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목회자, 유죄 판결 불복하며 성경을 ‘새 증거’로 제출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순교자의소리 “법정서 자신의 자유보다 복음 변호하고자”

▲장청하오(왼쪽)와 안얀쿠이 목사(오른쪽).

▲장청하오(왼쪽)와 안얀쿠이 목사(오른쪽).

2021년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기독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국경을 불법적으로 횡단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안얀쿠이(An Yankui) 목사가, 법정에서 성경을 새로운 증거를 제출했다.

지난달 산시성 뤼량시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판사에게 ‘새로운 증거’로 성경을 제출한 안얀쿠이 목사는 “법정에서 하나님 나라를 증언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안 목사는 ‘초대교회 지도자들이 처음부터 해외로 나가 복음을 전했으며 그것이 그들의 사역의 본질적인 부분이었다’는 사실을, 성경에 있는 바울의 선교 여행 지도를 이용하여 항소심 판사들에게 증명하기를 원했다”고 했다.

2020년 1월, 안 목사는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스티븐 통(Stephen Tong) 목사가 주최하고 미국의 팀 켈러(Tim Keller) 목사와 캐나다의 D. A. 카슨(D.A. Carson) 목사가 강사로 참여한 기독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신의 교회 성도 6명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떠났다.

그 후 2021년 11월, 안 목사와 교회 성도 장청하오(Zhang Chenghao)는 여권을 소지하고 세관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가 중국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회의 참석을 위해 불법으로 국경을 횡단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벌금형과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2022년 11월 마침내 석방됐다. 안 목사는 지난 3월 1일에 있었던 항소심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며 그 유죄 판결에 항소했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안 목사가 항소심에서 성경을 ‘새로운 증거’로 제출하자, 판사는 이를 이례적 요구라고 판단하고 ‘정말로 성경을 증거로 제출할 의향인지 분명하게 밝혀 달라’고 그에게 요청했다. 안 목사는 확실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힌 뒤, ‘원하시면 그 성경책을 판사님께 선물로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재판부는 안 목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유죄를 확정했으나, 안 목사는 그 항소심을 기회로 당국자들에게 복음을 신실하게 증거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뤘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안 목사의 항소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법정에서 자신의 자유와 안전을 확보하는 것보다 더 고귀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했다.

그녀는 “사도행전에서 사도 바울은 계속 법정에 소환된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법정에 출두할 때마다 자신이 아니라 복음을 변호한다. 실제로 사도행전 26장 32절에서 아그립바는 ‘만약 바울이 가이사에게 항소하지 않았더라면 석방될 수 있을 뻔했다’고 베스도에게 말한다. 안 목사의 목표는 사도 바울의 목표와 똑같다. 두 사람 모두 법정에서 개인의 자유나 평판보다 더 중요한 사명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그 사명이란 바로, 당국자들에게 그리스도를 신실하게 증언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비록 안 목사가 형기를 마쳤지만, 중국 당국이 안 목사와 그의 교회 성도들을 계속 면밀히 감시할 것이 확실하다고 밝힌다. 폴리 대표는 “2018년, 안 목사와 그 교회 성도들은 1989년에 발생한 천안문 대학살 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철야 기도회를 개최했는데, 그 이후로 계속 당국의 표적이 돼 왔다. 경찰이 이 교회를 몇 차례 급습해 성도들을 체포했지만, 안 목사는 2018년, 438명의 중국 목회자들과 함께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 ‘China Declaration’에 서명했다. 이 438명의 목회자들은 중국 당국을 상대로 한 이 선언서에서, 자신들은 중국 당국이 아니라 복음에 충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안 목사가 자신의 사사로운 안전보다 복음에 대한 신실한 증인이 되는 것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중국 당국자들이 그를 위험 인물로 간주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북한인권정보센터

강제북송 98.9%가 중국서… 10~30대 여성 피해 다수

불법 구금, 강제 북송, 생명권 침해 가장 심각 통신 및 정보 이용 제한, 20년간 44배나 증가 대량학살, 고문, 종교 박해, 강제 낙태 등도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10일 『2024 북한인권백서』(이하 백서)를 발간했다. 이는 2020년 이래 4년 만이…

한국기독교영화제 KCFF

제8회 한국기독교영화제, 10월 24-26일 코엑스에서

개막작 폐막작 대상작 할리우드 멘토링 제공 기독교 영화제 정체성 분명히 제8회 한국기독교영화제(Korea Christian Film Festival, KCFF)가 오는 10월 24-26일 3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과 메가박스에서 개최된다. KCFF는 영화라는 매개체로 기독교인들과 비…

시니어 선교대회

2024 시니어 선교대회 개최… “액티브 시니어들이여, 일어나라!”

교회 부흥과 산업화의 중심에 있던 시니어세대 주님 향한 일사각오의 신앙이 가장 중요한 유산 건강·돈보다 주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것이 중요 우리의 싸움은 영적 싸움… 성령의 능력 구해야 2024 시니어 선교대회가 10일 오전 사랑의교회 본당에서 “늙어도 …

‘미국대선과 한반도 평화통일 전망’을 주제로 미래목회포럼

美 대선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한국교회의 역할은?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올바른 가치관 갖는 게 중요 건강한 대한민국뿐 아니라 건강한 미국도 필요해 한·미 공통의 주적, 자유문명 위협하는 ‘반기독교’ 이승만 대통령 소개 후 전략 제시 “미국과 한국 공통의 주적은 자유문명을 위협하는 반(反)기독교 운동…

예장 통합 총회 109회기 시무예식

통합 김영걸 총회장 “교단 위기, 사랑으로 헤쳐나갈 것”

“전 총회장, ‘불찰과 부덕, 죄송’ 사과… 같은 마음 총대들의 기도와 협력, 격려 속에 희망의 소리도 올바른 발전 위해 윤리·제도·법적 장치 강구할 것” 예장 통합 김영걸 총회장이 지난 회기 교단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 사과하며 “교단이 올바르게 발전하…

한기총

한기총, ‘한국교회의 밤’ 12월 20일 롯데호텔에서 열기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는 지난 8일(화)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한기총 회의실에서 제35-7차 임원회를 개최했다. 참석 22명, 위임 33명으로 성원이 돼 열린 회의에서는 개회선언, 전회의록 채택, 경과 및 사업보고…

이 기사는 논쟁중

동성결혼

동성 커플 22명, ‘동성혼 허용’ 소송 나서

대법원이 지난 7월 ‘동성 파트너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이후, 친동성애 세력의 전방위적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모두의결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