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척결 대상”이라던 과거 발언 주목
‘막말 파문’에 선거 참패 전적… 이번엔 어떨까

김용민
▲김용민 씨가 펴낸 <한국 종교가 창피하다> 책 표지 중 일부.

‘나는꼼수다’(나꼼수)와 ‘막말 파문’으로 유명한 김용민 씨가 4.15 총선을 앞두고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향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김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3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교단 총회장인 김종준 목사와 반기독교세력대응위원장 이성화 목사를 비롯해, 이은재 목사(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변인, 전 순국결사대총사령관),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 허남길 목사(양산 온누리교회), 박경배 목사(송촌장로교회), 김성일 목사(광명 한소망교회), 김진홍 목사(동두천두레교회), 고병찬 목사(운정참존교회), 이한의 목사(부산은항교회) 1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 신고 및 경찰 고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평화나무는 얼마 전 전광훈 목사(한기총 대표회장)도 같은 혐의로 고발해 구속시키는 데 일조했다.

김용민 씨는 이들에 대해 “하나님의 말씀이 대언돼야 할 자리에서 불법적 선거 개입을 한 혐의”라며 “많은 목사들이 여전히 법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발언을 행했다. 특히 악의적이라고 의심할 만한 대목이 적지 않았다. 확인이 안 된, 이미 가짜뉴스로 판명난 부분까지 사실인양 교인에게 교설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화나무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예장 합동총회의 경우 최근 총회장 및 반기독교세력대응위원장 명의로 산하 교회들에 전단을 발송했는데, 그 내용 중에 차별금지법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전달하면서 특정 정당에 대해 낙선을 유도하는 발언이 가득했다는 것”이 고발 이유다.

이 밖에 이은재 목사는 대놓고 더불어민주당은 김일성이 만든 당이니 찍지 말라고 했고, 정동수 목사는 4월 15일 총선에는 확고한 우파 성향의 정치 지도자가 압도적으로 당선돼야 한다고 했으며, 심하보 목사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기독자유당(현 기독자유통일당) 지지를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 등을 문제 삼았다. 평화나무는 앞으로도 이 같은 감시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용민 씨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기독교계에서는 김 씨가 총선을 앞두고 정권의 힘을 빌어 한국교회를 탄압하고 목회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기독교를 이용해 좌파 행보를 보이며 정치에 영향을 끼쳐 온 그가, 우파 성향의 목사들을 “법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발언을 행했다”는 이유로 고발한다는 것도 모순적이다.

김용민 선거 사무소
▲2012년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당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선거사무소 앞에서, 시민들이 김 씨의 막말에 항의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실제로 자칭 ‘목사 아들 돼지’이자 주사파 매체 뉴스앤조이의 전 편집국장인 김 씨는 과거 기독교를 향해서도 수많은 막말과 폄훼 발언을 쏟아냈었다. 그는 특히 2011년경 미국 방문 인터뷰에서는 “한국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이자 누가 정권을 잡아도 무너질 것이고, 척결의 대상”이라고 했다.

그가 김어준·정봉주·주진우와 함께 출연했던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는 그야말로 막말의 향연이었다. 나꼼수는 찬송가 가사 중 “내 주를 가까이”를 “내곡동 가까이”로, “예수 십자가에 흘린 피로써”를 “MB 각하 여러 가지 죄악을”로, “사셨네 사셨네 예수 다시 사셨네”를 “찍었네 찍었네 돼지XX 찍었네”로 개사해 부르는 등 기독교를 조롱하고 희화화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나꼼수의 팬들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꼼수복음’ ‘쥐도신경’ 등 기독교 경전과 신앙고백문을 저질적으로 변형시킨 글들을 올리기도 했다.

막말 논란으로 엄청난 물의를 빚어 2012년 총선에서 낙선했던 김 씨는, 이후 나꼼수 멤버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언론이 이번 선거를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김용민을 심판하는 선거로 몰아갔다. 조중동, 새누리당, 그리고 일부 낡고 부패한 교회 권력 연합군이 공격을 하는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발언했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조중동, 그리고 일부 교회 권력들과 정말 ‘잡놈’처럼 싸워보겠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몇 년 전 서울 대학로에 벙커1교회를 개척하고,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최근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신대원 입학 당시 “나 같은 사람도 목사가 되어, 목사는 본래 특권적 지위를 누리는 직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민 이동원
▲김용민 씨는 선거운동 기간 도중 이동원 목사와 찍은 위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했었다. 당시 이 목사는 그에게 안수기도를 해준 것으로 보도돼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후일 이에 대해 “그가 새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해서 충고해 주러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용민 씨 블로그
김용민 씨의 아버지는 예장 통합 교단의 김태복 원로목사다. 김태복 목사는 김용민 씨가 2012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아들의 막말 파문에 대해 “19금(禁) 성인방송에서 한 발언이기에 너무나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음담패설이나 다름없는 것들이고, 목사 아들로서는 너무나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면서도 “새누리당과 대부분 메이저 신문들과 정부에 장악된 방송들은 대통령 탄핵에 해당되는 ‘민간인 사찰’이라는 엄청난 정권 범죄를 물타기하기 위해 아들의 막말을 목에 걸고 제물로 삼아 집중공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전적을 가진 김용민 씨가 권토중래 또는 복수혈전을 꿈꾸며, 그에게는 ‘척결 대상’인 교회들을 무너뜨리려고 이번 고발에 나선 것일까? 그러나 김 씨의 이 같은 활동은 오히려 반감과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난 제19대 총선에서는 보수 정당인 당시 새누리당이 예상을 뒤집고 과반을 차지하며 압승했는데, 이 같은 결과에 김용민 씨의 막말 논란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선거 직후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이슈에 대해 22.3%가 ‘막말 파문’이라고 답했다.

그런 그가 이번 총선에서는 그가 몸담았던 현재의 여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조용히 묻힐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