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공부법> 저자 최하진 교수
▲<파인애플 공부법> 저자 최하진 교수는 “우리 자녀들에게 죽음을 인지하도록 가르치자”며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공부이고, 자신의 삶에 대한 자세와 자아 정체감, 가치관 확립에 도움을 준다”고 책에서 말했다. ⓒ송경호 기자
“경쟁의식을 조장하며 독을 품고 임하는 고전적 공부법은 ‘공부 박물관’의 한 귀퉁이에 과감히 치워 두었다. 한 마디로, 세상의 학교나 학원들이 가는 방향과는 180도 다른 ‘거꾸로 입시 지도’ 방법을 고수했다. 그 비밀이 바로 ‘공부력’에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부력을 높일 수 있을까?”

‘세계 무대에서 잠재력을 발휘하는 상위 1% 공부력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단 <파인애플 공부법>에서 최하진 교수는 이 ‘보물과도 같은 공부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공부력을 두 배로 높이면 공부 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고, 공부는 고행이 아니라 ‘행복’이 된다는 것.

‘면접만 봐도 아이가 변한다는’ 만방국제학교를 설립한 최하진 교수는 이 공부법을 적용해 2천여 명의 학생들을 지난 20년 간 전 세계 명문대학에 입학시켰다. 단순히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지성과 인성과 덕성을 고루 성장시키는 전인적 교육으로 청소년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최하진 교수의 ‘파인애플 공부법’ 소개는 두 차례로 나눠 게재된다.

파인애플 공부법
최하진 | 스타라잇 | 272쪽 | 16,800원

고3도 예배 안 드려선 안 돼
원하는 대학 못 가도, 하나님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 필요

-<파인애플 공부법>에서는 ‘위대한 마음의 소유자’로 기르는 ‘행복한 공부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공부법이란 ‘①평균 이하 ②평균 ③위대한’ 등 세 가지 부류 중 ‘위대한 마음의 소유자’로 자녀를 길러내기 위함입니다.

첫째로 ‘평균 이하’ 마음의 소유자가 돼서는 안 되잖아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비교하고 경쟁해서 올라가려 하고,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열등감을 주는 등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부분들은 없애야 합니다.

둘째로 평균적인 것. 즉 ‘내가 어느 대학을 갈까? 무슨 직업을 가질까?’ 등을 생각하는 것은, 성경 속 예수님 말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와 같습니다. 우리가 그것 때문에 염려하면서 대학을 준비하거든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어디에 취직할까? 월급을 얼마나 더 많이 받을 수 있을까?’ 아니겠어요.

이것은 평균적인 세상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위대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위대하게 태어났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대하게, 소중하게(precious)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정말 귀하고 값지게 만드셨기에, 우리는 위대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리 정체성이 정말 중요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특별한 자녀야.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셔서 나를 구하셨어.’ 그러면 우리 한 사람은 각자 ‘예수님짜리’입니다. 예수님 목숨으로 우리를 살리신 거잖아요. 우리 한 사람의 가치가 예수님짜리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이니, 우리는 곧 ‘하나님짜리’가 됩니다. 하나님과 나는 동등한 가치의 귀한 존재입니다. 하나님과 같은 존귀함을 우리에게 주신 거예요. 얼마나 위대합니까.”

-교육을 통해 ‘위대한 마음’을 갖는 것이 가능한가요?

“만방국제학교에서 그걸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와 신앙은 별개이고, 일치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밑바닥부터 진정한 신앙을 가질 때, 공부를 비롯해 나머지 것들은 저절로 잘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은 좋은 나무에서 좋은 열매가 맺는다고 말씀하셨어요. 엉겅퀴 나무에서 무화과가 맺힐 수 없어요. 좋은 나무가 되려면, 바탕이 좋아야 해요. 그건 결국 하나님의 자녀 됨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부모가 자녀들에게 ‘교회는 나중에 대학 가서 다녀도 돼’ 하면서 고3이라고 주일에 교회 가지 않는 것을 용인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 아이들은 원하던 대학에 간다 해도 교회를 떠날 것입니다. 하나님이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설령 원하는 대학을 못 간다 해도, 하나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공부도 훨씬 잘 됩니다. 만방국제학교 학생들은 다 그렇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파인애플 공부법
-신앙도 주입식으로 교육할 수 있나요.

“일부는 될 수 있지만, 효과가 적습니다. 주입식 교육은 들어가는 것 같지만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의 삶을 바꿔줄 수 있을까요?

결국 선생님들에게 달려 있어요. 선생님들이 먼저 그리스도인으로서 본을 보여야 합니다. 교사들이 삶에서 모범을 보여 본이 되면, 아이들이 따라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하고 싶어해요. 그럴 때 시너지가 일어나고, 신앙에도 불이 붙기 시작합니다.

공교육에서는 이게 어렵죠. 저는 하나님 없는 교육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귀한 것을 심어주고 싶어서 교육 사역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명문대 많이 보내면 저나 학교 이름은 좀 유명해질지 몰라도,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하나님 이름이 높아져야죠.

하나님 이름을 높이기 위해 저희는 죽을 각오로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만방국제학교가 명문대를 많이 보내지만, 거기에 목숨 걸지 않아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일종의 보너스 같은 선물입니다. 부산물에 목숨을 걸면, 인생이 허무해요. 예수 없는 인생이 허무하듯, 허무로 끝나는 거예요.

삶과 교육의 여정에 하나님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뒤돌아보면, 고백할 것은 하나님 은혜뿐이야’. 이런 고백이 나와야 진정한 교육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전 직접 문제 출제해 보라
설명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야
하브루타, 함께 공부하라는 것

-신간 <파인애플 공부법> 출간 동기는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학에 못 붙을까 염려할 수도 있고, 친구들과 비교해 ‘나는 왜 못하지?’ 하는 열등감에 빠질 수도 있고 여러 부정적 요소들이 있어요. 이런 것들에서 탈피시켜 주기 위해서입니다.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말씀하신 주입식 공부나, 학원을 가야 한다거나 남들과 경쟁해서 이긴다는 패러다임이 아니라, 친구도 잘 되고 나도 잘 되는 공부가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굉장히 이상적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과거에 그런 공부를 했어요.

예를 들어 수업을 들을 때, 저는 ‘내가 선생님이라면’ 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립니다. 그러면 잘 표시해 놔야죠. 무조건 시험 문제로 나오니까(웃음).

시험 치기 전에는 제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직접 시험 문제를 출제해 봐요. 그리고 이걸 저 혼자 푸는 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한 번 풀어보라 보라고 줍니다. 좋은 친구가 있다면 서로 문제를 내고 풀어볼 수 있습니다. 이런 데서 배움이 굉장히 많아지고, 공부도 더 잘 됩니다.

제가 카이스트 시험을 준비하면서 예상 문제를 냈는데, 비슷한 문제가 두 개나 나왔어요. 제가 붙었겠어요, 안 붙었겠어요? 제 친구는 붙었겠어요, 안 붙었겠어요? 당연히 둘 다 붙었고, 저는 차석 입학을 했어요. 둘 모두 공학박사가 됐고, 지금까지 우정을 유지하고 있어요.

이게 굉장한 발상이죠. 자녀에게 ‘아빠가 풀어볼테니 시험 문제를 내봐’ 해보세요. 아이가 문제를 열심히 낼 거예요. 몇 문제든 관계 없어요. 그러면 굉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무엇보다 문제를 내려면, 그 분야를 완전히 이해해야 할 뿐 아니라 설명까지 할 수 있어야 해요. 설명하지 못하는 건 진정으로 아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잘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죠. 눈으로, 머리로만 해서는 안 되고, 설명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야 합니다.”

<파인애플 공부법> 저자 최하진 교수
▲<파인애플 공부법> 저자 최하진 교수는 “한 오디션에서 경쟁자에게 ‘심사위원들을 패배자로 만들자’고 말하며 경쟁이 아닌 파트너십을 이룬 지원자는 그와 함께 결선까지 올랐고, 결국 1위를 차지했다”고 회고했다. 이는 jtbc ‘싱어게인’ 첫 우승자 가수 이승윤 씨의 말이었다. ⓒ송경호 기자
-혼자보다 함께 공부하는 것이 더 좋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번 책 속에 ‘친구를 성공시켜라’, ‘남을 먼저 성공시켜라’는 꼭지가 있습니다. 먼저 남을 성공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나만 잘 되기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라, 친구와 함께 공부하는 거죠. 이런 스터디 그룹에 굉장한 이점이 있어요.

‘하브루타 공부법, 유대인 공부법’ 많이 들어보셨죠? ‘하브루타’ 뜻이 우정·파트너·파트너십입니다. 공부 혼자 하지 말고, 같이 하라는 말입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하브루타 공부법’을 스스로 터득했던 셈입니다.

그런데 수십 년간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상위 1% 정도의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이타적이면서 배려심도 많아요. 누가 물어보면 설명을 잘해줍니다. 혹시 자녀가 ‘나만 100점 맞아야 하니까, 다른 친구하고 노트를 나누지 않고 의견 교환도 하지 않아야지’ 하면 결단코 공부를 잘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공부 잘하는 방법은 성경에 다 나와 있어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삶의 방식대로 하면 돼요.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 사람이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한다고 했잖아요(잠 27:17).

저도 공부를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었어요. 시골에서 자랐는데, 어떤 때는 학교 가는 대신 산딸기 따먹으러 다닌 적도 있었어요. 그날도 친구와 학교에 가다 산딸기 따러 가자면서 옆으로 샜어요. 그런데 산딸기를 따다 벼랑으로 떨어져서 엉덩방아를 찍고 열흘 동안 움직이지도 못했어요. 그때 어머니께서 ‘야, 공부도 산딸기처럼 맛있는 거야. 산에 있는 산딸기만 맛있는 게 아니란다. 공부도 산딸기 따먹듯 한번 해 봐’ 하셨어요.

저희 어머니께서 굉장히 지혜가 많으셨고,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권사님이셨어요. 그래서 제가 어느 정도 회복하고 나서 ‘심심한데 산딸기나 따 먹어볼까?’ 하고 시작한 것이 공부였어요. 도형 문제를 푸는데 재미있고, 문제를 풀어서 답을 맞추는 과정이 게임 같았어요. 그때부터 공부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공부를 하다 보니 산딸기 맛뿐 아니라 파인애플, 홍시, 사과, 배 같은 맛있는 과일들이 많더라고요. 그러면서 공부는 지겨운 게 아니라 ‘맛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굉장히 신선하지 않아요?

-<파인애플 공부법> 속 ‘파인애플’을 소개해 주세요.

‘파’는 영어로 파워(power)입니다.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는 공부법, ‘그로스 마인드셋(growth mindset)’입니다. 우리가 이 성장 마인드셋을 갖추면, 무엇에든 도전할 수 있게 돼요.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강하고 담대하라’고 하셨어요. 그 후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 공격마다 하나님의 힘으로 점령하게 되잖아요. 여호수아에게 필요했던 단 한 가지는, 강하고 담대한 마음이었어요. 그게 하나의 ‘성장 마인드셋’이었습니다. 성장 마인드만 갖추면 파워풀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긍정의 힘이 만들어져서 공부를 잘하게 됩니다.

‘인’은 인성(人性)을 뜻합니다. 인성이란 우리가 나 혼자가 아닌 같이 살아가는데, 타인을 자각할 뿐 아니라 선한 능력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직한 인재가 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한국 교육에서 빠져 있는 것이 바로 인테그리티(Integrity)입니다. 정직, 신실, 성실 등이 많이 빠져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성공하고, 높은 점수를 받고, 합격만 하면 되나요? 우리에게 컨닝이나 부정행위를 해도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부정적인 마음가짐이 있어선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부분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정직한 영이 되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인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애’는 사랑(愛)입니다. 우리에게는 사랑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데, 그 복을 나만 가지고 있으라고 주신 것은 아닙니다. 복을 흘려보내는 채널로 우리를 축복하십니다. 때문에 복의 채널, 사랑의 채널, 흘려보낼 수 있는 서번트 리더로 서야 합니다.

‘플’은 플랜(plan)입니다. 실천 가능한 계획을 부모님과 함께 짜면서 이뤄가는 공부 방법입니다. ‘파인애플 공부법’, 굉장히 좋아 보이지 않습니까(웃음)?”

<파인애플 공부법> 저자 최하진 교수
▲<파인애플 공부법> 저자 최하진 교수는 “자녀를 생존형 인재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도전형 인재로 만들 것인가”라며 “자녀를 도전하는 인재로 키우려면, 부모가 먼저 작은 것이라도 목표를 세워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조언했다. ⓒ송경호 기자
-‘파인애플 교육법’ 개념 속에 예전 저서에서 주장하신 ‘세븐 파워 교육’과 ‘디톡스 교육’도 들어 있던데요.

“다 일맥상통해요. 하나의 체인과 같습니다. ‘세븐 파워’는 자녀들이 길러야 할 일곱 가지 기둥이 되는 파워들을 소개하고 그것들을 기를 수 있는 교육서입니다. ‘디톡스 교육’은 아이들을 가르쳐 보니 참 독이 많아요. 부정적인 모든 부분들을 디톡스해 주면 자연스럽게 파워가 생겨요. 그래서 디톡스 교육과 세븐 파워 교육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톡스 교육과 세븐 파워 교육이 학교나 교육자들이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들을 강조했다면, 파인애플 공부법은 부모님과 학생 개인이 좀 더 강화해야 할 부분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겹치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세 가지가 사슬처럼 연결돼 있어요. 그래서 어느 하나를 빼놓을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