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투데이 선정 ‘2014년 한국교회 10대 뉴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세월호 참사, 교황 방한, 동성애, 극단주의 테러 등

2014년이 저물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올 한 해 기독교계를 결산·평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한다.

1. 세월호 참사

▲6월 1일 서울 명성교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도중, 주요 참석자들이 강단에서 무릎을 꿇고 회개기도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6월 1일 서울 명성교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도중, 주요 참석자들이 강단에서 무릎을 꿇고 회개기도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부활절 직전인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의 세월호 침몰은, 올해 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최악의 참사 중 하나였다. 수많은 생명을 잃은 아픔도 아픔이었지만,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선박직 승무원들의 무책임한 행태, 선사의 안전의식 결여, 관련 당국과 정치인들의 부실한 사전 점검과 사후 대처 등으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들을 보여줬다. 세월호를 운영하는 선사의 실소유주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구원파에 대해서까지 사회적 비판이 들끓었고, 이 사건 수사와 특별법 제정 논란 등으로 국론이 분열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교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성도들은 대참사 앞에서 엄청난 무력감을 느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데는 이 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안전불감증·부정부패·무능력 등이 큰 영향을 미쳤고, 이에 대해 교회들이 올바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시류에 편승했었다는 자성과 회개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회가 상처받은 이들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는 신정론에 대한 논란도 낳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후임 총리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씨가, 과거 교회에서 근현대사를 강연하던 도중 ‘하나님의 뜻’을 언급했던 것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최초 보도한 언론이 다소 왜곡한 측면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문 씨는 낙마하고 말았다.

2. 교황 방한과 가톨릭

▲8월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식이 열린 가운데,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와 교황방한대책협의회가 같은 시각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8·16 기도 대성회’를 열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8월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식이 열린 가운데,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와 교황방한대책협의회가 같은 시각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8·16 기도 대성회’를 열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8월 교황 방한을 전후로 교계에서는 큰 혼란이 일었다. 특히 “교황 방한을 계기로 천주교가 대대적인 홍보를 한다면, 그렇잖아도 이미지가 크게 실추돼 있는 기독교에서 교인들의 대거 이탈 및 수평이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는 기독교에 대한 조소와 비난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또 교황과 가톨릭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보수 교계에서는 가톨릭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 대부분일 뿐 아니라 일각에서는 ‘이단’이라고까지 한 반면, 진보 교계에서는 가톨릭과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를 창립할 정도로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가톨릭과 교황의 행보와는 관계 없이, 한국교회가 바로 서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교회가 성경과 교회사를 바르게 알고 바르게 전해야 하며, 화합하고 연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 한국교회 위협하는 동성애 이슈

▲동성애에 반대하는 교계·시민단체들의 집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동성애에 반대하는 교계·시민단체들의 집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동성애 이슈는 서구를 넘어 이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성 군인 간의 성적 행위를 2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군형법 92조의6를 삭제하자는 내용의 입법 발의가 되는가 하면, 백주대낮에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동성애자들의 축제가 벌어지기도 했고, 국가인권위법과 교과서 등에 동성애를 조장하는 내용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서울시민인권헌장 역시 동성애 차별금지조항으로 인해 논란을 낳았다.

대부분 동성애에 대해 반대 입장인 한국교회는, 동성애를 조장하거나 동성애 비판을 제재하는 시도들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동성애가 선천적이지 않다는 연구, 동성애는 치유 가능하다는 탈동성애자들의 여론 결집, 성명 발표, 대규모 집회 등의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서구의 경우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곳도 적지 않고, 동성애를 비판하거나 동성결혼식에 주례를 서지 않거나 물품을 판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기독교 교단들에서조차 동성애자 성직 안수와 동성결혼 주례를 인정하는 경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 또한 그 같은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4. 연합운동 기상도는 여전히 ‘흐림’

▲얼마 전 열린 ‘나부터 사과’ 행사에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왼쪽)과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오른쪽)이 서로 손을 맞잡은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얼마 전 열린 ‘나부터 사과’ 행사에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왼쪽)과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오른쪽)이 서로 손을 맞잡은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 균열히 본격화된 2011년 말부터, 한국교회의 연합과 하나됨은 계속 요원한 상태다. 홍재철 목사가 8월경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임기를 1년 반 가까이 남겨둔 채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전격 사임하고 이영훈 목사가 그 뒤를 이어 9월경 당선돼 취임하며 분위기를 쇄신했지만, 아직까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비롯한 다른 교단들은 한기총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장 합동은 9월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를 결의하기도 했다.

한교연은 한영훈 전 대표회장이 잠시 리더십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갈등을 비교적 잘 조정해 양병희 현 대표회장에게 배턴을 넘겼다. 양병희 목사가 한교연 대표회장에 취임한 뒤, 양 목사와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하며 “한국교회가 연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총무 인선 과정에서 통합측이 가처분소송을 제기하고 총회 도중 퇴장하는 등 전례없는 큰 갈등을 빚었다. 결국 김영주 총무가 연임에 성공했으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게 됐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는 백남선 목사가 상임회장에 취임하면서 그가 속한 합동측도 몇 년 만에 활동을 본격 재개, 주요 연합기관들 중 가장 원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5.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집단들에 대한 공포 확산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단이 귀국 후 테러로 목숨을 잃은 고인의 빈소에서 기도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단이 귀국 후 테러로 목숨을 잃은 고인의 빈소에서 기도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집단들의 반인륜적 범죄가 극심했다. 세계적으로, 그리고 같은 이슬람 내부에서도 이 같은 테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IS 소탕전에 나섰다.

외교협회(Council for Foreign Relations, CFR)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보코하람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수는 약 10,340명에 이른다. 유엔의 통계에 의하면, 같은 기간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살해당한 사람들의 수는 10,733명이다. 특히 IS는 이라크 주요 도시들을 점령하고 현지 기독교인들과 소수종교인들을 말살하면서, 보코하람은 지난 4월 나이지리아에서 200명이 넘는 여학생들을 납치하면서 악명을 높였다.

지난 2월에는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단이 이집트에서 과격 이슬람 단체에 의한 폭탄테러를 당해, 한국의 교인들과 국민들에게도 엄청난 충격과 아픔을 줬다. 故 제진수 집사는 당시 현장에서 테러범을 온몸으로 막아 희생자를 줄이면서 소천, 보건복지부에 의해 의사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6. 대신·백석, 역사적 통합 완수할까

▲백석 장종현 총회장(왼쪽)과 대신 전광훈 총회장(오른쪽)이 통합을 선언하며 손을 맞잡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백석 장종현 총회장(왼쪽)과 대신 전광훈 총회장(오른쪽)이 통합을 선언하며 손을 맞잡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10여년 동안 통합 시도와 결렬을 수 차례 반복해왔던 예장 대신과 백석은, 올해 9월 정기총회에서 각각 조건부 통합을 만장일치 결의하면서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최근 양측 지도부는 교단명·총대수·역사 등의 문제에 합의안을 도출해 공증하고, 12월 16일에는 통합총회까지 개최했다.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가다가, 내년 9월 정기총회에서 완전한 통합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신 내에서는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히 거세, 과연 의견 일치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신측 전광훈 총회장은 “90% 이상의 교회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교단 통합은 하지 않겠다”고 수 차례 강조하고 있다.

7. 통합측 총회연금재단 논란

예장 통합 총회연금재단은 지난 몇 년 동안 투명성과 건강성에 대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이 재단에는 무려 1만3,205명의 목회자가 가입해 있으며 총 보유자산은 3068억원에 달해, 이 문제에 교단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월 통합측 정기총회는 연금재단 총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이를 집중 다뤘고, 이후 철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8. 방지일 목사 소천

‘최고령 목회자’ ‘영원한 현역’ ‘한국교회의 산 증인’ 방지일 목사(영등포교회 원로)가 10월 10일 오전 향년 103세로 소천했다. 교단과 교파와 이념과 지역을 넘어 두루 존경받던 어른이 떠난 데 대해, 많은 성도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9. 애기봉 성탄트리 철거와 재건 시도

1953년 한국전쟁 당시 한 병사가 크리스마스 때 평화를 기원하면서 세운 성탄트리에서 유래된 애기봉 등탑이, 최근 안전 문제로 철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철거 반대측은 등탑이 평화의 상징물이라고, 찬성측은 등탑이 북한을 자극한다고 주장했다. 철거에 강력 반대해왔던 한기총은 애기봉 등탑 자리에 성탄트리를 설치하기로 하고 국방부 허가까지 받았으나, 남북관계와 주민 안전 및 여론 등을 고려해 18일 계획을 철회했다.

10. ‘병영문화 개선’과 한국교회의 역할 고민

GOP 총기난사와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며, 병영문화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셌다. 이에 기독교계, 특히 군선교 사역자들은 올바른 병영문화 확립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반성과 다짐을 하기도 했다.

기타: 이 밖에 판교 충성교회 등 이단에 경매로 넘어간 교회 건물들, 전용재 감독회장이 가처분 인용으로 복귀한 뒤에도 계속되는 감리교의 내홍, 선교 지도자들이 집중 논의한 자신학화, 연세대 사태와 관련한 기독교계의 소송 패소 확정, 한국-중국 기독교 교류 활성화, 종교인 과세 논란, 홍혜선 씨의 ‘12월 전쟁설’ 해프닝, 전병욱 목사에 대한 노회 재판 착수 등이 올 한 해 교계를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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