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임 회장에 여성인 유영희 목사가 취임했다. 93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먼저 그 어려운 일을 해낸 NCCK에 축하를 보낸다.

NCCK는 20일 제66회 정기총회를 열고 신임원진을 발표했다. 놀라운 것은 유영희 목사가 평소 인권과 양성평등에 앞장서 왔다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나 성공회, 예장 통합, 감리회 등의 교단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중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기하성이다.

NCCK 측은 보통 총회장이 맡는 회장직을 부총회장에게 맡기면서까지 '여성 회장' 탄생에 올인했다. 기장이나 예장 통합, 성공회 등의 교단에서는 '여성 목회자'가 교단 정·부총회장에 오른 일도 없다. 아직 장로가 총회장이 된 경우도 거의 없다. NCCK와 이 교단들이 평소 내는 목소리와 현실의 간극은 이렇듯 크다.

NCCK가 이번 여성 회장 취임을 계기로 좀 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바깥으로 내는 목소리에만 정의와 인권과 평화를 담을 것이 아니라, 내부 구조부터 거기에 맞춰가야 할 것이다. '여성 총무'도 머지 않아 나오리라 믿는다.

뿐만 아니라, 지척에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정의와 인권과 평화에 대해서도 민주화운동과 촛불집회 당시 그랬던 것처럼 목소리를 내 주길 바란다. NCCK가 나서준다면, 북한 정권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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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희 신임 회장(맨 오른쪽) 등 신임 임원들이 선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