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설교 강단과 같아… 연주로 건강한 영혼과 정신 전달하고파”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인터뷰] 앨범 ‘Mémorise de Paris’ 선보이는 피아니스트 조하경

▲피아니스트 조하경.
▲피아니스트 조하경.

피아니스트 조하경이 프랑스 유학 시절 마주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억을 안고 고국을 찾았다. 코로나 봉쇄로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에 신앙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다져나간 그녀가, 신앙 안에서 소망을 담은 피아노 선율로 우리의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지난 11월 29일 JCC 아트센터에서 연주회를 가진 조하경과 신앙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40대에 프랑스에서 음악 공부를 시작하게 되셨는데, 그 과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인터뷰 기회를 주신 하나님과 크리스천투데이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롬 8장28절 말씀처럼, 저의 인생은 바레이션(변주곡)과 같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교에 대한 비전을 주셔서 25살에 헌신했고, 중국 등 타문화 경험을 통해 선교사로서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언어 훈련과 신학 공부를 위해 영국을 방문했으나 영국은 왠지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저의 모교회인 종암성서침례교회 유현택 목사님을 통해 미국 리버티 신학교 김창엽 교수님을 만나 2002년 8월 미국 리버티대학 산하 신학교에서 워십 석사를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자유와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 미국에서 저의 삶은 거칠고 드넓었습니다. 자유롭고 긍정적일 뿐 아니라 저의 재능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성장시켜 준 그곳이 너무 좋았습니다. 신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선교지를 가려는-북한도 포함-저의 첫 동기와 달리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생활하면서, 선교 사역이 아닌 음악을 다시 해도 하나님께서 죄라고 하시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교회 사역자로서도 섬겼으나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저의 음악가적인 기질 때문이었을까요? 또 하나님께서 ‘너의 생계를 위하는 삯꾼과 같은 목자가 되지 말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워십 석사와 신학 석사를 마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저 음악 공부도 더 하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했었죠.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숙대 음대 동문들과의 음악 활동들을 통해 다시 솔로 피아니스트로 준비되고 있었고, 남가주 작은 학교에서 다니엘 폴락의 제자인 이성애 교수와 베토벤과 쇼팽 등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유학 생활 끝에 알 수 없는 병을 얻어 8여 년 만에 한국에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저는 음악을 그리워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서울시향의 ‘찾아가는 음악회’에서 마에스트로 정명훈 선생님과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등의 공연을 보고 들으며 큰 감동과 자극을 받게 되었고 멈췄던 음악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먼저는 독일을 방문했으나 연령 제한으로 프랑스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첫 앨범 ‘Mémorise de Paris’ 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Mémorise de Paris는 ‘파리를 기억하다, 추억하다’라는 뜻으로, 파리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엮은 소품집입니다. 파리에서의 저의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IS 테러, 2019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등, 세계는 혼돈 속에서 수많은 변화를 맞이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저 역시 지난 프랑스 봉쇄로 인해 외출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황 속에서 폐렴 같이 심한 감기를 앓았는데요. 문이 닫힌 교회 앞에서 혼자 예배를 드리고 약과 모과차를 마시는 등 모든 과정을 딛고 회복하기까지 ‘예수아’를 믿는 믿음과 ‘음악’을 통해 위로를 얻었고, 이를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앨범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바하에서 메시앙까지 바로크에서 현대 음악까지 길지 않지만 소품들로 구성되어 클래식에 친숙하지 않은 분들도 쉽게 들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낭만 피아노 음악의 선두주자 쇼팽의 녹턴과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Midnight Blue로 더 유명한-비창(Pathétique) 피아노 소나타 2악장을 연주했습니다. 특별히,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중 ‘예언자와 양치기와 동방박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묘사한 것이나, 저는 주 예수의 재림을 고대하며 재해석했습니다.”

▲조하경의 ‘Mémorise de Paris’ CD 자켓.

▲조하경의 ‘Mémorise de Paris’ CD 자켓.
-앨범 작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녹음 자체보다는 녹음 이후 마스터링과 디스크 자켓과 디자인 등을 준비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작년부터 병환으로 거동이 불편하셔서 제가 간병을 했었는데, 연주회 12일을 앞두고 쓰러지셔서 응급실 중환자실에 가시게 돼 너무 힘들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제가 연주회와 CD 준비로 어머니를 잘 돌봐드리지 못한 죄책감이 컸습니다.”

-연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저보다 연주를 오래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만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어느 분이 ‘먼저 인간이 되라’고 하시더라고요. 사람이 연주를 하는 것이니까요. 무대는 설교 강단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큰 목회 경험이 없고, 큰 무대에 많이 서지도 않았으나 무대를 설 때마다 나라는 사람을 감출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것이 드러나는 것처럼 결국 무대에서도 그 사람의 연주를 통해 그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주자도 배우와 같이 자기를 숨기고 연기할 수 있겠지만, 음악은 감정을 터치하며 더 나아가 영혼까지도 터치하기에 연주자가 뭔가 불편하거나 심정이나 감정 상태가 좋지 않다면 좋은 연주는 힘들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역처럼 본인이 힘들어도 성숙하게 자기를 조절하며 무대에 서야겠지요. 그것과 함께 끈질긴 인내력과 성실함을 통한 테크닉, 강한 정신력 등이라고 봅니다. 사람들과 관중들을 아끼는 마음도 필요하겠죠. 때론 그들을 리드하고요. 무엇보다도 저는 예수 믿는 크리스천으로서 건강한 영혼과 정신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콘서트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이번 연주회는 저의 첫 번째 CD 앨범인 ‘Mémorise de Paris’ 출시 기념 음악회입니다. 파리에 가기 전 연주를 급하게 하고 갔었는데 다시 돌아온 조하경의 연주가 얼마나 변했는지도 들려드리고 싶고,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저와 여러분들에게 작은 쉼과 용기와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여러 곡 ‘Bach’, ‘Beethoven’, ‘Fauré’, ‘Messiaen’ 등을 연주하지만 ‘Wachet auf, ruft uns di Stimme’로 마무리합니다. ‘성도들아 깨어서 주의 오심을 기다리자!’ CD와 연주회의 일부 수익금은 코로나 백신 피해자들을 위해 돕는 데 사용하려고 합니다.”

-향후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이신지요?

“Mémorise de Paris 시리즈로 지방 공연과 이후에 교회 음악을 주제로 한 피아노 솔로곡 CD 작업과 한국의 전통 음악인 민요, 동요, 애국가까지 편곡 또는 즉흥곡으로 CD 제작을 구상 중입니다. 이번 연주회에는 즉흥곡 ‘아리랑 환타지’를 연주하려고 하는데 아리랑의 멜로디와 주기도문의 후렴부를 접합시키려고 합니다. 아라랏산에서 내려온 셈족의 후손인 우리가 주 예수 오시는 날까지 양의 나라로, 흰 옷 입은 주의 백성으로 승리하자는 의미이지요.

내년 1월 중순에 제주도 서귀포 예술의전당에서 Mémorise de Paris CD 홍보차 시리즈 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4월 부활절 전후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 승천, 재림을 모티브로 하는 연주회도 기도하며 기획 중입니다. 또 내년 상반기 중에 Mémorise de Paris를 서울과 지방에서 연장 공연을 할 계획입니다. 많은 크리스천들과 목회자님들도 오셔서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어떤 피아니스트로 기억이 되고 싶은지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건강하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며, 많은 사람들을 옳은 데로 이끄는 별과 같은, 선지자같지만 예술가로서도 수준이 세계적인 크리스천 피아니스트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마라나타!”

[조하경 피아니스트 약력]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학과 졸업
영국 St. Geils Language School
독일 베를린 Neue Shule
중국 북경, 우한, 대련 언어 연수
미국 Liberty Univ. MAR, MRE, Mdiv in Worsihp 졸업
프랑스 Ecole Normale de Musique de Paris 피아노 전문 사범과 졸업 및 최고 사범과정 이수
La Schola Cantorum Piano Solo Perféctionment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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