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다호주 모스크바에 위치한 아이다호대학교.
▲미국 아이다호주 모스크바에 위치한 아이다호대학교. ⓒ페이스북
미국의 아이다호대학교가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신념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기독교인 남학생 3명을 처벌한 데 따른 합의금으로 9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아이다호대는 법대 재학생이자 기독교법학회(Chiristian Legal Society, CLS) 소속인 피터 펄로, 마크 밀러, 라이언 알렉산더와 CLS 고문 교수인 리처드 시먼에게 내린 ‘접촉 금지 명령’을 최근 철회했다. 이번 합의는 학생 측 법률대리를 맡은 기독교 법률단체 ‘자유수호연맹(Alliance Defending Freedom)’을 통해 공개됐다.

지난 4월 1일, 세 학생들은 성경적 결혼관과 성윤리를 대변하기 위해, ‘성소수자(LGBT) 비하 발언 사용’에 반대하는 교내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한 여학생이 그들에게 접근해 CLS가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관계’라고 믿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들은 “(그것이) 성경에서 확인된, 결혼과 성에 대한 유일한 견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 회원은 그 여학생에게 “이 사안에 대해 더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잘 이해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힌 쪽지를 건넸다. 그러나 며칠 후 학내 민권조사국은 이 남학생 3명에게 회원과 학생 간의 어떠한 대화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고, 그러자 학생들은 지난 4월 말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송문에서 “CLS 회원들은 자신들에 대해 누가 불만을 제기했는지 통지를 받지 못했고, 자신들에 대한 혐의를 스스로 검토하거나 변호할 기회를 받지 못했다”며 “대학은 학생들이 서로 공손하고 정중하게 서로 견해가 다른 중요한 문제에 대해 토론하게 하는 대신, 이를 검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아이다호 지방법원은 대학 측에 재학생 3명에 대한 징계를 판결 전까지 시행할 수 없도록 하는 ‘잠정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ve Order)’을 내렸다.

데이비드 C. 나이 지방법원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대학)의 명령은 원고(학생)들의 발언의 관점을 겨냥했다”면서 “피고의 조치가 특정 발언을 억압하기 위해 고안되었다는 쪽으로 기운다”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피고가 원고의 발언 내용과 관점을 따라 접촉 금지 명령을 내려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음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타이슨 랭호퍼 ADF 고문 변호사는 성명에서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내일의 지도자, 판사, 학교 행정가가 될 것이므로, 대학 관계자들은 학생에게 가르쳐야 할 수정헌법 1조의 자유를 모델로 삼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학 측 대변인인 조디 워커는 CP에 보낸 성명에서 해당 명령에 대해 “타이틀 나인(Title IX)에 따라 학생들에게 지원 가능한 조치”라며 “타이틀 나인에 해당하는 불만이 제기될 경우, 대학은 학생에게 가능한 지원 조치를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2년도 미국 개정 교육법인 타이틀 나인은, 연방정부의 교육 프로그램 및 활동에서 남녀에 상관없이 동일한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반면 로라 남모 CLS 변호사는 “현재의 정치적 양극화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 간의 대화가 필수적”이라며 “대학 관계자들이 그러한 대화를 검열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양극화를 악화시키며, 모든 학생들이 서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해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