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 5편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중 한 장면.

지난 11일 해리 포터 시리즈 5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이 전세계에서 동시에 개봉돼 이전 시리즈처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첫날인 수요일에만 미국에서 약 4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3주간 1위를 지키던 ‘트랜스포머’를 제치고 개봉 첫 주말 142만8천여명(누적관객 181만5천여명)을 불러모으며 주말 관객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전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마법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이 시리즈가 기독교인들에게 과연 적합한가 하는 찬반 논란은 미국 내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www.christianpost.com)가 보도했다.

그간 해리 포터 시리즈는 ‘마법’이라는 소재 때문에 대부분의 미국 내 교계 지도자들로부터 비판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이 영화가 신비주의나 악마 숭배사상(occult)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왜냐하면 이 시리즈의 주요 타깃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이번 해리 포터 시리즈 5탄은 어떠한 내용일까? 주인공인 해리는 돌아온 악당 볼드모트(Voldemort)의 모략으로 마법 사용을 금지당하고 마법학교에서 퇴학당할 위기에 처한다. 주인공을 비롯한 마법사들은 볼드모트와 맞서 싸우기 위해 힘을 모으고, 이들 ‘불사조 기사단’이 악당과 맞서 싸운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기독교 영화사이트 인 무비가이드(www.MovieGuide.org) 설립자 테드 베르(Ted Baehr) 박사는 “해리 포터의 이번 시리즈도 크게 흥행할 것”이라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는 마법은 악한 것이고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말씀으로부터 어린이들이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비판적인 주장을 폈다.

잘못된 세계관·가치관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려는 보수적 기독교 단체들은 이 영화에 대해 대부분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기독교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설이나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자녀들을 홈스쿨링하고 있는 여성작가 낸시 브라운(Nancy Brown)은 약간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녀는 “나는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고 그간의 선입견이 바뀌었다”며 “이 책이 어린이들의 성장에 실제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또 “나는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고 이 책이 악마 숭배사상이나 마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오히려 그 반대의 이야기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리 포터 이야기는 가족간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는 훌륭하고 도덕적인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기독교인 부모들에게 해리 포터 시리즈는 선악의 싸움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실제로 ‘해리 포터의 미스터리’라는 소설을 지난 6월 중순경 발표해 자녀를 둔 기독교인에게 이런 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가정사역단체인 포커스온더패밀리(Focus on the Family) 설립자인 제임스 돕슨(James Dobson) 박사도 이 영화를 그런 점에서 인정했다.

또다른 기독교 영화사이트 플러그드인(www.pluggedinonline.com)에서 영화비평을 맡고 있는 린디 케퍼(Lindy Keffer)도 “영화에서는 마법이 계속해서 사용되지만, 악마 숭배사상이라 불릴만한 내용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단지 오늘날의 세태처럼 현실과 다소 부합되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뒤범벅돼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린디 케퍼는 이에 대해 “‘불사조’ 편이 원작만큼 우울한 분위기는 아니라고 해도, 영화가 주요 관객층인 어린이들에게 끼치는 악영향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