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방송은 일반 대중들의 관심 밖..
밥(영성)이 먼저냐? 그릇(전문성)이 먼저냐?
제작비 부족으로 프로그램 질 저하, 프로그램 질 저하로 제작비 부족, 이 악순환을 끊어야...


기독교계 방송을 모니터링 하는 사람도 있을까?

현재 기독교계에는 CBS, 기독교 TV, C3TV, 극동방송, 온누리 TV 등 기독교 컨텐츠를 방영하는 방송이 꽤 있음에도 이들 방송을 보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이들 방송에서 언제, 어떤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지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더군다나 흔치 않다. 하물며 모니터링을 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제한 상영가’ 판정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영화 ‘죽어도 좋아’에서부터 ‘거짓말’, 박진영의 6집앨범 ‘게임’ 등에 이르기까지 청소년 유해 대중문화에 대한 네거티브 운동을 펼치면서 일반 방송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는 기윤실 조차도 기독교 방송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공식적인 모니터링 역시 한번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윤실의 주성진 간사는 “기독교계 방송은 대중문화의 주소비층들이 보지 않는 채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기독교계 방송은 아직까지 대중에게 별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주간사는 이어 “몇몇 돈을 내는 특정 목사님들을 설교방송에 비춰준다던가 하는 현상은 기독교계 바깥의 사람들에게 교회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처럼 비춰질지도 모른다”며 기독교계 방송이 문제점이 많음을 시사했다.

전파를 통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고자 설립되어진 기독교계 방송들. 그러나 그 단체들은 대부분 특별한 성과없이 공적 헌금만 먹어치우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그 헌금은 영상업계에서는 충분치 못한 돈이라 할찌라도 객관적으론 결코 적다할 수 없는 액수다. 기독교 방송들이 선교의 대상인 다수의 일반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주간사는 “프로그램이 대담이나 강의, 설교 위주여서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기독교 방송들이 다들 프로그램 제작비 투자를 힘들어한다. 어디서 광고비를 대주는 것도 아니고, 재단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 몇몇 목사님들의 설교방송을 해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특정 교회에 의지하면 재정적 자립도가 떨어지고 프로그램 질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먼저는 질이다. 프로그램 질이 높아져야 시청자들이 돌아오고, 시청자들이 돌아와야 광고도 따라온다.” 는 것이 주간사의 생각이다.

그러나, C3TV의 김동훈 PD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도 마인드 부족이다. 교회가 영상선교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 같이 일을 해나가기가 쉬운데, 방송과 신앙을 연결시키지 못하는 교회가 많다.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지방의 중계업자들이 프로그램을 틀어줘야 한다. 그러나, 상업적인 그들은 홈쇼핑같은 것만 튼다. 교회가 마인드가 있으면, 지방의 중계업자들에게 요구해, 기독교 프로그램을 틀도록 할 수 있을 것이고, 프로그램들이 많이 방영되면 그만큼 광고 수익도 올라 질좋은 기독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PD들의 영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이도 있다. 극동방송의 안재영 PD(복음의 메아리 연출)는 “PD들의 영성이 지속적으로 훈련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음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영성없는 PD들이 비성경적인 시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면 청취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돼 큰 파장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영성을 중요시하는 이같은 주장은 기독교 TV나, C3TV 역시 기독문화잡지 브리드와의 인터뷰에서 드러내 보인 적이 있다. 이들 방송은 똑같이 “기독교 영상은 영성이 지배해야지 전문성이 지배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영성을 중요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기독교 방송계 전반에 걸쳐있는 이러한 태도에 대해 MBC, KBS 등에서 활동하는 조지현 PD는 일침을 놓고 있다.

조 PD는 “대부분의 기독교 방송들은 영성을 중요시여긴다면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 하고 있다. 영성은 제대로 된 그릇 즉 전문성이 있을 때, 제대로 드러나는 것이다.”라며, “극단적으로 말해서 기독교계에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 줄 아는 PD가 단 한명도 없다. 기본적인 영상언어도 모르는 이들이 PD를 하고 있으니 기독교 방송이 이같이 망하는 것이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호소했다.

“나는 그릇을 만들자고 얘기하는 데, 대부분 밥에 대해서만 얘기한다.” 고 현 세태를 꼬집은 그는 "미디어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교회에서는 미디어에 설교를 싣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미디어는 복음 자체를 전하는 도구라기보다는 복음에 흥미를 느끼도록 만드는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제대로 된 연출력을 가진 사람들이 제대로 된 매체 운용력을 가지고 기독교 영상을 이끌어야 한다. 컨텐츠 제작 능력이 있으면 자본은 따라오기 마련이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