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리조트(회장 권오영)가 최근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TV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등 탁월한 환경을 자랑하는 아일랜드리조트(좌).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아일랜드 방주교회는 세계적인 건축가 故 이타미 준의 유작이다

SK(회장 최태원)와의 법적 분쟁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아일랜드리조트(회장 권오영)가 최근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법정관리는 아일랜드리조트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으나 회생의 가능성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채무자 회사에 관해 채권자, 주주 기타 이해관계자들 간의 이해를 조정해 리조트 사업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법원에 의해 회생 절차 개시의 결정이 나면 회사 사업의 경영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 권리는 이해관계가 없는 자 중에서 신임되는 관리인에게 전속된다(제94조 1항, 제53조)

관리인은 정리 계획을 작성해 수행하게 되며 계획이 수행된 때 또는 계획이 수행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기에 이른 때에 법원은 정리절차 종결의 결정을 하며(제27조) 이 결정으로 회사는 정상적인 상태로 복귀된다.

SK와 오랜 법정 분쟁 “언젠가는 진실 알려질 것”
천혜의 자연환경, 故 이타미 준의 유작 ‘방주교회’ 유명

한편 아일랜드리조트와 SK의 관계는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리조트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당시 NCC 주식회사 권 회장을 눈여겨 본 SK(SK에너지)가 합작을 제안, 2007년 합작법인 아일랜드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IMF 금융위기로 1999년 일동레이크 골프장을 농심에 매각한 뒤 SK가 비즈니스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며 골프장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던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접근성과 인구 면에서 시장 환경이 뛰어난 아일랜드는 SK에게 최적의 조건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동업자간의 사이는 SK가 권 회장에게 리조트를 완전히 매각할 것을 요청했다가 권 회장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급속도로 틀어졌다. 권 회장은 “SK가 2007년 골프장 사업에서 나를 배제하고 단독 경영을 하기 위해 지분을 SK에 매각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했지만, (본인은) 이 사업을 오랫동안 준비해왔기에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SK는 2008년 “동업자의 불법을 용인할 수 없다”며 권 회장 일가를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횡령 혐의 의혹으로 검찰에 형사고소하고 합작관계를 정리했다. 이로 인해 권 회장은 검찰로부터 징역 10년과 추징금 20억 원을 구형 받았으나 이후 4년여 간의 재판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를 판결 받았다.

권 회장측은 “SK가 고소했던 혐의 대다수는 무죄판결이 났고 다른 곳에서 경미한 벌금을 선고 받은 만큼 SK의 소송제기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로 인해 △골프장 사업의 전체 공정 및 공사의 지연 △과중한 금융비용 및 이자부담 △기회비용 손실 △투자유치 물거품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SK 최태원 회장과 임원 두 명을 △무고 △모해위증교사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했으나 13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권 회장의 며느리이기도 한 인기그룹 샤크라 출신의 이은 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펼치며 세간에 알려지기도 했다. 올 초에는 오!마이베이비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이은 씨 가정의 모습이 방영되어 관심을 끌었으나 아일랜드리조트에 대한 왜곡된 보도들로 뭇매를 맞으며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SK가 욕심을 낼 만큼 아일랜드리조트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TV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클럽하우스를 비롯해 잔디와 빌라 등 휴식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히며 서울에서 1시간 거리로, 한국 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도 매년 이곳에서 개최될 정도로 높은 평판을 얻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일랜드 권오영 회장이 마음을 담아 리조트 내 중심에 세운 아일랜드 방주교회는, 국내 많은 교회 건축물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작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 주위로 물이 흘러 마치 물 위에 배가 떠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방주교회는,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재일교포 2세인 故 이타미 준(1937∼2011, 한국명 유동룡)의 유작이기도 하다.

아일랜드리조트 관계자는 “법정 관리에 돌입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리조트가 정상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회원권을 구입하는 분들에게 최대한의 혜택을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