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신대원, 초고압 송전탑 놓고 한전 본사 앞 시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하 신대원)과 한국전력이 초고압 송전탑 문제와 관련, 서로 상반된 입장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신대원 학생들과 원우회 및 교직원 150여 명은 12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앞에서 송전탑 건립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기도회를 개최했다.
한전이 경기도 양지 신대원 부지 경계선에 건립하기로 한 송전탑은 총 4기로 현재 2기가 완공됐고, 1기는 약 70% 정도 공사가 진행되다 현재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1기는 곧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신대원이 한전의 송전탑 건립을 두고 문제로 삼는 것은 최고 76만5천 볼트의 전자파가 학생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송전탑이 학교 미관을 해친다는 점이다.
심창섭 신대원장은 “1천8백여명이 상주하는 학교를 송전탑이 둘러싼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당초 계획이 학교 쪽 방향이 아니었음에도 협의 없이 계획을 변경한 것은 힘의 논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황일수(30·신대원생)씨도 “(송전탑이) 학생 유치에 장애로 작용하는 등 장기적으로 학교 이미지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또 한전이 사전 예고 없이 공사를 진행했고, 지난 해 3월 신대원의 항의로 세번째 송전탑 건립을 중단했지만 지난 5일 합의 없이 공사를 재개하는 등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인다고 신대원은 주장하고 있다.
신대원 문병호 교수(송전탑 비상대책위원회)는 “(송전탑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송전탑 자리에 지을 예정이었던 학교 관련 시설들도 빛을 못 보게 됐다”며 “심지어 학생들의 머리 위로 기물을 단 크레인을 끌어 올리는 무모함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입은 재산적, 정신적 손해는 막대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전 송전건설팀 김원진 차장은 “송전탑은 학교 본관 및 운동장 등 대부분의 시설에서 약 5백~1천미터 이상 이격돼 있으며 가장 가까운 거리인 체육관에서도 1백50미터 떨어져 있다”며 “송전탑이 교직원 및 학생에게 전혀 위험이 없음에도 경관을 이유로 국가 주요 시설물을 이전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밝혔다.
또한 “70여 회 이상 신대원과 회의를 했고, (이전을 위해 송전탑이 자리한) 토지주를 설득했으나 동의를 얻지 못해 현재로서는 신대원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곤란한 상태”라며 “10개월 이상 공사가 중단됨에 따라 수도권 전력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공사를 재개하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여름에는 전력 사용량이 급증해 이를 해소하려면 오는 6월까지 공사가 완료돼야 한다”면서 “신대원의 합리적 요구에 성실히 합의할 것이나 무리한 요구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대원은 앞으로 예장합동 총회(총회장 최병남 목사)와 연계해 이 문제에 대처하고 한전 김쌍수 회장과도 만나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