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어르신을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는 김용수 지점장(62)을 비지팅엔젤스코리아 군포지점에서 만날 수가 있었다. 다른 요양보호사에게 요청해도 될 일이지만 한 보호자께서 멀리 떨어져있는 노모를 극진히 돌봐달라는 부탁에 직접 어르신댁을 방문해 아침 7시 반부터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오는 중이라고 했다. 푸르른 봄,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효자라는 말이 누구보다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비지팅엔젤스 군포지점의 김용수 지점장을 만나 보았다.

인생의 2막을 준비하다

▲비지팅엔젤스 군포지점 김용수 지점장

김 지점장은 사업을 하기 전까지 전선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관리직과 기술이사, 연구소장까지 역임하다가 지난해 초 정년퇴직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성실하게 살아오다가 정년이 되어 아름답게 은퇴를 했지만, 인생 전체를 두고 은퇴하기에 그는 아직 너무 건강했고 여전히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나이었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 2막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손길들에게 유익한 일을 했으면 좋겠다 싶은 막연한 마음을 갖고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특히 실습을 위해 방문했던 요양병원에서 신체적 어려움을 겪고 계신 어르신들을 직접 보고 도우면서 노인복지를 위해 일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노인복지 창업에 대한 생각을 갖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서 생각하자 많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요양보호사 구인부터 노인장기요양기관 설치 신고, 지점 설립 후의 운영까지 판단해보았을 때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서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가진 프랜차이즈를 물색했다. 그러던 와중에 CBS방송의 ‘새롭게 하소서’라는 프로그램에 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가 출연해 시니어 홈케어 서비스 사업과 본인의 신앙 간증을 나누는 것을 보고 찾아가게 되었다.

김 지점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10년과 2012년 2014년 실시했던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비지팅엔젤스코리아가 3회 연속으로 최우수기관(A등급)으로 되었던 점과 전국 여러 가맹 지점들도 함께 최우수 및 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지점의 영업적인 성장만이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경영 모두를 책임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김 지점장은 비지팅엔젤스와 가맹 계약을 체결해 2014년 6월 비지팅엔젤스 군포지점을 오픈했다.
 
지점 운영 제 1 원칙, 효(孝)

▲비지팅엔젤스 군포지점 김용수 지점장의 부친이 직접 쓴 글씨 경조효친(敬祖孝親).

김 지점장은 비지팅엔젤스 군포지점을 효(孝)라는 가장 큰 원칙을 두고 운영했다. 효를 중요시 여기는 건 살아생전 할아버님을 극진하게 모시며 공경했던 부친의 영향이 크다고 김 지점장은 밝혔다. 부친께서는 늘 경조효친(敬祖孝親 : 조상을 공경하고 부모님을 정성으로 섬기며 가족을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한다)을 강조하며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효를 실천할 것을 교육했다. 이런 가풍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어있던 김 지점장은 어느 어르신을 만나든 어느 요양보호사를 만나든 한결같이 예의 바르게 상대방을 존중하며 효를 실천하고 있었다.

“사실 어머님과 아버님을 일찍이 여의어서 부모님의 빈자리가 늘 마음 한 켠에 남아 있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효도를 다해 드리지 못한 죄송한 마음이 겹쳐져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이분들이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이다’라는 마음으로 성심 성의껏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빈자리였던 마음속 부모님의 자리가 채워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라고 전했다.
 
타국에서 걸려온 전화

▲해외에 나가 있는 고객의 딸을 대신해 효도의 마음으로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김 지점장. 지난 어버이날에도 딸을 대신해 카네이션을 어르신께 드렸다.

효를 강조하는 김 지점장에게 특별한 고객이 있다고 했다.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 여성분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직업과 결혼 때문에 영국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일 년에 한 번씩 한국에 들어오는데, 최근 한국에 들어왔을 때 홀어머니께서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셔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발만 동동 구르던 찰나에 인터넷에서 중산층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지팅엔젤스를 알게 되셔서 저희쪽으로 연락을 주셨었습니다.”

김 지점장은 먼 곳에서 전화까지 하셔서 어머니를 돌봐드리고 싶어 하는 딸의 효심을 헤아려서 다른 요양보호사에게 부탁하는 대신 본인이 직접 노모를 돌보기로 했다. 월, 수, 금 아침 7시 반 마다 직접 어르신을 모시고 병원에 가 통원 치료를 도와드리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은 딸에게 연락을 해 노모의 식사 여부나 건강상태, 최근에 일어난 일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드려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모녀지간을 연결시키는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을 할 수 있다는 축복

지난해 6월 오픈 이래로 비지팅엔젤스 군포지점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업무뿐만 아니라 병원 간병업까지 업무 영역을 넓혀가며 쉼 없이 달려왔다. 고객도 점차 많아져서 오픈한지 1년이 조금 안된 4월말 현재 25명의 고객에게 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픈 당시 세웠던 ‘1년 내 30명의 고객 모집’이라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김 지점장은 지점 운영과 요양보호사 활동, 고객 유치까지 1인 3역을 동시에 수행하느라, 오래전부터 꾸준히 다녀왔던 헬스장도 못 갈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62세인 김 지점장은 비교적 고령인 나이에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가끔 고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땀 흘려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정직하고 바르게 지점을 운영하고 어르신들에게 효도하면서 케어해드리다보면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슴 한 켠이 뿌듯해집니다”라고 전해왔다.

김용수 지점장은 본인의 이름으로 ‘용’ 감한 ‘수’라는 2행시를 지어보이면서 “어떤 일이든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인 지금, 용기를 갖고 열정적으로 뛰다보면 그 길 끝에 성공이 기다리고 있을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비지팅엔젤스 군포지점의 일꾼 김태석 실장과 김용수 지점장(우측)

개항시기에 우리나라를 찾은 선교사들은 한국을 보면서 “이 세상에서 관습적인 노인복지가 가장 완벽하게 된 나라”, “노인과 망인 사이가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어 이 세상에서 죽는 것이 가장 두렵지 않은 노인천국” 라고 일컬으며 노인공경과 효 사상을 극찬했다. 하지만 경제가 고도로 발전되면서 우리가 그토록 자부하던 효 사상은 조금씩 사라져 다른 이들의 손을 통해 어른들을 모셔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이웃 사랑을 효로 실천하고 있는 비지팅엔젤스 군포지점의 김용수 지점장 같은 이를 보면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