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목사가 취지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스스로 철저히 반성하고 나라를 바르게 세우자는 운동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이하 국민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운동의 기독교위원회 운영위원회가 20일 오전 서울교회에서 첫 모임을 열고, 구심점 역할을 감당할 것을 다짐했다.

1부 경건회에서는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의 사회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가 기도하고, 이종윤 목사(서울교회 원로)가 설교를 전한 뒤 김선규 목사(성현교회 담임)가 축도했다. 2부 회의에서는 송기성 목사(정동제일교회 담임)가 사회, 서경석 목사(집행위원장)가 현황 설명 및 발기문·선언문 추인, 손인웅 목사가 국민운동을 위한 기독교인 10가지 약속 선포를 맡았고, 고문·대표·운영위원 위촉이 있었다. 3부 조찬에서는 김동권 목사(진주교회 원로)가 기도했다.

국민운동은 5월 26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약 600명의 발기인들이 모여 출범대회를 열고 상임대표로 송월주 스님(불교), 이종윤 목사(기독교), 이한택 주교(가톨릭), 이세중 변호사(법조계), 김진현 전 장관(학계·언론계), 이상훈 전 장관(국방안보), 최열곤 전 교육감(교육),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문화예술), 김정숙 여협회장(여성계)을 추대했다. 이후 시민들이 폭발적 반응을 보여 지금까지 900명의 발기인이 모였다. 서경석 목사는 “세월호 사태와 같은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나라가 바뀌지 않는다면,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윤 목사는 ‘주여 나는 아니지요?’(마 26:20~25)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라고 말씀하시자 가룟 유다를 포함한 제자들이 “주여 나는 아니지요?”라고 질문했던 것을 언급한 뒤, “교회사를 보면 교회 밖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예수님을 괴롭힌 일이 많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세월호 사태는 선주의 욕심, 선장의 책임 회피, 관청의 불찰이 합쳐져 생긴 일이라 하지만, 고로 ‘나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세상을 책망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원망을 듣고 있다면 누구의 책임인가. ‘나는 아니지요’가 아니라 ‘내가 죄인입니다’라고 한다면 역사가 달라질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입술로만 회개하고 회개의 열매는 맺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데, 이 운동을 통해 자신은 물론이고 민족과 국가도 바로 세우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이 모두 기립한 가운데 손인웅 목사가 ‘기독교인의 10대 약속’을 낭독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국민운동은 발기선언문에서 도덕적 해이 반성, 황금만능주의(경제제일주의·소비만능주의)와의 결별 및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정치 개혁, 공직사회 부패와 관료주의 횡포 근절, 모든 형태의 안전불감증 추방, 바른 역사 이해와 공권력·법치 확립 및 국가정체성 위해세력 통제, 바른 인성·공동체·국가정체성교육 재개, 통일역량 강화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사회 일각에 세월호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무정부상태를 야기시키려는 세력이 있음을 개탄한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순수하게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려는 국민적 노력에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잘못된 선동에 오도되지 말 것과 정치권이 성숙한 대처로 세월호가 남긴 상처를 치유할 것을 요청했다.

창립선언문에서는 전 국민적 반성운동에 나설 것, 지도층과 기득권층부터 기득권 배반의 모범을 보일 것, 부정부패 척결을 최대의 과제로 삼을 것,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 감시운동을 벌일 것, 국가정체성에 기반을 둔 국민통합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 통일기반 조성운동이 될 것 등을 강조했다. 특히 지방조직화와 SNS 활용 등을 통해 국민대중운동이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기독교인의 10대 약속’은 잘못된 의식과 구조악 개혁(정치), 법과 질서 존중(사회), 황금만능주의·이기주의와 결별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경제), 문화의 기독교화 추구(문화), 인성과 국가정체성 확립에 기여하는 교육(교육), 부정부패 척결하고 공동선 추구(국민), 가정을 순결·사랑·행복의 안식처로 만들 것(가정), 이웃이 서로 돕고 사랑하며 공동체인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웃), 청결하게 보존하고 절약(환경),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거듭나게 할 것(교회) 등이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조직으로는 고문에 방지일·림인식 목사, 상임대표 이종윤 목사, 공동대표 손인웅·김선규·이정익·이영훈·박순오 목사, 김영헌 감독 등을 위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