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진 모든 재능과 물질, 여러 인맥들과 경험, 지식, 그리고 영적인 은혜들,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그것이 바로 나의 달란트라는 것을 알았다.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 남들이 갖지 못한 전문적인 지식들, 사회 생활과 교회 생활 가운데 만났던 수많은 인맥들, 그런 것들이 얼마나 큰 보배인지 말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달란트를 배가할 수 있는 ‘이모작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여기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40~60대 은퇴 후 노후생활을 보내는 이들을 ‘시니어’(Senior)라 하고, 그 시기에 하나님의 선교사역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시니어 선교사’라고 한다. 시니어선교한국의 최철희·최혜숙 선교사 부부는 ‘이모작선교네트워크’에서 시니어 선교사와 사역지와의 연결을 위한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각종 노후생활 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만큼, 시니어 선교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이모작선교네트워크 상담사 최철희·최혜숙 선교사 부부. ⓒ오유진 기자

-시니어 선교사가 젊은 선교사보다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

“예전에는 장기 선교사의 경우 3, 40년 거의 생의 전부를 선교지에서 보내는 분들이 많았다. 지금은 10년, 혹은 20년 사역이 그리 쉽지 않다. 어느 통계에 의하면 선교사의 평균 사역 기간이 8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60세에 선교지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평균 사역기간인 8년은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결론이다.

젊은 선교사들에 비해서 시니어 선교사들이 더 안정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이유를 한 가지 든다면 이들은 어느 정도 자녀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젊은 선교사들은 자녀 출산, 부양이나 교육 때문에 쏟는 시간이 너무 많다 .자녀 부양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을 탓할 수만은 없으나, 이들에 비해 시니어 선교사들은 사역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시니어들은 어느 정도 재정적인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니어 선교사들이 연금이나 노후를 위한 저축 등이 있다면 그리 크게 후원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교회들의 선교비 지원이 더 이상 증가하고 있지 않는 것도 간과하지 못할 현실이다. 시니어 선교사들의 가장 큰 강점은 그들이 가진 경험과 지식, 전문성이나 기술을 선교지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선교는 다양성을 요구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인은 평생을 자신의 기술과 전문성을 생업으로 가지고 살아온 시니어 선교사들이야말로 현대 선교의 가장 좋은 자원이라고 확신한다.”

-기존 살아왔던 방식 때문에 선교활동 중 어려움은 없나.

“시니어들의 고착화된 사고나 권위의식을 지적할 때가 많다. 수직적 관계 중심의 사고를 가진 한국 문화에서는, 그것이 젊은 선교사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니어 선교사들이 주장하는 자세가 아니라 섬기는 자세로, 주도적인 입장이 아니라 조력자의 입장으로 있고, 배우고 용납하며 젊은 사역자의 배후에서 밀어주는 겸손과 지혜가 있다면 좋은 협력 관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시니어 선교사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니어 선교사에게 사랑과 섬김의 자세가 유지된다면, 오히려 팀이 안정되고 분쟁을 줄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또한 선교사의 어린 자녀들에게는 가족적인 분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니어 선교사가 기존 젊은 선교사와 한 팀을 이루어 상호보완적인 협력자로서의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며, 이를 위한 훈련과 교육을 받는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니어 선교사들의 약점 중 하나는 언어학습이나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건강 문제로 자주 귀국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선교사는 젊고 강해야 선교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이제 설득력이 없어지고 있다.

50년 전만 해도 30세만 넘으면 선교사로 지원할 수 없는 단체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젊은이가 아니고는 선교 현지의 어려움을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교지의 풍토병이나 여러 가지 질병과 의료시설이 없는 현지 상황 속에서, 나이 많은 선교사는 실제 사역이 불가능했다. 교통이나 통신도 매우 열악했다. 지금도 어떤 교단에서는 선교 지원자의 나이를 40세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선교지 여건이 많이 변화되었다. 대부분의 선교지에 의료시설이 있고 의료시설이 없는 곳에서도 중병에 걸린 경우에는 즉시 비행기로 후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떤 노 선교사들도 사역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선교사님이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 달라.

“나 역시 50대 중반에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고 헌신한 ‘시니어 선교사’이다. 우리는 부부가 함께 헌신하여 젊은이들과 똑같이 훈련을 받은 후 중앙아시아 K국으로 파송을 받았다.

지금 우리 부부는 인생의 후반기를 하나님의 나라와 선교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시니어들을 상담하고 사역지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급적 시니어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살려서 그들에게 맞는 사역지를 연결하되, 그들의 형편이나 여건,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장기 혹은 단기로, 또는 국외 혹은 국내 사역자로 일할 수 있도록 상담하고 연결하는 사역이다. 즉 지금까지는 나 중심으로, 성공을 위해 달려온 삶이었다고 한다면 인생의 후반기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자신의 달란트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용함으로써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후반기의 삶을 살자는 것이 우리 사역의 주된 목적이라 하겠다.

시니어들이 가진 달란트를 배가할 수 있는, 이모작 삶을 살자는 뜻에서 ‘이모작 선교 네트워크’라고 이름했다. 많은 시니어들이 이러한 비전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에게 적합한 사역지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선교지에서는 선교지대로 협력자·동역자를 찾지만 어디에 요청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양쪽의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종의 선교복덕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기존 시니어 선교사들은 선교 단체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인 친분을 통하거나 혹은 개교회의 파송으로 나가는 소위 ‘나홀로 선교’가 많다. 시니어 선교사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상담 및 지도를 하는 것은 물론 선교단체가 각각 할 수도 있겠지만, 시니어 선교사들은 워낙 그들이 가진 삶의 경험과 기술과 전문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 지원자에 맞는 선교지와 사역 등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선교 단체의 정보를 가진 통합적 컨설턴트 기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원자가 어느 지역, 어떤 선교단체, 어떤 사역을 할 수 있을지 상담, 연결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이모작 선교 네트워크’이다.

▲이모작 선교 네트워크 컨설턴트들. ⓒ오유진 기자

-선교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고 싶다.

“선교지는 매우 다양한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전통적인 선교는 목회자 중심의 교회 개척과 설립이 주된 사역이었지만, 지금은 목회자들이 접근할 수 없고 전통적인 선교가 허용되지 않는 지역이 더 많다. 이러한 창의적 접근지역에서는 최근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많은 선교사들을 본다. 본인이 속해 있는 파송단체에서도 오랫동안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담당자를 한국본부에 두고 그들을 도우려고 시도하고 있다. 선교사들에게 비즈니스 아이템을 소개하며 함께 사업에 대해 의논해주며 한국의 사업가를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그러나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사업가도 외국에서의 사업 성공이 쉽지 않은데, 비즈니스 경험이 전혀 없는 선교사가 성공하기는 쉬울 리 없다.

해결점을 찾는다면, 기존선교사 그룹과 비즈니스 그룹 간의 팀을 통하여 함께 사역하는 방법이다. 즉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가 하려는(하고 있는) 분야에 경험 있는 시니어들을 발굴하여 서로 연결시켜 줌으로써 그 비즈니스를 더욱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위험성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 그룹은 주로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선교사 그룹은 선교에 주력하면서 서로의 사역에 도움을 주며 효과적인 선교를 할 수 있다(예를 들어 70:30의 비율). 이 때 선교사는 비자, 거주권, 정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비즈니스 그룹 역시 기존 선교사 그룹들로부터 현지 사회 적응과 현지어 통역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니어들은 경우에 따라 혹은 업종에 따라 단기, 혹은 장기로 동역할 수도 있고, 때로는 선교지에서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동역이 가능하다.”

-비즈니스 그룹 선교사의 예를 들어 달라.

“C국에서 10년 이상 사역한 선교사는 더 이상 명분 없이 체류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다가 한국식 간식코너를 열게 되었다. 아무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시작부터 많은 애로사항에 부딪치게 되었다. 우리는 국내에서 식당 운영을 경험한 시니어 선교사를 보내어 식당 운영에 필요한 기구 구입과 인테리어, 음식 자료 및 요리법, 등을 전수하면서 실제 약 3개월 동안 함께 식당 운영을 도왔다. 지금은 자리가 잡히고 많은 일손이 필요하여 계속 동역할 사역자를 요청하고 있다. 선교사의 본연의 사역을 위해 비즈니스 동역자가 필요한 것이다.”

-‘이모작 선교 네트워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모작 선교 네트워크’를 시작하면서 주님께서 재림에 관한 말씀과 함께 하신 「달란트의 비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선교사로 헌신한 후, 저 역시 그 동안 살아오면서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은혜와 달란트가 얼마나 많은가,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재능과 물질, 여러 인맥들과 경험, 지식, 그리고 영적인 은혜들, 이루 다 헤아릴 수 없고, 그것이 바로 나의 달란트라는 것을 알았다.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들, 남들이 갖지 못한 전문적인 지식들, 사회 생활과 교회 생활 가운데 만났던 수많은 인맥들, 그런 것들이 얼마나 큰 보배인지 말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달란트를 배가할 수 있는 ‘이모작 삶’을 살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여기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모작 인생은 첫번째 인생 농사에서 받은 수확과 달란트를 주님의 나라와 주님의 기뻐하시는 뜻을 위해 다시 한 번 총동원하고, 충분히 그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인생 농사가 되어야 할 줄 안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주님과 동행하고 동역하는 일에 더욱 힘쓰는 삶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님께서 함께 하실 때만이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 이모작을 통하여’ 훗날 주님의 칭찬을 받는 좋은 일꾼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와 같은 헌신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6명의 컨설턴트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란다.”
문의) 070-7572-1007, 010-849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