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한국기독청년문화재단(이하 한기청)은 ‘진짜 청년들의 이야기가 곧 기독교 문화가 되도록’이라는 비전을 품고 출범했습니다. 그후 한기청은 청년들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고, 청년들은 입을 모아 “어른들이 진짜 모르시더라”고 털어놓았어요. 이에 한기청은 ‘어른세대’와 ‘지금세대’를 잇는 브릿지 역할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한기청 최유정 코디가 청년들의 이름을 들고 문을 두들겨 시작하게 된 시리즈입니다.

‘한기청 최코디가 만난 고군분투하는 지금세대, [우리, 최고지?]’는 매주 수요일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연재됩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청년들과 한기청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공식 카카오채널에서 만나보세요(카카오톡 @한국기독청년문화재단). 학업과 취업, 사업 등 각자 자리에서 크리스천 청년들이 털어놓는 진심, 많이 기대해 주세요! 그 첫 주인공은 수어통역사 채주연 청년입니다. -편집자 주

우리 최고지 1 채주연
▲수어통역사의 세계를 수어로 소개 중인 채주연 청년.

1. 수어통역사 7년차 채주연 청년

하나님 원하시는 곳 보내 달라고
기도하던 중 수어통역사 알게 돼
위로와 도움 필요한 이들 위하여
비전 성취 넘어 주는 사람 되고파
하나님은 우릴 살려주신 ‘동아줄’
인생, 막막해도 하나님께 맡겨요

‘내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준다면
내가 노래하듯이 또 내가 얘기하듯이
살길, 난 그렇게 죽기 원하네’
-채주연 청년의 추천 찬양 ‘소원’

손으로 비전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그분의 크심을 고백하며 나아가는 유튜브 ‘수채화’를 운영하는 수어통역사 채주연 청년을 만나봅니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한번 부탁드려요.

“저는 서울 성북구 꿈이있는교회 수어통역사로 섬기고 있는 채주연이라고 합니다. 농인(청각장애인)들과 함께 지낸 지는 벌써 7년차가 되었습니다.”

-수어통역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대학교 때 진로를 두고 기도하면서 가졌던 큰 비전은 ‘위로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청소년 상담이나 이런 쪽으로 생각하다가, 문득 하나님이 저를 지으셨으니 하나님 원하시는 곳으로 보내 달라는 기도를 했어요.

그러던 중 대학교 채플 시간에 모두가 앞을 보고 앉아 있는데, 한 사람만 반대로 앉아 있는 장면을 보게 되었죠. 바로 수어통역사였어요. 그때 무작정 그 수어통역사를 따라가 배우고 싶다고 했고, 그렇게 같이 지내다 보니 농인 친구들이 같은 수강료를 내고도 통역 지원을 받는 것부터 어려움이 있고, 그 외 생활 속에 어려움이 많은 걸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파, 그길로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라는 단체 통역부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수어통역사가 되었고, 주변에 위로가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 마음에 조금이나마 하나님의 마음이 비춰지길 바라면서 살고 있어요.”

-수어통역사가 된 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일상에서 수어를 사용하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언어가 되었고, 이젠 음성통화보다 영상통화가 더 편해요. 빈도 수도 훨씬 많고요. 수어를 통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새로운 현장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이 수어를 알기 전과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수어통역사라는 직업을 통해 세운 주연 님의 개인적 비전과 꿈이 궁금합니다.

“비전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이전에는 비전을 성취하는 것이 삶의 목표였는데, <하나님의 데스티니>라는 책을 읽으면서, 비전을 성취하는 사람도 분명 멋진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비전을 보여주고 만들어주는 ‘비전메이커’가 하나님께 쓰임 받는 사람이라는 문장을 보고 감명을 받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꿈이 없고 비전이 없는 사람들에게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했어요. 그래서 감사하게도 지금은 중고등학생부터 은퇴를 앞둔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연락을 받게 되었고, 얼마 전 경기도교육인재개발원이라는 곳에서 은퇴 후 삶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수어를 가르쳐드리는 일을 하고 왔거든요.

하나님 만나기 전 아무것도 아니었던 제가 이렇게 살아내고 있는 걸 통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믿어요. 그리고 즐겁고요!”

우리 최고지 1 채주연
▲수어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채주연 청년.

-나에게 하나님이란.

“옛날 전래동화에 오누이가 엄마를 기다리다 호랑이가 와서 막 도망가는 이야기 아시죠? 너무 무섭고 두려워 막 도망가다가 갈 곳이 다 막혔을 때,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잖아요. 아, 저 왜 눈물이 나죠(눈물)? 제게 하나님은 그런 동아줄 같은 분입니다. 끊어지지 않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막막한 상황 가운데 나를 살려주시는 동아줄 같은 분이요.”

-주연님과 같은 시간을 살아내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비전을 못 찾은 청년들에게라면, 인생을 하나님께 맡겨 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요.

나의 삶이 나의 손에 있을 때는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 막막하고 세상의 조건을 따지다 보니 어려울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우리를 만드신 분이 하나님이시고 우릴 제일 잘 아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니까 온전히 맡겨 드리고, 보여주시는 콜링 하나하나에 주저없이 나아가신다면 예상치 못한 그림을 보여주실 거예요.

그리고 비전을 찾고 살아내고 있는 청년들이라면, 우리 삶 가운데 ‘감당’과 ‘감사’가 같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게 주어진 삶을 감당해 내면서 그 속에서 감사를 잃지 않고 매일 하나님 앞에 코람데오 하며 살아간다면, 하나님께서 정말 기뻐하실 거예요. 그리고 우리 천국 가는 날 ‘수고했다. 충성된 종아’라는 말씀을 반드시 들을 거예요.”

-기도제목이 있다면.

“제 삶이 농인들에게 복음 그 자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직접 전도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보통 통역을 하러 가면 행사 순서나 시간에 쫓겨 깊은 교제를 할 수 없을 때가 훨씬 많거든요.

그렇지만 그 친구들이 통역하는 저를 보면서 ‘저 누나, 저 언니 교회 다니는 사람이지’라고 기억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따뜻한 위로가 잘 새겨져 복음이 들어갈 수 있는 시기에 그 위로와 비전, 하나님 마음이 심겨지기를 두고 기도해요. 개인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주신 이 불이, 하나님 나라 가기까지 불타오르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