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선교사
▲이준석 선교사. ⓒ김신의 기자

일본에서 만든 찬양이 한국인의 가장 사랑하는 찬양으로 오랜 기간 불리고 있다. ‘花も(하나모)’다. 이 곡은 어린이 선교를 하는 일본의 메빅(MEBIG)교회가 만든 어린이 찬양으로, 한국에는 지난 2012년 ‘이젠 나(Now I)’라는 앨범에 수록돼 처음 알려졌다. 이후 제이워십, 마커스워십, 조수아, 오화평 등 수많은 워십팀과 CCM 가수들이 이 찬양을 불렀다.

최근 서울 신도림에서 만난 이준석 선교사는 한국에 '花も(하나모)’를 처음 소개한 장본인이다. 무속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하나님을 만난 뒤, 제16회 CBS창작복음성가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아워드림찬양선교회(대표 전용대 목사) 음악 간사 등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첫 1집 솔로 앨범에 일본어로된 ‘花も(하나모)’를 수록했다. 이어 2013년, 일본인으로만 이루어진 'NCM2 콰이어'에 첫 한국인 멤버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 팀의 앨범에 처음 수록한 곡도 '花も(하나모)’였다. 아래는 이 선교사와의 일문일답.

-무속인 가정에서 태어났다고요?

“네, 친할머니와 어머니가 무속인이셔서 고등학교까지는 무속인 집안에서 살았어요. 그러다 교회를 나가게 됐는데, 집에서는 교회에 가는 걸 정말 반대하셨어요. 그래도 신앙생활을 하고 성경공부를 하면서 하나님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

-가족들의 반대 때문에 많이 힘드셨겠어요.

“예배를 잘 드리고 나서도 전화통화를 하면 받은 은혜가 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계속 기도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는 예수님 믿으라고 잘하는데, 가족 전도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힘들어 하잖아요.

이 관계를 보면서 한국과 일본을 생각하기도 해요. 일본 성도님들을 보면 집 안에서 거의 혼자 믿는 분이 많거든요. 결혼식도 부모님 없이 드리는 분들이 많고요. 그런 분들을 뵙게 되면서, 하나님께서 제게도 그런 경험을 허락하셨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은 집 안에서 혼자 크리스천이면 ‘신앙생활 하기 힘들겠다’고 격려를 해주시곤 하는데, 일본은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선 거의 당연히 핍박과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많이 공감할 수 있게 됐어요.”

-1세대 찬양사역자인 전용대 목사님의 수제자라고 들었는데요.

“2002년 회사의 연습생으로 있을 때, 목사님을 처음 뵈었어요. 많은 사랑을 주셨어요. 그 후 어느 날 국립암센터병원의 예배 때 저를 데리고 가셨는데, 거기서 처음 특송을 맡아 찬양사역을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저를 사랑해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목사님께서 안 계셨으면 사역을 못 했을 거 같아요.”

- 번역된 ‘하나모(花も)’가 한국에서 여러 차례 발매됐는데, ‘하나모’는 어떤 곡인가요?

“2003년도에 삿포로에 있는 메빅교회에서 발표한 어린이 찬송가집에 실린 곡이예요. 제가 선교 훈련을 받던 2007년도 당시 그 찬양을 처음 알게 됐어요. 그 찬양이 너무 좋아서 특송으로도 부르고 그랬죠. 그리고 일본어 찬양 앨범을 만들 기회가 있으면 일본과 한국에 알리고 싶다는 기도를 했어요. 그 후 2012년에 MCN2 콰이어를 만나게 됐어요. 그분들이 ‘아직까지 일본에 알려지지 않은 찬양이 있으면 같이 앨범을 만들자’고 해서 제가 '하나모'를 하고 싶다고 했고, 제 첫 앨범에 일본어 버전으로 곡을 발매했어요. 2013년에는 NCM2 콰이어 앨범에도 넣었죠. 그때 LA에 계신 한 크리스천분이 만들어주신 뮤직비디오 영상도 같이 올라갔어요. 일본의 여러교회에서 특송을 했었어요. 가끔은 한국교회에서도 하나모를 일본어로 불렀는데 한국성도님들이 일본어 가사의 의미를 모르시니까 일본어가사와 제가 번역한 한글번역가사를 화면에 띄우고 찬양을 부르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찬양을 드리다가 몇 년이 지나니 일본 교회 안에서 꽤 많이 불려지는 찬양이 되어 있었어요.”

-왜 그 찬양이 일본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 같나요?

“어린이 캠프와 주일학교 때 불리는 찬양이었는데, 하나님께서 그 찬양을 사용하신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하나모(花も)’를 발표할 때 제 이름으로 발표한 찬양이 아니어서 더 알려진 거 같아요(웃음). 지금도 저희 NCM2콰이어가 부른 하나모를 당연히 일본사람이 부른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만난답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연합해서 하나모를 발표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하나모 찬양은 저희 콰이어가 발표하지 않았어도 결국은 일본교회에 알려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나모 찬양이 일본교회에 많이 알려지면서 지금처럼 많은 일본교회를 순회하면서 찬양사역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답니다.”

-NCM2 콰이어가 한국에서는 낯선 그룹인데요.

“결성된 지 33년 된 가스펠 그룹이에요. 전부 일본 사람으로 이루어진 팀이고, 많을 때는 20명 정도일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4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로 미국 서부에서 사역하고 있어요. 1년에 한 두 차례 일본에 와서 여러 지역에서 찬양 콘서트를 열어요. 정말 열심히 사역하시는 분들이고 찬양 앨범도 여러 장 나왔죠. 정규 앨범만 9장이고, 싱글 앨범, 솔로 앨범도 많고요. 제가 참여한 것은 5장 정도예요.”

-그런데 어떻게 NCM2 콰이어에 합류하시게 된 거예요?

“NCM2콰이어가 홋카이도에서 콘서트를 할 때였는데요. 그때 교회에 있던 한 목사님이 콘서트가 끝난 뒤에 ‘함께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저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다고 해요. 그리고 NCM2 콰이어 분들이 미국에 돌아가신 다음에 제게 이메일을 주셨어요. LA로 올 기회가 있으면 오디션도 보고 만났으면 좋겠다고요. 그렇게 제가 LA로 가게 됐습니다. 그때가 NCM2 콰이어 25주년이었네요.

나중에 멤버분들이 하시는 얘기가, ‘나이가 많고 사역을 그만두어야 하나?’ 생각하시는 중에 ‘사역을 계속 이어가길 원하시면 젊은 사람을 중심으로 멤버를 보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셨다고 하더라요. 그런데 제가 갔던 거죠. 그것도 한국인이 말이예요. 사실 진짜로 제가 갈 줄은 몰랐다고 얘기하셨어요. 사실 일본 사람이 자신의 그룹 안에 사람을 들이는 것에 대해 쉽게 결정을 하지 않아요. 그런데 아무 연고도 없는 저를 동료로 받아주셨습니다. 연고도 없는데 LA까지 와서 점수를 많이 주신 것 같아요. 그때부터 함께 사역한 지 7년이 되었네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