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휫셔뮤직 유지연 대표 ⓒ김영범 기자

7·80년대 CCM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휫셔뮤직 대표 유지연 장로(높은뜻숭의교회, 57)는 침체된 CCM 사역이 부흥할 수 있는 비결로 ‘말씀에 근거한 영성 함양’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음악인의 입에서 ‘말씀’이라니…. 약간 의외였다. 어쩐지 그의 사무실에는 각종 음반뿐만 아니라 다양한 버전과 언어로 출판된 성경주석책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찬양사역자는 Pastor(목사)에요. 말씀으로 무장되고 내면화된 영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말씀을 묵상하는 중 받은 영감과 자기간증을 담아 가사를 쓰고, 작곡을 하고, 찬양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죠.”

유 장로는 점점 어려워지는 음반시장에서 CCM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쾌락과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문화 속에서도 대중들은 여전히 메시지가 있고, 들을만한 진짜 ‘음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배철수 씨가 진행하는 모 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팝송만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아주 인기가 높아요. 그 이유가 뭔지 아세요? 그 방송은 음악만 들려주거든요.”

그러면서 또 그는 CCM 사역자들이 교회공동체에 속해서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해 볼 것을 권했다. 대중들의 마음에 깊이 와닿는 목소리나 가사는 그가 속한 ‘영적인 뿌리’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예전에 음악사역을 했지만 교회에서 순장이나 구역장, 차량봉사를 맡아 일하게 되면서 다른 세계를 알게 됐습니다. 그러한 공동체의 경험이 제 음악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줬죠.”

유 장로는 더불어 ‘겸손’을 재차 강조했다. “하나님은 겸손한 사역자를 사용하십니다. 저도 예전에는 성공가도를 달리며 자만심에 꽉 차 있던 때가 있었어요. 그러나 말씀을 통해 저의 죄를 깨닫게 하셨죠.”

그의 말대로 유 장로는 7·80년대 대중음악과 CCM 두 분야에서 최고의 뮤지션이었다. 신형원의 불씨, 김범룡, 산울림의 김창환, 길은정, 김종찬, 윤형주, 이선희 등 국내 포크와 팝 계열의 수많은 유명가수들의 음반 프로듀서와 편곡,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 연주를 맡았다.

대중음악 활동에만 전념하던 그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했던 계기는 ‘볼찌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라는 요한계시록 3장 20절 말씀을 읽고 나서였다. 그 말씀을 읽고 비로소 그 분께 마음의 문을 열어드렸다.

그 후 80년대 두란노 경배와 찬양의 초대 뮤직 디렉터로 섬겨왔고, 국내 예배음악의 큰 전환을 일으킨 ‘전하세 예수’ 1집에서 4집까지의 편곡과 연주를 담당했다. 뿐만 아니라 예수전도단, 주찬양, 다윗과 요나단 등 수많은 찬양음반들도 그의 편곡이나 연주를 거쳐갔다. 1994년 이후 유 장로는 지금의 ‘휫셔뮤직’을 설립해 빈야드 뮤직, 호주 힐송 뮤직, 아이합 등 전 세계 워십뮤직을 국내에 배급 소개하는데 힘써 왔다.

평생을 예배사역의 확장과 보급에 힘써온 유 장로의 비전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일상의 삶 속에서 참 예배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며, 찬양과 경배를 통해 그분의 임재 안으로 들어가는데 하나의 도구와 그릇으로 쓰임 받는 것이다. 유 장로는 “국내에 탁월한 예배인도자나 CCM 사역자들을 세우는 전문적인 예배학교를 세우겠다”고 앞으로의 비전과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