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지 못해도 예배, 흩어져 있더라도 성찬 가능
가정에서 빵 찢어 포도주에 찍고 서로에게 먹여
이상하고 어색할 수 있지만 특별한 경험 가능해

100주년기념교회 집회 김영봉
▲말씀을 전하고 있는 김영봉 목사. ⓒ크투 DB
미국 한인교회 목회자이자 <사귐의 기도>, <설교자의 일주일>, <나는 왜 믿는가> 등을 쓴 작가인 김영봉 목사(와싱톤 사귐의교회)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예배당에 모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흩어져 나누는 성찬’을 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3일 페이스북에서 “4월 첫 주일, 속한 교단 전통대로 매월 첫 주일은 성찬을 나눈다. 하지만 몸으로 모이지 못하니 성찬을 행할 수가 없다”며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흩어져 나누는 성찬'을 행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제 신학으로는 이렇게 성찬을 나누는 것에 아무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아니, 함께 모여 성찬을 나누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동과 체험을 선사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또 “이 문제로 고민하는 동역자들을 위해 나눈다. 필요하면 그대로 쓰셔도 된다”며 목회칼럼을 통해 ‘흩어져 나누는 성찬’ 방식을 소개했다. 다음은 해당 내용.

흩어져 나누는 성찬

우리는 매월 첫 주일에 성찬을 나누었습니다. 성찬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제정하여 주신 가장 귀한 성례 중 하나입니다. 몸으로 모이지 못해도 우리는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흩어져 있어도 성찬을 드릴 수 있습니다.

‘흩어져 나누는 성찬’을 위해 교우들께서는 다음과 같이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은 빵을 예쁜 접시에 담아 놓습니다. 한 덩어리로 되어 있는 빵이 좋습니다.
-예쁜 컵에 포도즙을 담아 놓습니다.
-예배 시작 전에 가정 예배 제단에 빵 접시와 포도즙 잔을 놓고 하얀 천으로 덮어 놓습니다.

감리교 31회 총회
▲감리회 31회 총회에서 성찬에 참여하는 모습. ⓒ크투 DB
예배 중 성찬 시간이 되면 이렇게 진행합니다.

-목사가 지시하면 가족 중 한 사람이 천을 벗깁니다.
-목사는 평소처럼 예전을 행하고 교우들은 영상으로 전해지는 예전에 참여합니다.
-예전이 끝나면 목사가 먼저 성찬 빵을 찢어 “주님의 몸을 받습니다”라고 기도하고, 포도즙에 찍어 “주님의 피를 받습니다”라고 기도합니다. 그런 다음 감사함으로 성찬을 받습니다.
-목사의 성찬이 끝나면, 각 가정에서는 순서대로 빵을 찢어 포도즙에 찍습니다.
-다음 사람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이것은 주님의 몸과 피입니다”라고 말하고 먹여 줍니다.
-먹여준 다음 서로를 품고 축복의 말을 전해 줍니다.
-성찬을 받은 사람은 동일하게 다음 사람에게 행합니다.
-홀로 예배 드리는 경우, 목사가 한 것처럼, 빵을 들어 “주님의 몸을 받습니다”라고 기도하고, 포도즙을 찍어 “주님의 피를 받습니다”라고 기도합니다. 그런 다음 성찬을 먹고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다 끝나면 다시 자리에 앉습니다.
-목사는 성찬의 예전을 마무리합니다.

처음 해 보는 것이어서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실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함께 모여 성찬을 나누던 것과는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홀로 계신 분들은 주님이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고, 가족이 모여 성찬을 나눌 때는 진한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우리를 참 어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 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상한 시간에, 이상한 방식으로 우리를 만나 주시고 놀라게 하십니다. 오늘 드리는 성찬이 그런 경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