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위에서 성토하는 실행위원들 달래다
교육 부총리와의 면담 예정 일정 공개돼
총회와 총신대 위해 하나로 마음 모을 때

예장 합동 실행위원회
▲2일 예장 합동 실행위가 진행되고 있다.
예장 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총신대학교 정이사 체제 복귀와 관련한 보고와 심경을 3일 ‘부총리님 면담이 취소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SNS에 남겼다.

이와 관련,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지난 2월 22일 총신대 정이사 체제 복귀를 위해 총신대와 총회 등이 제출한 후보군을 기초로 이사 15인을 선임한 가운데, 여성이사 3인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예장 합동 교단 소속도, 목사·장로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소강석 총회장은 “최근 총신대 정이사 문제 때문에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른다. 저는 정말 학생들과 약속을 지켰다”며 “저는 원래 정무적 감각도 있지만, 시를 쓰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순수 시대를 추구하는 면이 많다. 그래서 총신대 학생들의 요구를 순수하게 지켰다”고 운을 뗐다.

또한 “저는 총회장이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이사를 하겠느냐고 타진하거나 전화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결과가 기대하는 바와 너무나 다르게 나왔다. 며칠 동안 어안이 벙벙했다”며 “처음에는 저와 함께 총회 몫으로 추천받은 사람들에게 함께 사퇴를 하자고 설득하기도 했다. 총회 목사님들의 반발이 얼마나 거셌는지, 제게 직접적으로 전화가 오거나 여러 단톡방에서 얼마나 많은 성토를 했는지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소 총회장은 “그래서 교육부총리님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우리 총회 입장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총회 실행위원회를 앞두고 별별 소문이 나돌았다. 저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실행위원회 현장에서 성토하는 실행위원들을 달래고 감싸기 위해 저도 모르게 교육부총리님을 뵐 것을 이야기해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이게 언론에 나와서, 부총리님 쪽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제 저를 면담하기가 곤란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순간 깨달았다. 너무 총회 목사님들을 아우르려 하다 보니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제가 부총리님께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 교육부총리님께서 얼마나 곤혹스러웠겠는가”라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총회 목사님들이 너무 과격하게 성토하지 않고 저를 다그치지 않으셨다면 하는 마음도 가져봤다. 저를 좀 믿어주시고 맡겨주셨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저는 지금까지 한국교회 예배 회복과 공교회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 않는가?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찌 담겠는가”라고 이야기했다.

소 목사는 “부총리님과의 면담 일정이 취소돼 안타깝고, 죄송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그러나 정식 서면으로 총회 입장을 교육부에 전달하겠다”며 “저는 정말 실행위원회를 앞두고 잠을 자지 못했다. 그리고 회의를 인도할 때도 많이 긴장했다”고 했다.

그는 “물론 이 모든 일은 우리 모두가 총신대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총회와 총신대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이제부터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며 “어떤 경우에도 사적 판단이나 언행을 삼가 주셨으면 정말 감사하겠다. 단톡방과 사적인 모임에서조차도”라고 덧붙였다.

예장 합동 실행위원회
▲소강석 목사가 실행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소 총회장의 언급처럼, 지난 2일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예장 합동 총회 제105회기 제2차 실행위원회에서는 최근 사분위에서 선임한 총신대 재단이사 선정에 대한 안건이 다뤄졌다. 실행위에서는 사분위 결정에 대한 향후 대처를 임원회에 맡기기로 했다.

소강석 총회장은 이날 “총회의 정체성을 무시한 결론이 나와 무척 화가 났다. 교단 구성원들의 분노하는 마음도 잘 안다”며 “그러나 교단 전체를 이끄는 입장에서 특정인을 벌하거나, 교육부를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부를 상대로 교단의 여론과 분위기를 강력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 총회장은 “총신의 정관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사분위가 총신의 정관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아직 총신대 정관은 이사의 자격을 개혁신학적으로 투철한 목사와 장로로 국한하고 있다”며 “이번에 교육부가 추천한 여성 이사는 목사와 장로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어제 (여성이사로 선임된 3인을 제외하고) 정이사로 선임된 분들을 긴급 소집했다. 모든 분들이 총회 뜻에 따르기로 했다”며 “오늘이나 내일 중 총회 입장을 담은 문서를 교육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실행위에서는 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 이성화 목사, GMS)에서 긴급 요청한 미자립 선교사 특별지원금 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주 대상은 코로나19로 국내 일시 귀국한 선교사들 중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비용 문제로 귀국하지 못하는 선교사들이다. GMS에서도 5억원을 별도 후원하기로 했다.

이사장 이성화 목사는 “코로나19에도 돈이 모자라 귀국하지 못하는 선교사들도 있고, 선교사역을 위해 귀국하지 않고 있는 선교사들이 500여 가정에 이른다”며 “귀국한 선교사들 역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생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