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거리에서 기도하는 스리랑카 성도들의 모습. ⓒ릴리스 인터내셔널

이번 부활절,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의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이루신 일을 기념하며 감사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나온다. 이들은 교회가 과거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여전히 그럴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예배를 드린다.

영국 기독교 인권단체인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부활절을 맞아 박해받는 교회들의 소식을 전하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릴리즈 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의 기독교인들에게 이것은 너무 익숙한 패턴이 되었다. 그러나 뉴스의 초점이 공격을 받은 교회로부터 멀어지고 폭력을 일으킨 자들의 관심이 옮겨갔지만, 남겨진 기독교인들과 교회 공동체에는 지속적인 지원과 기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님은 재 대신 화관을, 슬픔 대신 희락을 주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신다”고 했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서는 20대 신혼부부가 마카사르의 한 교회에서 압력솥을 이용한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두 사람은 폭발물과 못으로 가득한 폭탄을 터뜨려 스스로 죽고, 20명의 부상자를 냈다. 

2019년 부활절, 자살 폭탄 테러범들은 스리랑카의 기독교인들 2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그 2배의 부상자를 냈다.

작년 5월 인도네시아에서는 한 가족이 가능한 많은 기독교인들을 죽이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JAD라는 이슬람국가(IS) 연계 단체 소속으로, 과거에도 교회를 폭파시킨 전과가 있었다. 2018년 인도네시아 교회에서 폭발물을 터뜨렸고, 2021년 인도네시아를 다시 강타한 이들도 역시 JAD 소속일 것이다.

올해 그들은 단지 부상을 입히는 데 그쳤으나, 2018년에는 28명의 사망자와 57명의 부상자를 냈다. 희생자들 중에는 3개 교회와 경찰 본부에 대한 공격을 계획한 자살 폭탄 테러범도 포함됐다. 테러범 중에는 두 딸과 함께 자폭에 나선 어머니도 있었다. 

수라바야 오순절 교회 인근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로 폭탄처리반이 폭발물 장치를 미리 발견하고 제거할 수 있었다.

2019년 스리랑카에서는 바티칼로아 시온교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25명이 숨지고 교회가 파괴되었다.

인도네시아는 지구상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이지만, 여전히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3천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스리랑카는 불교인들이 다수인 국가로, 기독교인들은 힌두교인 및 무슬림들에 밀려 소수를 이루고 있으며 인구의 약 7%를 차지하고 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양국 내 무장세력으로 파괴된 교회는 언제든지 재건될 수 있지만, 삶과 생계의 피해는 훨씬 깊다”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 부상과 정신적 충격을 받은 이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단순히 살아남는 것 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믿음으로 고난을 이겨내고 하나님께서 모든 허물을 갚아주시고, 그 허물을 통해 거룩하고 놀라운 일을 이루셔서 다른 이들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해 달라고 부르짖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믿음으로 이겨낸 자들

미니밴이 교회 문 안으로 들어와 폭발했을 때, 아미샤는 교회 입구 가까이 서 있었다. 이 폭발로 인근에 있던 휘발유 탱크에 불이 붙었고, 그녀는 얼굴을 포함해 전신의 85%에 화상을 입었다.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탄 피부를 벗겨내기 위해 21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그녀의 발에는 당시 신고 있던 샌들로 생긴 무늬가 남아있다. 피부가 너무 약해진 그녀는 딸을 안아줄 수가 없게 됐다. 

아미샤는 집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수군거릴 때의 수치 등 극복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에게 이런 짓을 한 이들을 용서했다.

그녀는 릴리스 인터내셔널 협력자들에게 “나는 화를 참는 사람이 아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길 좋아하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 복종의 깊이는 아미샤가 자신에게 남겨진 흉터를 대하는 방식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람들은 그녀의 상처를 응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물러서지 않고,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쓰임을 받을 수 있을까?’ 묻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녀의 화상에 대해 물어보면, 예수님에 대해 말한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주님께 맡긴 채, 하나님의 나라를 앞당기는 데 쓰임받기를 원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미샤는 교회 문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있다가 폭탄 테러에 휘말렸다. 그녀는 의사들도 제거할 수 없는 파편 조각들로 여전히 극심한 고통 속에 있다. 어떤 날은 죽기를 기도했다.

이 모든 것을 통해 그녀는 하나님께서 목적을 갖고 계신다고 믿게 됐다. “난 테러범과 매우 가까이 있었다. 내 뒤에 있던 사람들은 죽고 불에 탔지만, 하나님은 날 지켜주셨다.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시온교회에서 발생한 폭발로 부모님 두 분이 돌아가셨을 때, 사라는 겨우 7살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폭발로 실명했다. 아마도 그녀의 부모는 미래에 대한 예감을 갖고 계셨을지 모른다.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천국을 준비하라’고 강권했고, 아버지는 최근 예수님이 천국에서 자신을 맞이하는 비전을 보았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사라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여전히 눈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우리 모두에게 믿음의 본이 되는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친척들에게 “예수님이 날 위해 새로운 눈을 준비하셨다”면서 “우리 부모님은 예수님과 함께 천국에 계신다. 그리고 우리 모두 언젠가 예수님과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장님이고, 상처를 입었으며, 고아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러한 승리자의 믿음을 갖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목격한 것들로 정신척 충격을 받았을 수 있다. 또 다른 이들은 평생 몸의 외상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한 농부는 파편 조각으로 허리 아래가 마비되었고, 폭발로 말을 잃었고, 간질 발작에 사로잡히게 됐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이제 기독교인들과 지역사회에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 있는 단체의 협력자들은 스리랑카의 기독교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협력해 왔으며, 여기에는 현재 진행 중인 의료비 보장 지원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긴급 지원을 제공한 후, 복구 단계 동안 사람들을 돕고 지역 사회, 생계 및 그들의 삶을 재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교회 재건

시온교회는 부활절 공격의 여파로 재건되어야 했다. 사일러스 목사는 릴리스 인터내셔널 협력자들에게 “성도들이 육체적·정신적 지지를 받고 크게 고무됐다”고 전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와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이는 우리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는 하나님으로 인해 강해졌고, 하나님의 사랑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폭탄 테러 이후, 이 목사가 전한 첫 메시지는 로마서 8장 28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말씀이었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도 역시 사역에서 같은 은혜를 입었다는 간증이 있다. 2018년 테러 공격을 당한 교회를 이끌고 있는 요셉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무슬림 이웃들에게 계속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격 후 성도들에게 도망가지 말 것을 격려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면 할수록 우리 삶에서 박해를 덜 두려워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요셉 목사는 “많은 무슬림 이웃들이 기독교인이 다시 예배드리러 오는 모습을 보기 위해 집 밖에 서 있었다. 그런데 한 이웃이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일을 겪을 때,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하나님께 충성되다’고 했다”고 전했다.

교회 성도들은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마단 이후 무슬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모든 환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혹은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원을 운영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와 마찬가지로 교회들은 물러나길 거부했고, 무장세력의 거점으로 여겨지는 지역에는 새로운 교회가 세워졌으며 현재 100여 명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 목회자는 죽음의 위협을 받았고 교회 밖에서 그에게 총을 겨누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와 성도들은 비록 그들이 원수로 남더라도,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박해가 기독교인들의 삶에 일부분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재건된 시온교회는 열정을 갖고 예배를 재개했다. 4시간 예배는 경배와 찬양 2시간, 기도 1시간, 설교 1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스리랑카의 기독교인들을 돕고 있는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협력자인 에릭 목사는 “폭탄 테러가 기독교인들을 교회에서 쫓아낸 것은 아니지만, 복음을 나누기 위한 선교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부활절에 고통받는 형제와 자매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겟세마네를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가볍게 치부하거나, 차마 지켜볼 수 없을 정도로 낙담하는 모습을 발견하기가 쉽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박해받는 교회에 대해 듣고, 이를 전하고 기도하면서, 다른 이의 잠시 동안 떠안고 주님께 올려드릴 때, 우리가 예수님이 겟세마네에서 겪으신 유기를 반복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당황한 그분의 제자들이 그분을 버려두었을 때처럼 말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