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한 미국인 간호사가 전쟁고아를 돌보고 있는 모습.
CTS기독교TV(회장 감경철)가 오는 5월 22일부터 28일까지 6박 7일간 한국전쟁 이후 고아 돌봄 사역에 헌신했던 미국 선교사 일행 국내에 초청한다.

이번 행사는 한국을 위해 젊음을 바친 선교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감사와 섬김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CTS 창립 17주년과 한국전쟁 발발 62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추진됐다.

이들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우리나라에 파송되어 1972년까지 대구, 경산 지역을 중심으로 고아와 불우한 사람들을 도왔으며, 특히 1953년 2월 설립한 직업학교를 통해 고아들에게 일반 지식과 다양한 직업 기술을 가르쳤다.

갈 곳 없는 고아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옷, 거처할 숙소를 제공한 이들 선교사들은 직업학교 봉사 외에도 의료 활동, 보육원 교사 훈련, 전쟁 과부에 봉재 기술을 가르치는 등 당시 재건 사업에 큰 보탬이 됐다.

이들 선교사들은 현재 70세 후반부터 90세 초반까지의 초고령으로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한국 방문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한국을 떠난 후 수십년 만에 다시 방한하는 것으로, 저마다 노령임에도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1956년 갓 결혼 후 부부가 함께 3년간 한국에서 봉사했던 캔브런크(83세), 트와일라 선교사(아내, 81세) 부부는 “젊은 시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한국의 직업학교 교장직을 제의 받은 후 하나님께서 선교사가 되라고 말씀하신 것을 확인해 볼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 한국에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그 실상은 알지 못했다. 당시 우리는 한국으로 가는 것이 더욱 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며 있어야 할 곳을 찾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나님은 저희 부부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허락해 주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국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 전부가 아니란 걸 알았다. 부와 교육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고 한국 사람을 통해 그것을 배웠다. 한국에 가지 않았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삶의 방식들을 한국 사람들이 제게 가르쳐준 셈이다. 그래서 저는 3년간 한국에서 봉사할 수 있었음을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했다.

로버트 거버 선교사(76세, 1957-60년 구호물자 분배 담당)는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을 생이별하게 했다. 그곳에 갔을 때 사람들의 상황이 얼마나 끔찍하고 가난했는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또 하나 기억하는 끔찍한 상황은 당시 한국에 한센병이 성행했다. 한센병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한국 사람들의 진가를 매우 잘 안다. 한국 사람들은 마음도 무척 넓어서 사랑을 안 할 수가 없다. 너무도 멋진 사람들이다. 이번에 방한하여 한국 사람들을 다시 만나길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다. 우리의 추억을 새롭게 하고 특별한 방문이 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전쟁 직후 한 미국인 선교사가 고아들과 함께한 모습.

마블 브런크 선교사(86세, 1959-64년 간호사 봉사활동) “여성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간호사 사역으로 투입되어 사랑으로 고아들을 섬겼다. 굶주린 사람들, 부모를 잃고 하루아침에 고아로 남겨진 이들의 상황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벌거숭이 언덕 위 판잣집에서 살거나 길에서 그냥 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고아원은 부모를 잃은 아이들로 가득 찼고 어떤 가정은 아이에게 먹일 것이 없어서 시청이나 병원으로 아이를 데리고 왔다. 우리는 아이를 한 명이라도 더 받아줄 고아원을 찾아 다녔다”고 전했다.

존 주크 선교사(79세, 1956-63년 직업학교 교장)는 “한국에서 봉사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언제나 감사한다. 직업학교에서는 학업을 위한 수업을 했다. 영어, 한국어, 세계사, 한국사, 수학, 생물학 등을 가르쳤다. 한국 전쟁 직후 한국은 굶주림으로 사람들이 죽어갔고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 거리를 헤맸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가난이 바로 한국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학교도 잘 다니는 줄 안다. 그런 소식에 매우 기쁘고 속히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 기대감으로 가득하다”고 했다.

베티 선교사(82세, 1953-56년 간호사 봉사활동)는 “미국에 돌아간 뒤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을 잊지 않고 있다. 한글 서적, 붓글씨 등 한국 소품들을 집안 곳곳에 모으고 있다”며 “결혼한 지 6개월 만에 한국으로 갔다. 고아들이 많은 고아원에서 일했다. 특별히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느꼈다. 우리 가족은 미국에 돌아와 2명의 전쟁 고아를 입양했다”고 밝혔다.

보스 선교사(83세, 1957-72년 직업학교 교장)는 “한국에서 봉사한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그것은 내 인생을 변화시켰다. 그렇게 많은 사람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다는 것, 학교에서 교사로 일한 것,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이 인도하셨다. 나는 한국에 있게 된 후로부터 한국에 대한 꿈을 꿨다. 그것은 내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 있던 그 세월이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고 전했다.

루쓰카임 선교사(92세, 1958-61년 미싱프로젝트 책임자)는 “나는 한국에 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매우 기대감에 차 있다. 한국에서 봉사한 이후 한 번도 다시 가본 적이 없는데, 달라진 한국을 다시 본다는 것은 매우 멋진 일일 것이다”고 했다.

로이스밀러(75세, 로이선교사 미망인)는 “남편은 한국 방문을 앞두고 지난해 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자주 눈물을 흘렸다. 그의 소원은 한국에 다시 가는 것이었다. 죽은 남편에게 한국에서의 경험은 인생에서 가장 훌륭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의 주요 일정은 ▲환영 감사예배 ▲한국 제자 재상봉과 직업학교 동문회(대구, 춘천) ▲대구 경산 지역 사역지 방문 ▲대한민국 발전상 견학(서울) 등이 있으며, CTS는 다큐멘터리 등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 시청자에게 이들의 방한을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CTS 감경철 회장은 “이번 초청 행사를 후원해주신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감사드리며, 뒤늦게나마 잊힐 뻔한 대한민국의 은인들을 기억하고 섬길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