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오히려 새 힘”… 北 성도의 편지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모퉁이돌선교회, “기도하고 기억하자”며 내용 공개

▲북한 지하 교회에서 보낸 편지. ⓒ모퉁이돌선교회

▲북한 지하 교회에서 보낸 편지. ⓒ모퉁이돌선교회

모퉁이돌선교회가 9월 카타콤 특집에서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모퉁이돌선교회는 “북한 지하교회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해방 전부터 믿음을 지킨 성도들이 공산화되면서 지하로 숨어 들어가 후손들에게 신앙의 유업을 물려준 그루터기 교회 형태다. 또 다른 형태는 1990년대에 몰아닥친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해서, 식량을 구하러 중국에 대거 쏟아져 나왔다가 교회와 선교사를 만나 복음을 듣고 돌아간 사람들이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을 전도해서 모인 믿음의 공동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이 현지 일꾼들과 사역자들에게 보낸 편지가 많다. 고난과 핍박 중에도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예배를 사모하는 간절함으로 신앙고백을 담아 보낸 편지들”이라며 “그 동안 성도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실을 수 없었는데, 이들을 기억하며 기도하길 원하여,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공개해도 무방한 몇 통의 편지를 원본 그대로 나누고자 한다”고 밝히며 두 편의 편지를 공개했다.

첫 번째 편지 작성자는 탈북 후 복음을 위해 스스로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감옥생활을 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동역자 한 분 없이 혼자서 어둠을 헤치자니 점점 지치고, 아버지를 찾으며 기도하고 싶어도 못하고 찬양도 못 불러 너무너무 숨막힌 날들이었다”며 “거기에 감옥에까지 가게 되어 너무 절망이었다. 그 감옥에서 아버지는 저에게 믿음의 자녀들을 보여주셨다. 혹독한 핍박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또 기도드려서 끝내 그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한 자매님의 모습. 비록 감옥에 왔어도 아버지의 빛을 발하여 곁에 사람들에게 높임을 받고 생활하는 자매님의 모습들을 보여주셨다”고 했다.

이어 감옥생활 속 한 자매의 믿음을 언급하며 “눈물 어린 투쟁 끝에 끝내 그가 승리했다. 그 눈물 겨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의 나약했던 신앙을 돌이켜 보게 되었고, 이 땅에서 복음 전파는 전혀 생소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했다.

또 “성경책을 보았다는 죄로 온 한 여성도 아직 인간 지옥 속에 남아 있다. 하나님을 믿고 찾은 것이 죄가 되어 인간 세상에서도 지옥으로 불리는 그 속에서 3일이 멀다하게 죽어 나가는 시체들과 탈북자들의 생활을 보면서 너무도 가슴이 아팠고 안타까웠다”며 “아버지는 나를 오해하고 시기하는 자를 용서하고 품어 주고 나 못 먹어도 배고파 우는 자에게 아낌없이 주며 나도 모르게 주님의 사랑을 나눠 주고 빛을 발하는 자리에까지 변화시켜 주셨다”고 했다.

이어 “세상 사람들은 감옥에 가면 절반 죽어 나온다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그곳에서 새 힘을 얻었고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확신했다”며 “지금 와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행하시는 역사를 체험하면서 감사기도만 드릴 뿐이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나를 정금과 같이 연단시켜 주셨다. 이제는 내가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주님만을 바라볼 뿐”이라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우리 땅에서는 복음을 전하는 일이 매우 힘들고 생명을 내걸고 하지만, 하나님이 저를 지켜 주시고 항상 나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으니 무섭지도 않고 담대해지고 지혜와 평안 속에서 마음을 다하여 할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있다”며 “저는 온 집안 식구를 하나님께 맡기고 또 한 사람을 데리고 왔다. 이것이 나의 본분이고 나에게 맡겨진 일인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우리 조선 땅에 저 같은 모퉁이돌들을 사용하셔서 복음의 나라로 축복받은 나라로 큰 교회들을 세우고자 큰 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저 같은 자녀들을 쓰고자 인도하고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있다”며 “우리 조선의 불쌍한 사람들 위해 기도 많이 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시길 바라면서 그만 쓰겠다”며 인사했다.

▲북한 지하 교회에서 보낸 편지. ⓒ모퉁이돌선교회

▲북한 지하 교회에서 보낸 편지. ⓒ모퉁이돌선교회

또 다른 성도의 편지에는 한 번이라도 모여서 말씀을 듣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는 “지금 북한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풍성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하나님을 부인하는 죄를 거듭거듭 지며 악하게 사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언젠가는 저 땅을 회복시켜 주시고 완전히 변화시켜 주시는 하나님을 저는 믿는다. 그날 그 기쁜 날에 주님께 감사하며 찬양하는 많은 모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하지만 그 어떤 일도 준비가 없이는 안 된다. 저는 이 준비를 우리 청소년들이 나서서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앞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이 크나큰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많은 동무들을 이끌어 줄 것”이라며 “그러면 그들 또한 많은 청소년들을 주님께로 인도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기도와 주님의 도우심 주님의 은혜가 없이는 안 되는 일이기에, 항상 기도하며 주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며 이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러분이 우리가 안전하게 평안하게 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늘 기도하여 주시기를 바랄 뿐”이라며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부탁드리며, 주님 안에서 한 번 더 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식구들의 주일날 모이는 것을 생각만 해도 오른쪽 갈비가 저려나고 마음이 너무 아파나서 숨이 꺽 막히는 것을 자주 느끼곤 한다”며 “원하는 것은 한 번이라도 모여서 말씀을 듣고 싶다. 언니는 저의 안전을 위해서 아직은 참으라고 하는데 그때를 기다린다”고 했다.

모퉁이돌선교회는 “우리가 나눈 몇 통의 북한 성도들이 보낸 편지에 믿음의 증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서 15,600명 이상이 순교의 피를 흘렸으며 지금도 뿌리고 있다. 이들이 한결같이 소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한 번이라도 소리내어 기도하고 찬양하며 자유롭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포기하지 않은 북한 땅에 믿음의 백성들이 고난 중에도 믿음을 지켜가고 있다. 이들을 위해 우리는 마땅히 기도하고,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보내고, 그들의 필요를 공급하는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곧 남북한 교회가 함께 만나 하나님을 예배할 날이 속히 오게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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