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에서 피랍된 한국인 엄영선 씨의 사망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정부는 16일 성명을 통해, 예멘 북부 사다에서 발견된 외국인 시신 3구 가운데 한국인 여성 엄영선 씨가 포함돼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숨진 엄영선 씨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지난 2000년 대학을 졸업한 뒤 4-5년 전부터 국제봉사단체 월드와이드 서비스에서 활동해 왔으며, 지난해 10월 예멘으로 들어가 현지 의료진의 자녀 교육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왔다.

월드와이드 서비스(WS)는 1989년 네덜란드에서 비정부기구(NGO)로 정식 발족했으며, 예멘에서 주로 활동하는 국제의료봉사단체다. 현재 의료진 30여명이 예멘 사다 지역의 리퍼블리칸 병원 등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의료진이 일하는 리퍼블리칸 병원은 정부가 운영하는 보건소 성격으로 약간의 실비만 받고 거의 무료로 환자들을 진료해 주는 병원이다.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엄씨가 선교훈련을 받고 MK사역(선교사 자녀들 교육 지원)을 목적으로 예멘에 입국한 사실이 보도됐다. 하지만 선교 전문가들은 엄 씨의 봉사활동을 선교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단순히 MK사역을 했다는 것만으로 현지에서 종교적 반감을 키웠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본격적인 단기선교 여행철을 앞두고 있는 기독교계는 무장단체에 의한 납치사건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요청하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이영철 총무는 “지금까지는 위기관리가 개인적인 차원이었다면, 앞으로는 교회 시스템적인 차원에서 개인의 안전문제가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다음 달 2일과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단기 사역팀을 위한 위기관리 요령을 설명하는 세미나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