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생계 부양 위해 학업 중단한 아동 44%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세이브더칠드런, 9년 분쟁 겪은 예맨 아동 교육 보고서 발표

▲예멘 라히즈주 난민캠프에서 걸어가는 아동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예멘 라히즈주 난민캠프에서 걸어가는 아동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지난 9년간의 분쟁과 휴전이 예멘 아동의 교육에 미친 결과를 담은 보고서 ‘균형 속에 매달리기: 예멘 아동의 교육 투쟁(Hanging in the Balance: Yemeni Children’s Struggle for Education)’을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현재 예멘 아동 5명 중 2명에 해당하는 450만 명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으며, 실향민 아동은 또래보다 학업을 중퇴할 가능성이 2배 높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예멘 분쟁은 2022년 유엔의 중재로 4월부터 6개월간 내전 양측이 휴전을 합의했으며, 이후 대규모 전투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지만, 계속된 폭력과 붕괴한 경제로 인해 예멘 인구의 3분의 2는 빈곤선 아래로 밀려났고, 전체 인구 14%가 폭력을 피해 실향민이 됐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여러 차례 피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이 보고서는 아동과 양육자, 교사 등 1,1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응답한 가정의 3분의 1이 지난 2년간 학교를 중퇴한 최소 1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인 휴전으로 사상자 비율은 감소했으나 여전히 아동 4분의 3이 느끼는 안정감은 증가하지 않았으며, 예멘 가정의 14%는 학교 중퇴의 직접적 원인으로 폭력을 꼽았다.

조사에 따르면, 분쟁을 피해 집을 떠난 실향민 아동은 학업 중단에 2배나 취약하다. 출신 지역으로 돌아가는 경우 학교 중퇴율이 20%나 감소하지만 남아있는 불안정이 귀환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업 중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것은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기 위한 아동노동이다. 응답자의 44%가 가족의 소득 창출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어 학업을 중단했다고 응답했다. 매달 내야 하는 학비와 비싼 교과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응답한 가정도 20%에 달했다.

하니(48세, 가명) 교사는 높은 학비 때문에 딸 네 명 중 두 명을 중퇴시켜야 했다. 그는 “자녀 한 명당 들어가는 학비가 월급의 25%에 달한다. 교사 월급이 한 달에 76,300리알(한화 약 6만 원)인데, 이 돈으로는 필요한 음식을 감당하기에도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예멘에서 한 달 동안 7명의 가족을 부양하는 데 들어가는 최소한의 식량 바구니는 평균 85달러(한화 약 11만 원)이다.

12살 소년 라미(가명)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교를 중퇴해야 했다고 말했다. 라미는 “가족이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고 동생들은 음식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학교에 갈 수 있겠나? 저는 학교를 떠나서 일해야만 했다”라고 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예멘 사무소장 만나는 “잊혀진 분쟁이 9년에 이른 지금, 예멘은 전에 없던 교육 비상사태를 직면했다. 최근 연구 결과는 아동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일시적인 휴전으로 폭력은 줄었으나 아직은 가족들이 삶을 재건할 만한 안정감이 찾아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식적인 정전 없이는 가족들의 삶이 계속해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예멘의 모든 아이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고 안전하게 성장할 권리가 있다. 배움을 통해 미래를 꿈꾸고 싶어 하는 예멘 아이들의 가능성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1919년 전 세계 어린이의 구호활동을 목적으로 에글렌타인 젭이 창립했다. 에글렌타인 젭은 미션스쿨인 ‘성 베드로 중학교’(St. Peter's Junior School)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중 곳곳의 어린이들이 직면한 빈곤을 보며 교사는 자신의 사명이 아님을 깨닫고, 이후 자선 단체 협회에 참여, 구호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성 조지 공동묘지에 묻혔으며, 그녀의 비문에는 성경구절인 마태복음 25장 40절의 인용문이 새겨졌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남북 자유민주 통일하고, 악법·부정선거 근절되길”

성경과 하나님의 역사하심 절대 믿음 고백 대한민국 교회의 시대적 책임 다할 것 다짐 자유시장경제·한미동맹 지지, 다원주의 배격 세계대전 촉발을 우려케 하는 국제 정세, 동성애 합법화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 마약 확산과 중독자 증가, 정치와 선거…

한국교회총연합 장종현 대표회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대표 만난 한교총 장종현 대표 “며느리가 남자라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장종현 대표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저출산, 의료사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만남은 이재명 대표가 2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한교총 사무실을 방문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같…

 2024 목회전략 콘퍼런스

레너드 스위트 “AI에 영혼 부여하려 말고, ‘예수 이야기’로 승부를”

AI가 인간 변화시키는 것 우려되는 시대 비인간화 위협에 맞서 ‘서사’로 무장해야 세계적으로 저명한 기독교 미래학자 레너드 스위트(Leonard Sweet)가 “인공지능(AI)에 인간의 영혼을 부여하려는 잘못된 시도는 잊고, 비인간화 인공지능에 맞서 서사를 강화하라.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이시바 총리 “하나님 안 계신다는 무서운 생각 한 적 없어”

야스쿠니 신사 참배하지 않아 교회 부속 유치원 다닌 적도 ‘바리새인과 세리 비유’ 마음에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67) 전 간사장이 일본 자민당 총재에 취임한 후 1일 임시국회에서 102대 총리에 정식 취임한 가운데, 그의 기독교 신앙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

북한 억류 선교사

통일부 “北, 구금 10년째 김국기 선교사 즉각 무조건 석방하라”

북한 주민 돕다 불법 체포당해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아 김 선교사 칠순, 아내 계속 기도 통일부에서 구금 10년째를 맞이한 김국기 선교사에 대해 즉각 무조건 석방하라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발표했다. 통일부는 “오는 10월은 우리 국민 김국기 선교사…

포럼 빛 충현교회 축소 사회 교회론

“탈기독교 시대 교회, 떠난 성도들 돌아오게 하려면”

‘축소 사회에서 교회론을 다시 말하다’는 주제로 ‘포럼(Forum) 빛’이 9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담임 한규삼 목사)에서 개최됐다. 경제사회학 용어에서 유래한 ‘축소 사회(縮小 社會, a shrinking society)’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정치·경제·환경…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