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언더우드
▲故 언더우드 선교사의 3대손인 리차드 언더우드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연세대를 세운 故 언더우드 선교사(1859~1916)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개강좌가 11일 오후 서울 연세대 신과대학 예배실에서 열렸다. 고인의 손자인 리차드 언더우드(은퇴 선교사, 전 서울외국인학교 총감)와 김도형 교수(연세대 사학과)가 강연했다.

먼저 '언더우드의 유산'을 제목으로 강연한 리차드 언더우드는 이날 발제문을 통해 "원두우로도 알려진 故 언더우드 선교사는 오직 한 가지 이유로 이곳, 한국(조선)에 왔다"며 "그것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자 이 세계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연세대가 언더우드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기리고자 한다면, 그가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곧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믿음과 겸손에 이르고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예배의 자리 가운데로 나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연세대 안에는 이러한 언더우드 선교사의 삶을 이어가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학교 전체적으로는 이것이 그 중심 사역과 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약 2주 전 밤, 이 음성을 듣고 잠에서 깼다. 바로 '연세대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그들의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전하는 것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나는 하나님의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세상으로 나가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 캠퍼스, 즉 하나님께서 그의 종 언더우드 선교사를 통해 세우신 연세대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할아버지의 가장 큰 유산 가운데 하나인 이 연세대가 하나님의 이 메시지를 주의 깊게 듣기를 기도한다"며 "나의 할아버지가 아닌 이 연세대를 세운 주님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더우드 연세대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 기념 공개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다음으로 '언더우드와 연세교육'을 제목으로 발표한 김도형 교수는 "언더우드는 1885년 4월 5일 교사 신분으로 한국 땅에 발을 내딛었다. 기독교 선교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그는 이 땅에 근대적 교육을 실시했다"며 "교육 사업은 기독교 선교에 대한 그의 꿈과 소명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고 했다 .

김 교수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연세대 교육을 통해 추구했던 이념에 대해 "연세의 출발은 고아학교였다. 부모가 없는 가난한 아이들을 거두어 학교를 만든 것에서 언제나 낮은 곳으로 가고자 했던 그의 신앙을 볼 수 있다. 또한 그는 교육사업을 연제나 연합의 정신 속에서 추진했다. 그 정신은 유니온교회로도 이어졌다"고 했다.

한편, 공개강좌에 앞서 故 언더우드 선교사의 초상화 제막식이 고인의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상화가 걸린 연세대 신과대 정문 앞에서 진행됐다. 이 초상화는 예장 통합측 총회장이자 연동교회 담임인 이성희 목사의 아내, 김봉희 사모가 3개월 여에 걸쳐 그린 뒤 연세대에 기증한 것이다.

연세대 신과대 학장인 유영권 교수는 "故 언더우드 선교사님께서는 연세대 신과대학의 초대 교수로서 이 학교를 위해 많은 희생을 하셨다. 그런데 그 분의 흔적과 정신을 기리는 상징물이 없었다"며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연동교회에 걸려있던 게일 선교사의 초상화를 봤다. 그래서 그것을 직접 그리신 김봉희 사모님께 언더우드 선교사의 초상화도 부탁하게 됐던 것"이라고 했다.

유 학장은 "앞으로 이 초상화가 100년, 200년을 이어가며 선교사님의 희생과 기독교 정신, 하나님과 한국을 사랑했던 그 마음을, 이 초상화를 보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했다.

언더우드 초상화
▲故 언더우드 선교사의 초상화 제막식에 참석한 고인의 후손들이 제막 후 박수를 치고 있다.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