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기도회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이 14일 오후 서울 연동교회(담임 이성희 목사)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현 시국에 대해, 교회의 잘못을 회개하고 하나님께 회복을 간구하는 자리였다.

먼저 신정호 목사(총회 서기)가 인도한 1부 예배에선 이성희 총회장이 '현대 교회의 기능과 하나님의 영광'(역대하 6:20~21, 7:1~3)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총회장은 "마음이 답답하고 침울하다. 그 동안 교회가 사회와 국가를 위한 기능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이런 시국을 맞아서야 기도하게 된 것 같아 국민들 앞에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들이 혼탁하고 무너진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참담한 심정으로 '과연 교회의 기능이 무엇인지, 왜 교회를 세우셨는지'를 하나님께 물어야 한다"며 "그런 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 민족에게 분명한 깨달음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총회장은 특히 "이번 사태는 영적 싸움이라 생각한다. 이 세상에 악한 영이 많다. 우리는 뱀을 불 속에 던져 넣은 사도 바울처럼, 주님께서 주시는 불의 능력으로 모든 악한 영들을 소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기도해야 하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실 것"이라며 "하나님은 이 민족과 교회를 여전히 사랑하신다. 우리는 그 마음으로 백성들의 죄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죄를 사해주실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현대 교회의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의 축도로 1부 예배는 모두 마쳤다. 이후 시간은 교단 관계자의 인사말이나 축사 없이 오직 기도하는 데만 집중했다. 참석자들은 '회개의 기도'를 시작으로 '간구의 기도' '다짐의 기도' 순서로 각각 그에 맞는 기도제목에 따라 간절히 기도했다.

통합 기도회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회개의 기도'에서 첫 번째 기도인도자로 나선 박웅섭 목사(총회 신학교육부장)는 "국가와 위정자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국민들은 분노와 절망으로 탄식하고 있다"며 "국정이 참담하게 무너지는 것을 알지 못했던 우리의 영적 아둔함을 용서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어 안옥섭 장로(총회 규칙부장)도 "저희가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선포하지 못하였나이다. 작은이들을 가슴에 품고 섬기지 못하였나이다. 소금과 빛 된 삶을 살지 못하였나이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나부터 회개하고, 우리부터 개혁하는 신앙공동체가 되게 하소서"라고 간구했다.

'간구의 기도'를 인도한 박순태 장로(서울노회장)는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공직자들이 겸손하고 진실 되게 국가의 공적 책임을 감당하기를 간구한다"며 "국정을 농단하고 국기를 문란케 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케 하여 주시옵소서. 관련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통해 국민들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끝으로 '다짐의 기도'를 인도한 이정일 목사(제주노회장)는 "(이번) 사건을 통해 권력을 남용하고 탐욕을 채우는 자들을 심판하시는 섭리를 깨닫는다. 이것을 기회로 삼게 하옵소서. 이제는 저희들이 시대의 십자가를 지겠나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며 나아가겠습니다. 이 나라를 새롭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