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10:1 여호수아가 아이를 취하여 진멸하되 여리고와 그 왕에게 행한 것같이 아이와 그 왕에게 행한 것과 또 기브온 거민이 이스라엘과 화친하여 그 중에 있다 함을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이 듣고 2 크게 두려워하였으니 이는 기브온은 왕도와 같은 큰 성임이요 아이보다 크고 그 사람들은 다 강함이라 3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이 헤브론 왕 호함과 야르뭇 왕 비람과 라기스 왕 야비아와 에글론 왕 드빌에게 보내어 가로되 4 내게로 올라와 나를 도우라 우리가 기브온을 치자 이는 기브온이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자손으로 더불어 화친하였음이니라 하매 5 이러므로 아모리 다섯 왕 곧 예루살렘 왕과 헤브론 왕과 야르뭇 왕과 라기스 왕과 에글론 왕이 함께 모여 자기들의 모든 군대를 거느리고 올라와서 기브온에 대진하고 싸우니라 6 기브온 사람들이 길갈 진에 보내어 여호수아에게 전언하되 당신의 종들 돕기를 더디게 마시고 속히 우리에게 올라와서 우리를 구조하소서 산지에 거하는 아모리 사람의 왕들이 다 모여 우리를 치나이다 하매

1. 속전속결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공격하는 것은 그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았다. 하나님은 여리고 전투를 적극적으로 인도하셨으며 아이 성을 공격하는 데에도 주관적으로 개입하셨다. 그런 다음 기브온 사람들에게 속임을 당한 사건이 있는데, 그 후로는 급박하게 돌아가던 전쟁의 상황이 멈추는 듯하다.

하나님은 때때로 모든 일을 속전속결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인다. 가나안은 하루 아침에 완전히 정복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차츰차츰 가나안 족속을 몰아내겠다고 미리 말씀하셨다. 출애굽기 23장 30절에서 하나님은 “네가 번성하여 그 땅을 기업으로 얻을 때까지 내가 그들을 네 앞에서 조금씩 쫓아내리라”고 하셨다. 이것은 그들이 기업을 차지할 수 있는 역량에 따른 것이리라.

그러므로 믿는 이와 사역자들은 하나님께서 그분의 약속을 기대한 만큼 속히 이루어주시지 않는다 하여 원망하거나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여겨 포기할 필요도 없다. 그분을 믿고 그분의 응답을 받아온 사람들은 그분이 조만간 다 이루신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분은 사람처럼 서두르거나 조급해하지 않으신다. 여기서 여호수아는 오히려 가나안 부족들이 쳐들어오기를 기다린 듯하다.

성도들은 하나님의 성전이다(고전 3:16). 그러므로 우리 속에 있는 악한 관념, 기질, 습관, 이론들은 가나안 부족처럼 다 내쫓아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를 변화시킬 때 어떤 것들은 천천히 내쫓는 경우가 있다. 또 환경이 일어나서 자연히 싸우면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갓 믿은 성도가 술 마시는 일을 끊지 못하고 계속 탐닉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의 몸은 그리스도의 영이 거하는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이므로 그 안에 술을 취하도록 담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처음 믿은 성도에게는 그 즐거움을 한 번에 끝낼 수 없다. 그의 온 몸은 응당 하나님의 거처로서 성령으로만 충만해야 하고 술로 충만해서는 안 되지만(엡 5:18) 그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가 때때로 그러한 성도들의 상황을 볼때 그를 원래 점령하고 있던 가나안의 술마귀는 쉽게 떠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은 주님을 믿었으니 그만 술을 마시기를 기대하지만 소용이 없는 듯 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들의 형편에 동정이 가는 때가 있다. 그는 때때로 술을 마시지 않으면 인생의 재미가 하나도 없다. 이제부터 그는 무슨 낙으로 살겠는가? 아무런 낙없는 듯 하다. 일주일에 한 두번 교회에 오는 것으로 그가 교회생활과 말씀과 그 누림에 만족스러워 술을 끊을 수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자동적으로 그런 형제는 아주 곤란한 세월을 보내게 된다.

그가 술을 더 이상 마시지 않을 때는 그의 속 사람이 성령으로 충만케 되어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아도 만족을 누릴 수 있을 때이다. 그는 이미 말씀과 성령으로 충만되며, 하나님을 섬기며, 주님으로 더불어 먹고 마시며,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만족감과 즐거움으로 술의 즐거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 비로서 그 때 그는 술마귀를 쫓아내기에 좋은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 너무 일찍 술마귀를 내쫓아서 다른 귀신, 술보다 더 흉악한 것이 들어와서 진치는 수가 있다. 하나님은 바로 이런 것을 염려하여 조금씩 쫓아낸다고 하신 것이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기업으로 얻는 역량만큼 쫓아내는 것이다.

어떤 형제는 너무 일찍 술과 세상의 쾌락을 쫓아내고 안 좋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의 영 안에 진리와 생명이 부족한데 교회의 봉사나 행정과 재정을 관심하며, 흥미를 붙이게 된다. 그는 변화받은 생명이나 진리가 없이 과거에 술 마시고 즐기던 바로 그 육체로 교회의 여러가지 일을 자신의 제1차 관심거리와 흥미로 삼아 섬기게 되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많은 사람에게 큰 어려움의 요인이 되고 결국 실족하여 교회생활을 접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다음에 회복되기가 더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성전인 우리 몸에서 각종 가나안 부족인 대적들을 쫓아내실 때 조금씩 조금씩 쫓아낸다고 하신 것이다.

2. 남부 다섯 왕의 동맹

10장의 내용은 가나안의 남부 다섯 왕이 동맹하여 기브온을 공격한 것과(1-5절) 기브온이 여호수아에게 구조를 요청한 것과 여호수아가 다섯 왕의 군대를 격파한 것과(6-11절) 태양과 달이 여호수아의 기도로 멈춘 사건과(12-15절) 막게다 굴에 숨어 있는 다섯 왕을 멸한 것과(16-27절) 남부 가나안을 정복한 것을 담고 있다(28-43절).

가나안의 남부 다섯 왕이 동맹하게 된 것은 여리고 성의 멸망과 아이 성의 패망, 그리고 기브온의 화친 항복에 따른 것이다. 이들이 기브온을 공격하려 한 것은 실상 이스라엘을 공격하려 한 것과 같은데, 그것은 기브온이 왕도(王都)와 같은 큰 도성이고 그 거민들도 강했는데(2절) 만일 그들이 이스라엘과 한편이 되면 이스라엘이 더 강해지고 따라서 자신들의 멸망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브온을 쳐서 여리고와 아이의 패배를 만회함으로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의 기세를 꺾으려 한 것이다.

3.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들의 연합

헤브론은 우정(友情) 또는 교통(fellowship)이라는 뜻이며, 예루살렘 남방(22마일 거리)에 위치하고 거기에 아브라함 일가(一家)의 분묘인 막벨라굴이 있다(창 23:19). 야르못은 높은 언덕 위에 있는 성읍이고 예루살렘 서방에 있으며 라기스는 서남방, 에글론은 유다의 낮은 지대에 위치해 있다. 이 남방의 다섯 왕이 동맹하여 기브온을 치려 하자 기브온은 이스라엘에게 구조를 요청하였고 이스라엘은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병력을 출동하였다.

이 다섯 왕들은 기브온을 가나안 왕국들의 반역자로 여겨 그들을 멸하기로 하였다. 그들은 기브온의 화친 항복이 가나안 땅의 여러 왕국들에 상당한 타격과 사기 저하를 가져올 것을 염려한 것이다. 그들은 이 싸움을 세력의 다툼으로 보았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들은 종종 공통의 목표를 갖고 쉽게 연합하고 동맹하여 하나님의 역사를 대적하나 반드시 패하고 만다. 여호수아는 즉시 전투에 나섰다. “여호수아가 모든 군사와 용사로 더불어 길갈에서 올라가니라”(7절). 길갈에서 올라가는 사람들이 결국은 승리하는 것이다. 아무리 연합군의 수가 많고 강하다 하나 길갈에서 올라간 이스라엘은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근거로 싸우는 자들이니 그들을 당할 자 없는 것이다. 하나님은 죽음과 부활에 연합하여 싸우는 그분의 자녀들과 언제나 함께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