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25일 남북 고위급 협상에서 극적 합의가 이뤄진 것을 놓고, ‘원칙에 입각한 남북 협상, 새로운 이정표 세워’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교회언론회는 “북한의 비무장지대 남측에 목함지뢰 매설 도발로 야기된 남북간 일촉즉발 위기 상황을 남북 고위급의 43시간 마라톤 협상으로, 최악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도발과 군사적 협박에 굴하지 않고 원칙에 입각하여 당당하게 대응함으로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 시인과 유감 표명을 받아 낸 것은 남북협상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남북의 고위급 접촉은 지난 22일 오후 6시부터 시작돼 ‘무박 4일’간 접촉을 통해 25일 6가지 사항에 합의하기에 이르렀다”며 합의된 6개 항에 대해 ①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당국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갖기로 한다 ②북측은 지뢰폭발로 인한 남측 군인들의 부상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③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확성기 방송을 25일부터 중단한다 ④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한다 ⑤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는다 ⑥남과 북은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 라고 소개했다.

교회언론회는 “문제는 북한의 진정성과 실천적 의지”라며 “교활한 기만전술에 의한, 국면회피를 위한 협상이라면 북한은 또 한 번 실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번 북한의 도발과 전쟁위협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국토방위 사명의식을 확고히 하게 됐고,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한 것은 긍정적 효과”라며 “뿐만 아니라 국론을 분열시키는 악성루머도 더 이상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했고 국론 통일의 촉매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언론회는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합의한 것은, 적어도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피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긍정적이며, 이산가족 상봉이나 민간교류 확대 등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한 것은 그 동안 남북 간의 경색된 분위기를 완화하고 통일의 물꼬를 트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의 최고 지도자가 고위급 접촉에 직접 나선 측면도 “미래지향적인 협상 결과”라고 했다.

교회언론회는 “그러나 남북 간의 가장 중요한 현안인 ‘핵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못해, 전체적인 국면 전환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통해 끊임없이 남한을 협박하고 괴롭힐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어찌됐든 북한은 이번 고위급 접촉을 통한 합의를 성실하게 지켜야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핵 개발을 포기하고, 모든 도발 행위를 중지하여 남북간 신뢰 회복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을 향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실제적·근본적 변화의 모습으로, 남북 대화와 ‘평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그것만이 북한이 사는 길이요, 역사를 역류하는 것에서 탈피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에 대해선 “과거처럼 북한이 도발하면 물량공세로 무마하려던 것에서 탈피해, 이번처럼 분명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북한의 잘못된 태도를 바꾸도록 해야 한다”며 “또 남북 대화에서도 주도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북한의 돌출 행동과 무모함을 다시 한번 경험했다”며 “한국교회도 북한에 대해 기도하면서 민간 차원의 교류를 하되, 철저하게 북한의 인권과 연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