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성 박사
▲김재성 박사(조직신학,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3) 헤르만 도이베르트

20세기에 접어들어서, 카이퍼의 칼빈주의 사상을 정치와 국가의 영역에 적용시킨 학자가 헤르만 도이베르트(1894-1977)이다. 자유대학교에서 철학적 신학을 가르친 그는 광범위한 영역에 대해서 저술을 남겼다.

도이베르트는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법적 영역이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규정했다. 삶과 생각의 영역들은 다른 것으로 축소시킬 수 없는 본질적인 영역들이다. 성경적인 기독교인의 관점에서는 하나님의 주권에서 창조의 질서가 나오는데, 서로 다른 사회적 관계성의 구조적 원리들이 포함되어 있다.

도이베르트느 국가 우선주의에 사로잡혀서, 즉 국가와 가정을 혼돈 하는 것에 반대했다. “내적인 구조적 법률에 따라서 볼 때에, 가정은 하나의 작은 교회공동체가 아니요, 작은 규모의 국가 공동체도 아니요, 경제적으로 검증된 조직도 아니다.” 바로 이것이 어째서 군주제라든가 민주주의라든가 하는 정부의 정치적 형태가 결혼의 내적인 영역 안에 이식되어질 수 없는 이유이다. 반대로, 국가는 가정이나 다른 작은 기관들의 확장된 형태라고 볼 수 없다.

경험적으로나 본질적인 면에서나, 국가는 가장 확실한 심판적 기능을 갖고 있다. 그는 사회주의적인 국가개념의 위험성에 대해서 반복해서 경고했다. 이탈리아의 파시즘은 영원한 로마 제국의 오래된 이념으로 돌아가려는 책동이었다고 비판했다. 독일에서는 나치운동이 인간성을 말살하는 운동을 전개했는데, 이러한 인본주의적인 견해를 극복하지 못하는 위기에 대해서 경고했다. 초월적인 내적 개인성을 무시해버리고 국가 구조의 우선을 주장하는 정치이론과 사회이론들은 최근에 나타난 악한 현상들이다. 국가 사회주의의 이론 속에는 개인과 가정을 무시하는 가운데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으며, 결국 국가의 위기가 초래된 적이 많았다.

도이베르트는 서구 민주주의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가 경배주의라는 것인데, 전적으로 비기독교적인 주장이라는 교훈을 강조하였다. 국가주의자들은 오직 나라를 사랑하는 것만을 무한대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국수주의자들의 주장은 본질적으로 거짓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