당시 애굽 사람들에게 신은 이름이 있어야 하고, 또한 거처하는 집도 있어야 되는 것이 상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세가 바로를 찾아 온 것이다.

“그들이 광야에서 우리의 신인 하나님에게 절기를 지킬 것이기 때문에 내 백성을 보내라”라고 모세는 바로에게 요구한다. 바로는 들어보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 번도 보지 못한 신의 이야기를 모세가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바로는 모세에게 “여호와가 누구냐?”, 즉 “너의 신의 이름이 무엇이냐?”, “거처가 어디에 있느냐?”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름도 없고, 거처도 없는 신은 신이 아니라는 것이 그들에게는 상식이다. 그렇기에 바로는 모세의 말을 듣지도 않고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다. 이 때 하나님은 애굽의 모든 신을 하나하나씩 깨뜨려 바로에게 참 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하여 주는 것이 바로 열 재앙 사건이다.

출애굽 직전에 나오는 장자 재앙을 마지막으로, 이제 애굽에 내린 10대 재앙은 끝이 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완전수 10으로 현시된 여호와의 10대 재앙은 ‘참 신’과 ‘거짓 신’의 존재를 선명히 드러내 보여준 구속사적인 사건이다. 이런 의미에서 10대 재앙은 애굽의 우상 종교에 대한 여호와의 심판이요(출 12:12), 열방에 유일하신 참 신의 존재를 선포한 여호와의 능력을 보여 준 것이다(출 9:16). 동시에 이것은 오늘날 믿는 자들에게는 구원을, 불신자들에게는 죽음을 의미하는 종말론적인 심판의 예표적 사건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여 준다.

첫째 재앙 - 나일강이 피로 변함

애굽인들에게 있어서 나일강은 예배의 대상이다. 나일강을 위한 기도, 찬미, 예배를 드렸었다. 고대 나일강의 찬가가 발견되었는데 그 내용은 “당신은 가난하고 어려운 자의 주가 되십니다. 만약 당신이 하늘에서 뒤집히면 신들은 망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즉 나일강은 애굽신들의 총 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부활과 영생의 신 오시리스(Osiris), 나일강의 신 하피(Hapi), 홍수의 여신 사테드(Satet), 그의 언니인 안퀘드(Anqut) 신 등이 첫째 재앙에서 망해버리는 것을 애굽인들에게 보여 준 것이다. 특히 하피는 나일강의 주기적 범람을 상징하는 신이다. 나일강의 범람은 땅에 퇴적을 쌓아 기름지게 만들어 주어서 농산물이 잘 되었기에, 하피는 농작의 신으로도 여겨졌다. 그리고 물고기와 새를 관장한다고 믿기도 하였다. 고대 애굽인들은 매년 범람의 시기가 오면 하피 신이 출현한다고 믿었다. 하피 신은 사막에 풍요로운 흙을 가지고 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윤택한 땅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이런 풍요함으로 인해 그는 “신들의 아버지”라고 여겨지는 신이다. 나일강을 피로 변하게 한 재앙은 신들의 아버지 하피 신을 내리친 것이다. 누가 참 신인지를 애굽 백성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 바로 첫째 재앙이다.

둘째 재앙 – 개구리를 없애버리는 재앙

이 재앙은 개구리로 나타나는 크눔(Khnum) 신의 부인 헤큐트(Heqt)를 친 것이다. 애굽인들은 헤큐트(Heqt)가 개구리 여신으로서 부활의 상징이요 비옥의 표상으로, 개구리가 거처에 나타나면 그 해의 길조라고 생각했었다. 이 개구리신을 한꺼번에 없애 버리는 사건이 두번째 재앙이다. 헤큐트는 개구리 모습으로 묘사되는 생명과 다산의 여신이다. 나일강이 범람한 후 수백만 마리의 개구리가 태어나는데, 이 때문에 이집트인들은 개구리를 다산의 상징으로 보았던 것이다. 헤큐트여신은 보통 개구리 혹은 개구리 머리를 한 여인으로 그려진다. 이 여신은 자주 크눔(Khnum) 신의 아내로 언급되기도 한다. 태양신 Ra가 Atum-Ra가 될 때, 신생아를 낳는 자로서 헤큐트는 누트(Nut)와 게브(Geb)의 아버지인 수(Shu)의 아내이다. 수의 첫 아내는 테프누트다. 헤큐트 숭배는 적어도 고 왕조 때에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제2왕조 때 태어난 고위층의 이름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여이고 있으며, 개구리 작은 동상은 고왕국의 왕릉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중왕조 때 출생의 여신이라고 여겨졌고, 산파(midwife)는 흔히 헤큐트의 여종(Servants of Heqet)이라고 불렸다. 오시리스와 이시스 전설이 발전될 때에는 호러스(Horus)가 태어날 때 새로운 육체에 숨을 불어 살게 한 여신이 바로 헤큐트다. 아기가 출산될 때 마지막 순간을 관장하는 여신이 바로 헤큐트다. 호러스는 태양신 오시리스의 부활과 연관이 있어서 헤케트의 역할은 부활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다산의 신이며 축복의 신 헤큐트를 침으로써 참 신이 누구인가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 바로 두번째 재앙이다.

셋째 재앙 – 이를 멸하는 재앙

세번째 재앙은 이에 대한 재앙이다. 애굽에서 이를 나타내는 지신(地紳) 셉(Seb)에게 내린 것이다. 애굽인들은 지신 셉 덕분에 온갖 혜택을 입고 산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 이를 한순간에 없애버림으로써 살아 있는 하나님을 나타낸 것이다.

넷째 재앙 – 파리를 멸하는 재앙

네번째 재앙은 파리 재앙이다. 고대 애굽에서는 파리 중에서도 맵시파리(Ichneumon Fly)를 거룩한 것으로 생각하고 신으로 섬겼다. 파리의 신 바알세붑을 치는 재앙이 네번째 재앙이다. 바알세붑을 어원적으로 풀어보면 ‘바알’은 “주”이며, 세붑은 파리 혹은 날벌레라는 뜻이다(사 7:18, 전 10:1). 즉 “날벌레의 주” 혹은 “파리의 주”란 뜻이다. 파리 혹은 날벌레 형상을 한 신으로, 파리로 질병을 생기게도 하고 그 질병을 낫게도 하는 신이라고 애굽 사람들은 믿었다. 고대인들은 파리라는 생물이 악령 그 자체거나 혹은 사람에게 악령을 옮기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들은 파리가 꾀어있던 음식을 먹으면 병에 걸린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데다, 썩은 고기나 쓰레기에 떼지어 몰려드는 파리떼를 보고는 정말 불길하고 더러운 존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불길한 파리떼를 거느리는 자가 바로 바엘세붑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블레셋의 다섯 도시국가 중 하나인 에그론(Ekron) 사람들도 이 신을 믿었다(왕하 1:2-16)

다섯째 재앙 – 가축을 치는 재앙

애굽에는 수많은 가축신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암소의 여신 하돌(Hathor)이 으뜸이다. 하돌은 18왕조 때에는 주신이었다. 또한 황소신 아피스(Apis)를 잘 섬기면 내세에서 다시 생명을 얻게 된다고 애굽인들은 믿었다. 내세를 보장하여 주는 신들인 가축에게 재앙을 내림으로 내세를 주관하는 신은 야훼라는 것을 애굽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 재앙 – 독종을 일으키는 재앙

이 재앙은 풀무의 재를 바람에 날려 독종을 일으킴으로써 애굽에 재앙을 내린 것이다. 이것은 태풍과 전쟁의 신인 레슈퍼(Reshpu)와 퀘테슈(Qutesh) 슈렉(Sulech)에 내린 것이다. 이 재앙으로 사람과 가축이 고통을 당해도 고칠 힘이 없는 의약의 신 임호텝(Imhotep)을 친 것이다. 의약의 신 임호텝은 고 왕국 시절에 피라미드를 처음 건설한 사람이다. 애굽인들에게 의약신 임호텝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인식시킴으로 병을 주관하는 신은 바로 야훼라는 것을 알게 하였다.

일곱째, 여덟째 재앙 - 우박과 메뚜기를 보낸 재앙

우박이나 메뚜기 재앙은 애굽인에게 풍요한 수확을 약속하고 경배를 받는 그들의 신들의 무능과 우상숭배의 어리석음을 알게 하는, 하나님의 실력 행사이다. 신들에게 제사를 드림으로써 풍요한 수확을 기대하는 그들에게 참 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며, 누가 풍요한 수확을 내리게 하고 경배를 받을 자격이 있는 신인지를 알려주는 재앙이다.

아홉째 재앙 - 흑암

아홉째 재앙으로 빛이 사라졌다. 몸을 굽혀 궁창을 만들고 있다는 하늘 여신 누드(Nut), 하늘을 거처로 삼고 해로 얼굴을 나타낸다던 호러스(Horus)신, 일월성신을 주장한다는 도드(Thoth)신, 불의 여신 세크멧(Sekmet), 일출신 프타(Ptah), 일몰신 테무(Temu), 주신인 태양신 라(Ra)가 이스라엘의 참신 여호와에 의하여 제압당한 것을 만천하에 알려 주고 있다. 즉 흑암 재앙으로 인하여 그들의 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참 신이 누구인지를 바로 알아야 한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열째 재앙 - 장자

애굽의 주신 라(Ra)는 태양신이다. 그는 때때로 암소의 첫 새끼 황소로 땅 위를 걷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데 애굽의 모든 장자를 침으로써 출생의 신 메스케밋(Meschemit)도 바로의 장자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이리하여 애굽의 모든 신들은 아무 것도 아님이 밝혀지고 우상숭배의 어리석음이 폭로된 것이다. 

김용규 목사
령천교회 중동 선교사
크리스찬 해피투어 중동 선교사
성지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