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소강석 목사가 특강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개신대학원대학교(총장 조성헌)가 16일 서울 종앙중앙교회(담임 조성환 목사)에서 제3회 개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동문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담임)가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말한다'를 제목으로 특강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의 시대별 목회 유형을 살피면서 변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시대마다 달라진 교회의 모습은 그야말로 '스타일'일 뿐, 중요한 것은 '신학과 영성'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선 "한국교회가 21세기를 준비하지 못했다. 90년대 성장을 가져온 목회의 방법을 그대로 이어왔다"며 "대한민국의 발전에 있어 기독교의 영적 부흥이 그 본류가 된 것은 사실이나, 그 과정에서 교회는 성장·물량주의에 빠져 거룩성과 교회다움을 잃었다. 그리고 그 방향성을 상실했다"고 했다.

소 목사는 "과거 우리나라의 전통적 교회는 교단을 중심으로 한 권위적이고 제도적인 교회였는데, 그 목회는 한 마디로 '용광로'라 부를 수 있다"며 "다양성을 인정하기보다 하나의 목적 아래 많은 이들을 녹여낸 목회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여기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생겨났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타난 것이 이른바 '열린 예배' '구도자 예배'로 대표되는 '커뮤니티' 교회"라며 "전통적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교회로 돌아오려는 이들을 위해, 현대 문화를 수용하며 보다 열린 목회를 추구했다. 실제 젊은이들 전도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적 흐름에 무관심했고, 연합보다는 개교회주의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소 목사는 "개인의 영혼 구원과 내 교회만 부흥하면 된다는 식의 목회는 결국 미국이나 영국처럼 교회 혹은 목회의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해체·상대·다원·감성·혼합주의의 포스트모던 시대는 한국교회를 더욱 위기로 빠뜨렸다"고 했다.

개신세미나
▲제3회 개신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처럼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세속화 속에서 내부의 문제를 드러낸 것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불러 온 주요 원인이지만, 소 목사에 따르면 '네오마르크스주의'라는 외부적 요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다. 그는 "교회를 향한 현대의 반기독교 정서와 안티들의 공격 이면에는 이른바 눈에 보이지 않는 '네오마르크스주의'가 자리하고 있다"며 "이는 마르크스주의와 프로이드의 심리학을 접목해 만든 것으로, 무신론적 사회주의와 휴머니즘이 절묘하게 결합된 사상"이라고 설명했다.

소 목사는 "이들은 특히 평등·인권·박애·나눔·섬김·정의·소수자 권익 보호 등을 부르짖는데, 모두 옳은 것들이지만 문제는 무신론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성(性)에 있어서도 창조 질서를 부인하고 평등을 부르짖으면서 동성애를 주장한다. 또 보수적 대형교회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개교회주의에만 빠져선 안 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소 목사는 한국교회가 구습을 버리고 체질을 새롭게 해 완전히 거듭나야 함을 강조했다. 소 목사는 그 하나의 모델로 '네트워크 교회'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에 대해 "개교회주의에서 벗어나 교회들과의 연합을 추구하고, 바른 신학과 복음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동력으로 기독교적 가치를 추구한다"며 "이제 한국교회는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시대의 사명을 깨달아 이 위기를 극복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특강에 앞서 열린 예배에선 박용 목사(부총회장)가 설교했고, 조성환 목사(개신대 이사장)와 한기승 목사(광주숭일중고등학교)가 각각 환영사와 축사를 전했다. 축도는 조경대 목사(개신대 명예이사장)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