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 ‘체계적 대량 학살’ 위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농경지로 돌아가지 못할 경우 국가적 식량난 빠질 수도

▲기도하는 나이지리아 성도. ⓒ한국오픈도어

▲기도하는 나이지리아 성도. ⓒ한국오픈도어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과격화된 풀라니 무장세력에게 무자비한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식량 부족이 불행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최근 수도 아부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른 치명적인 공격으로 기독교인 농부들이 농경지에서 쫓겨나고 있다”며 “이들은 ‘조직적인 대량 학살’로 인해 (인종이) 말살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기독교인 농부들이 그들의 땅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나이지리아가 식량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나이지리아 파트너 중 한 명인 마크 립도(Mark Lipdo)도 “이주된 농부들이 조상의 땅에 재정착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나이지리아에 식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플라토주에 본부를 둔 ‘보코스문화개발위원회’(BCDC)는 성명을 내고 “이는 지속적인 집단 학살이자, 우리를 멸절시키고 우리 땅을 차지하려는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또 “만약 조직적인 대량 학살을 통해 우리를 말살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리는 정부와 창조주 하나님께 사건을 맡길 것이다.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를 창조하시고 보코스 땅에 두신 하나님을 믿는다. 그분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실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마스 기간 풀라니 민병대가 기독교인들을 향해 계속해서 공격을 가해 23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립도는 “나이지리아 현지인들은 이러한 공격을 200년 전의 지하드와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것이 그들이 크리스마스와 교회를 표적으로 삼는 이유다. 풀라니족은 조상들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종교 전쟁”이라고 했다.

이어 “풀라니 무장세력은 중화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나이지리아 전역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당국이 깨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2001년부터 기독교인들에 대한 공격을 추적해 온 나이지리아 기독교 자선단체 ‘스테파노스재단’(Stefanos Foundation)은 지난 22년 동안 약 42,000명의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2023년에만 4,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폴 로빈슨(Paul Robinson) 대표는 “그들의 지역사회, 집, 교회가 의도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우리의 파트너와 다른 많은 이들이 ‘대량 학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토지 수탈과 인종 종교 청소를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나이지리아군은 계속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했다. 수십 년 동안 국제 사회의 많은 이들이 폭력을 농부와 목동의 충돌로 돌렸다. 그러나 이것은 순진한 견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지하드의 모든 특징을 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기독교인들에게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나이지리아의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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