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의 추징, ‘교회의 탈세’로 보는 시선 적절한가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카페 등 시설 유무만으로 수익성 판단해선 안 돼

교회 등 종교시설에 최초로 세금이 부과됐다. 서울 강남구청은 최근 ‘비과세 대상 부동산의 사후 이용실태 감사’를 벌여 일부 교회와 사회복지법인 등에 토지 및 건물분 재산세 총 5억여원을 추징했다고 24일 밝혔다.

▲강남구청의 이번 과세에서 주로 표적이 된 것은 교회 운영 카페였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선교와 일자리 창출 등의 목적으로 카페를 운영해 그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의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상기 사진은 한 교회가 운영하는 카페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강남구청의 이번 과세에서 주로 표적이 된 것은 교회 운영 카페였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선교와 일자리 창출 등의 목적으로 카페를 운영해 그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의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상기 사진은 한 교회가 운영하는 카페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현행법상 종교시설은 해당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가 면제된다. 그러나 이는 다만 부동산이 ‘종교적 목적’에 이용될 경우에 한하고, 만약 그것이 수익사업에 사용되면 세금을 내야 한다. 사회복지법인 등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적발된 곳들은 모두 이 법에 걸렸다. 즉 종교시설 및 사회복지법인으로 지금까지 재산세 등 세금을 면제받았는데, 알고 보니 수익사업을 했다는 것이다.

일부 일간지들은 이런 사실을 전하면서 강남의 유명 대형교회들을 직접 거론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망교회(담임 김지철 목사)는 교회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돈을 벌었으면서도 수익사업을 한다고 신고하지 않아 약 6백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했고, 청운교회(담임 이필산 목사)도 체력단련장 운영 등으로 인해 1억여원의 세금을 내야 했다.

사회복지법인인 밀알복지재단은 이들보다 많은 3억여원의 재산세를 추징당했다.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건물 지하 1층에 카페를 운영하고 미술관을 지어 임대사업을 벌였으며, 공연장 사용료도 받아왔다는 것이다.

강남구청 감사담당관은 “감면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은 부동산에 대해서는 사용기간에 따라 최대 5년간 재산세를 모두 소급해 6월 중에 추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재산세 비과세(감면) 및 사후확인을 명확히 해 세원 누락을 사전에 방지하는 한편 과세형평성을 확보, 투명한 세무행정이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본지 확인 결과 청운교회와 밀알복지재단은 추징된 재산세를 모두 완납했다. 소망교회측과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종교시설 내 사업 유형만으로 수익성 여부 판단 안돼

그런데 이들 교회와 재단이 분명 현행법을 어긴 것은 맞지만, 과연 “법이 추구하는 목적까지 어겼느냐” 하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강남구청은 엄연한 종교시설에 수익이 목적인 카페 등이 있으니, 이를 교회가 ‘수익사업’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카페의 존제 자체를 종교적 목적에서 벗어났다고 본 것이다. 강남구청 담당관은 “종교시설에서 카페를 운영한 것 자체가 (종교시설을)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운교회 한 관계자는 “체력단련장은 교인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든 것”이라며 “교회 시설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한 일이다. 운영도 교회가 직접 하지 않고 비영리 단체에 위탁했다. 회비 역시 전기료 등 실비만 받았다”고 말했다. 밀알복지재단 정민용 과장도 “카페나 제과점, 미술관 등은 모두 장애인 재활을 위해 만든 것”이라며 “미술관은 무료로 임대하고 관람료도 없다. 오보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즉 내용상 이들의 시설 이용은 ‘종교 및 사회복지를 위한 목적’에 부합하는 면이 있음에도, 강남구청은 해당 사업의 유무만을 보고 그것을 종교 및 사회복지 차원의 목적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 세금을 추징한 셈이다.

한 교계 관계자는 “종교시설이 운영하는 사업의 유형만을 보고 그것을 수익사업이라고 해선 안 될 것”이라며 “해당 사업으로 인한 수익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도 법 지켜야 하지만, 법도 현실 반영해야

문제는 이번 일이 강남구 교회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회 카페’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각 지자체가 강남구청과 같은 감사를 실시하면 교회들이 무더기로 적발될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결국 오늘날 교회의 현실이 반영된 관련 법의 보완 및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적기업 지원센터 박상규 사무국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교회들은 아마 카페 등을 사업자 등록 없이 운영한 곳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에 따르면 종교시설로 등록된 교회가 카페 운영을 위해 사업자 등록을 하려면 건물의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 그럼 더 이상 종교시설이 아니어서 면세 혜택도 없고, 따라서 이번처럼 감사에 걸릴 일도 없다는 게 박 국장의 설명이다.

박 국장은 “하지만 용도 변경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해, 교회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카페 등을 운영하기가 사실 어려운 여건”이라며 “가능한 한 법을 지켜야 하지만, 지금 법이라는 게 시대에 뒤처져 있는 부분도 있다. 선교에 대한 해석이 매우 좁다. 그러니 카페 운영 등이 교회 입장에선 선교지만 법은 그것을 선교로 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밀알복지재단 정민용 과장도 “강남구청이 우리 재단의 사업들에 순수 사회복지가 아닌 수익사업적 성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이면에는, 관련 법에 대한 세부시행규칙이 없다는 점이 있다”면서 “감사하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수익사업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규 국장은 “먼저는 교회들이 스스로 법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카페 등의 수익금이 아무리 선교에 쓰인다 할지라도 건물의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면 정확하게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제도적으로 용도 변경이 불가능한 뉴타운 내 교회 등에 대해선, 그 사업 목적을 따져 부분적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법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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