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웰비 대주교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flicker
영국에서 망명에 실패한 난민들을 르완다와 같은 국가로 추방해 심사를 받게 하는 법안과 관련,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와 상원의 주교들이 강력히 비판했다.

영국 정부는 올해 4월 르완다 정부에 1억 4천만 파운드(약 2,213억 원)를 주고, 자국으로 들어온 불법이주자들을 비행기 편으로 르완다에 보낸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난민 신청자들은 영국에서 6,400㎞ 떨어진 르완다로 추방돼 그곳에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영국 정부는 이 계획이 자국의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에게 합법적인 지위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밝혔으나, 야당(노동당)과 인권단체 등은 난민 신청자들을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제3국으로 추방하는 것은 반인권적 처사라며 반발했다.

웰비 대주교는 더타임스(The Times)에 기고한 글에서 “주교들은 정부가 비실용적이거나 부도덕한 법안을 제안할 때 지적해야 한다는 의무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특별히 사랑하라고 부르신 가장 연약한 이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국가와 세계를 향한 우리의 희망과 노력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웰비 대주교는 “영국 해협을 불법으로 건너는 배를 멈춰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며, 영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수에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형태의 법안은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초래할 뿐 아니라 기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웰비 대주교는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을 ‘도전적인 현실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몰아붙이려는 사람은 ‘이 논쟁에 선의로 관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망명 신청 처리 속도를 높이고 밀수업자를 줄이기 위한 제2의 수단으로, 영국에 올 수 있는 더 안전한 경로를 제공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파괴적이지 않고 도움이 되는’ 2가지 개정안을 상정했다.

웰비 대주교는 “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다. 어떤 국가도 자체적으로 간단하고 신속한 수정안을 제공할 수는 없다. 정부들은 망명 신청자들이 도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억지 정책을 시행했다”고 했다.

이어 “난민들은 가혹한 상황에서 무기한 구금되고, 끊임없는 빈곤의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제 르완다로 보내질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해협을 횡단하는 이들은 올해 기록적인 수치를 보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어떤 해결책도 해협 횡단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들은 영국의 국제법에 대한 접근 방식을 타협하거나 노예 제도의 피해자를 무시하지 않고, 영국을 정의하는 존엄성과 환대에 대한 최선의 약속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완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