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불평등, 일자리 부족 등 대안 협동조합
‘기독교 신앙과 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차이점
정확한 현실 분석과 전략 경영, 운영 효율 필요

기독교협동조합
기독교협동조합

이현웅 | 쿰란 | 320쪽 | 13,000원

“이제 한국교회는 우리가 처한 사회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교회는 이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한국 사회 속 부의 집중과 일자리 부족, 경제적 불평등과 빈부 격차 심화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등장한 ‘협동조합’을 목회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협동조합이란 거대 자본에 맞서 힘없고 자본이 취약한 사람들이 모여 협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조합의 목적을 위해 특정한 사업을 하는 영리 조직이지만, 이윤 극대화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조합을 이용하도록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방법적으로는 자본의 지배를 배격하고 ‘인간 중심’을 실천한다.

그리고 기독교협동조합은 기독교 신앙과 정신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협동조합과 구별된다.

저자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사회봉사 또는 사회선교 차원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섬김을 계속해 왔지만 이것이 개인적 차원에 그쳤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협동조합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협동조합인 스페인의 몬드라곤협동조합 역시 교회에서 출발했으며, 당시 지역사회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초대교회 유무상통(有無相通) 공동체부터 중세 수도원 공동체, 종교개혁 후 재세례파를 비롯한 근대 기독교 공동체, 최근의 떼제와 라브리 공동체까지 교회사 속 ‘협동 공동체’를 훑고, 북미·유럽과 아시아 등의 기독교협동조합의 역사도 간략히 소개한다.

함께 협동 with 위드 손 주먹 같이 협력 업무 비즈니스
▲ⓒ픽사베이
우리나라에도 기독교협동조합이 있었다.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YMCA에서 협동조합 운동이 시도됐으며, 양주삼과 김활란, 남강 이승훈과 고당 조만식 장로 등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해방 후에는 무교회주의자 밝맑 이찬갑의 홍성 풀무협동조합, 장기려 박사의 청십자의료협동조합 등이 지역사회와 함께했다.

저자는 향후 기독교협동조합의 방향에 대해 “어느 조직이든 처음 출발은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정신을 상실함으로써 조직의 존재 가치도 함께 잃어버린 경우들이 많다”며 “사업과 신앙이 조화를 이루고, 기독교 정신에 부합된 사업들이 추진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이 세상에 실현할 때, 비로소 이 땅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협동조합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우리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궁극적 목표를 둬야 한다”며 “협동조합이라는 경제체계(수단)를 통해 인간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약자들을 돌보며 세워나가고, 이 사회가 ‘사람이 살기에 보다 나은 세상’으로 바뀌도록 일익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독교 신앙과 정신을 중심으로 하다 보면, 자칫 이상적인 면에 치우치다 현실에서는 실패를 자초할 수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엄연히 하나의 사업체이므로, 현실을 경시해선 안 된다”며 “기독교 정신과 신앙에 바탕을 두되,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 실제적 경영 전략과 효율적 운영 등을 통해 성공적인 협동조합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 이현웅 교수는 전남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을 마치고, 동 대학원에서 실천신학(예배학/설교학) 전공으로 신학석사(Th. M.)와 신학박사(Th. D.)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사우스웨스턴신학교(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설교학을 연구했다. 서울 목원교회와 미국 은혜장로교회에서 목회했으며, 현재 한일장신대학교 실천신학(예배학과 설교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21세기에 다시 본 존 칼빈의 설교와 예배』(이레서원, 2009), 『설교학 이야기』(예배와 설교 아카데미, 2011), 『장로교 예배의 정신과 원리』(한국장로교출판사, 2015), 『공감의 설교학』(한국장로교출판사, 2017), 교회론 설교집 『이상적 교회 현실적 교회』(프리칭 아카데미, 2007), 빌립보서 강해 『너희 안에 이 마음을』(예솔, 2010), 『대한예수교장로회 예배 예식서』(공저, 한국장로교출판사, 2008), 『예배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공저, 한국장로교출판사, 2012), 『목회메뉴얼: 예배목회』(공저, 한국장로교출판사, 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