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세르게이와 나탈리아 부부의 두 아들이 순교자의소리에서 받은 성탄절 선물 상자를 보여 주고 있다. 세르게이는 지난 2022년 3월 9일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교회 지하실에 피신해 있던 주민 200명을 보살피다가 러시아군 수류탄에 살해당했다. 순교자의소리는 나탈리아를 지원해 주는 한편, 두 아들에게 성탄절 선물 상자를 전달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한국VOM)는 지난 연말부터 캐나다순교자의소리와 협력해 9개국의 핍박받는 기독교인 자녀들에게 4,500개 이상의 성탄절 선물 상자를 계속 배포하고 있다.

지난 성탄절은 우크라이나의 나탈리아 사벨레바(Natalia Saveleva)가 지난해 3월 남편을 잃은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성탄절이었다.

나탈리아의 남편 세르게이(Sergei)는 지난해 2월 전쟁이 발발했을 때부터 다른 우크라이나 기독교인 4명과 함께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리우폴(Mariupol)의 한 교회 지하실에 피신해 있던 주민 200명을 보살피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돌보던 주민들을 위한 의약품과 보급품을 조달하기 위해 승합차를 타고 가던 중, 러시아군의 수류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나탈리아는 순교자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홀로 남겨졌던 그날은 제 인생에서 가장 끔찍하고 힘든 순간이었다.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저도 (전쟁 때문에) 고향을 떠나야 했다. 너무 무섭고 위험해서 거기 남아 있을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서 보살펴 주시고 위로해 주시기만 기도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너무 걱정됐다. 아이들은 아빠가 생각나면 아빠에 대해 물었다. 그럴 때면 ‘아빠가 하나님과 함께 있고, 천국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아빠를 다시 만나려면 우리 모두 아빠가 살았던 것처럼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최대한 잘 설명해 주었다”고 했다.

나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의 사명을 감당하다가 투옥되거나 순교한 기독교인의 가족을 지원하는 단체인 순교자의소리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한국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순교자의소리 현장 사역자를 통해 나탈리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탈리아는 “알지도 못하는 기독교인들이 저를 지원해 주기 시작했을 때, 하나님께서 그분의 자녀들을 통해 저를 보살피신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그것이 큰 힘과 격려가 되었다. 아이들이 성탄 선물을 받고 너무 기뻐했다. 새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면서 무척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하루종일 지켜봤다. 아이들을 기쁘게 해주는 데는 큰 게 필요하지 않다. 단지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 가족 삶의 일부가 된 사람들을 보내 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받은 어린이 모두가 나탈리아처럼 소중한 가족을 잃는 경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선물을 받은 모든 어린이들은 기독교를 믿는 것이 불법이거나 제한된 국가에 거주하고 있거나, 그런 나라들에서 피신한 가족의 자녀들이다. 올해는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와 라오스, 우즈베키스탄과 미얀마 및 북한의 기독교 가정 어린이들이 성탄절 선물 상자 수령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 지역에서는 개신교 신자들이 에티오피아 정교회 이웃들에게 계속 의혹과 차별을 당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지역에서 반군과 전쟁을 벌여 온 에티오피아 대통령이 개신교 신자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기근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개신교 기독교인들에게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지역 기독인들과 동역하며 500명의 아이들에게 주요 식료품과 어린이 성경이 담긴 성탄절 선물 상자를 제공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아니었다. 우리는 현지 성도들과 협력하여 사역했고, 어린이 개개인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그 아이들 이름이 기록된 명단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순교자의소리는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와 라오스, 미얀마와 우즈베키스탄에서 핍박받는 기독교인의 자녀들과 만나는 모든 북한 기독교인에게 4,500개 이상의 성탄절 선물 상자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VOM
순교자의소리는 매년 성탄절 선물 상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프로젝트의 규모는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21년 순교자의소리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후원으로 1,700개 이상의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배포했다. 캐나다순교자의소리와 동역하며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4,500개가 넘는 상자를 배포했다. 사실 지난해 12월 많은 한국교회 성도님들이 추가로 후원을 해주셨기에, 올해 2월까지 더 많은 선물 상자 배포 사역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순교자의소리에서는 상자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선물 상자를 받는 각 가족과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몇 해 전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받은 라오스의 한 기독교인 소년이 있었다. 라오스는 전 세계에 잔존하는 다섯 개 공산주의 국가 중 하나이며, 또 강력한 불교 국가다. 라오스 국내에서 극소수인 기독교인은 사회적으로, 그리고 종종 경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서 단절된 채 차별과 어려움을 겪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어떤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받고 난 뒤, ‘제 아들이 선물을 받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평생 그런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고, 온 동네를 뛰어다니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선물을 받았어요!’라고 이웃들에게 자랑했다’고 간증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올해 우리가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배포하는 9개 나라 가운데 일부에서는 코로나와 전쟁과 기독교인에 대한 당국의 면밀한 감시 때문에 배포 사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이 사역이 대량 배포 방식이 아니라, 핍박받는 기독교 가정의 특정한 어린이들에게 ‘지하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상자를 배포하는 사역자들은 물론이고 상자를 수령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아울러 “4,500개가 넘는 선물 상자 가운데 당국에 차단당하거나 압수당한 상자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대해 주님께 감사한다. 이 사역이 굴뚝을 타고 내려오는 산타클로스보다 더 기적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물을 받는 아이들은 전쟁과 기근과 핍박이라는 실제 상황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다. 우리가 이 사역을 신실하게 감당할 때, 선물 상자를 받은 기독교인 어린이들은 라오스의 그 소년처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한테 선물을 받았어요!’라고 외칠 것이다. 물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지만 말이다”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2월 말까지 모든 상자의 배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