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철 사무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김은애 기자

개발협력네트워크가 ‘소외된 자를 향한 개발협력과 선교’ 세미나를 25일 오전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신명철 사무총장(남북나눔운동)이 ‘연해주 고려인의 정착 지원 사업과 기대효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신명철 사무총장은 고려인과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러시아 연해주에서 생활 안정 및 문화·교육 활동을 해왔다. 신 사무총장은 이를 토대로 연해주, 고려인의 역사와 생활상,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정착지원사업의 내용과 그 기대효과를 전했다.

연해주(옛 발해 땅)는 1860년 북경조약에 의해 러시아 땅으로 인정됐으며, 면적은 164,000km³로 남한의 약 1.76배에 달한다. 인구는 약 2백만 명, 그 중 고려인은 5만 명으로 추산된다. 1864년 조선에서 13가정이 기근을 피해 최초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870년 한인들의 집중 이주가 시작됐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 이후 항일독립운동가들의 활동 중심지였으며, 1911년 신한촌이 형성되었다.

1935~1937년 당시 소련은 한인 2,500여 명을 일본간첩 혐의로 총살했으며, 이 밖에 많은 한인들을 1937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화차에 실어 강제 이주시켰다. 신 사무총장은 “이 때 약 26,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인들은 1991년 소련 해체 후 민족별 독립국가에서 다시 수난을 당했고, 1993년 직장에서 쫓겨나고 농터와 일터를 남겨 둔 채 연해주로 역이주했다.

이 같은 역사를 설명한 신 사무총장은, 이어 고려인의 생활상과 이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전했다. 그는 “고려인들은 식량, 난방, 집 등 생계수단이 막연하고, 연해주로 귀한 후 무국적자가 되어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이 없다”며 “대한민국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 시대인 만큼, 동포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질 것”을 역설했다.

신 사무총장은 “고려인의 정착을 위해 생필품, 감자 농사, 콩 농사, 온실 지원 등의 사업을 펼쳤다”고 했다. 초기에는 식량·의류·기초생필품·난방기구 등을 제공했으나, 이것만으로는 그들을 정착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감자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지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연해주 고려인이 농사 지은 감자를,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지원해 1석 2조의 효과를 보았다”며 “2003년 행정자치부 민간협력기금 최우수 모범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에는 콩 농사를 지원, 고려인이 재배한 콩 전량을 수매해 북한 청진으로 보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는 온실 지원을 통해 고려인들의 정착을 도왔다. 86가정에 약 130만 동을 지원, 오이·토마토·리지스까·딸기·화훼 등을 재배 후 시판하고 있으며, 러시아인들에게 특별히 인기가 많은 고소득 작물인 딸기를 본격 재배하고 있다.

신 사무총장은 이러한 사업의 기대효과로 먼저 생활 정착을 꼽았다. 그는 “감자, 비닐하우스 재배 등으로 소득이 증대돼, 생활비를 제외하면 연간 $2,000을 모을 수 있게 됐다”며 “또 러시아인 고용 창출과 시민권 획득에 기여하는 등 고려인의 위상을 높였으며, 그들은 고국에서 도움을 준다는 것에 감사를 느끼며 한민족으로서의 긍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둘째로 그는 ‘선교 효과’를 꼽았다. 그는 “무조건 예수 믿으라고 한다고 복음이 그들에게 심기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보여주었을 때 그들이 마음을 열었다”며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자 자신들의 가옥을 예배처소로 자진해 제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선교사를 초청해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현지교회 출석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고려인 사회에서 새로운 교회 설립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블라디보스토크국제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음악회, 미술전시회 등을 개최하며 러시아인의 예술성을 자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 사무총장은 고려인 지원사업의 잠재적 기대효과에 대해 “고려인들이 사회주의 제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의 역군으로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또 그들이 정착한 땅이 요셉의 창고처럼 향후 식량난에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북한 붕괴 시 도피성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