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진경 목사.
한국교회의 대표적 지도자였던 정진경 목사가 소천했던 지난 3일, 고인이 목회했던 신촌성결교회 교인들 못지 않게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안타까워한 이들이 있었다. 바로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담임 이재철 목사, 이하 100주년교회) 교인들이었다. 정진경 목사는 한국기독교1백주년기념사업협의회(이하 협의회) 이사장으로서 양화진을 둘러싼 온갖 부정적인 소문과 비난, 공격 가운데서 늘 앞장서서 100주년교회를 변호하고, 갈등을 중재하려 애써왔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정 목사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 100주년 교인들에게 마치 유서와도 같은 편지를 남긴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이 편지에서 100주년교회 성도들에게 애정어린 격려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교회 관계자는 평소 정 목사가 양화진 사태가 이단 논쟁으로까지 불거져 성도들에게도 마음의 상처가 된 것에 대해 “모두 나의 잘못이다”라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이에 정 목사는 성도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김경래 장로와 함께 편지를 작성했다.

편지는 정 목사가 소천한 직후인 지난주일(6일) 예배에서 이재철 목사가 읽었으며 성도들은 고인의 마지막 메시지를 들으며 눈물바다를 이뤄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할 정도였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100주년교회 교인들은 본지 9일자 신문에 “목사님, 감사합니다. 그날, 그곳에서 뵙겠습니다”라는 애도의 글을 광고로 게재하며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

주일예배서 이재철 목사가 낭독, 눈물바다 이뤄

정진경 목사는 100주년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본 협의회에 의해 2005년 7월에 창립된 100주년기념교회는 지난 4년 동안 아름답게 성장하여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국내외 기독교계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 드리고 있다”며 “이는 오직 주의 영을 힘입은 목회자와 성도 여러분의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소망의 인내가 낳은 고귀한 열매임을 믿고 치하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순수한 기독교인이라면 성도 여러분 노고에 대하여 냉수 한 그릇, 꽃 한 송이라도 들고 고마움을 표시함이 최소한의 보답임에도 불구하고, 책임 없이 음해하며 왜곡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현상들을 보게 된다”며 “그 중 몇 가지 문제는 유니온교회 측이 본 협의회와 100주년기념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형사 고소, 항고, 재정 신청에 이르는 고통스런 과정을 통해 지난 4월 10일 국법에 의하여 그 진실이 밝혀졌다. 유니온교회는 양화진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는 것과 100주년기념교회가 유니온교회의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진경 목사는 생전에 양화진을 둘러싼 갈등을 중재하고 100주년교회를 변호하기 위해 앞장서 왔었다. 사진은 한국기독교1백주년기념사업협의회가 양화진 문제를 놓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정진경 목사(왼쪽에서 세번째), 맨 왼쪽은 100주년교회 담임인 이재철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정 목사는 또 지금은 이미 개정된 장로·권사 호칭제에 대한 외부의 비난, 이재철 담임목사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이단 시비를 언급하며 “그 이면에는 거론하기조차 힘든 불순한 동기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모든 문제들로 인해 100주년기념교회 성도 여러분이 큰 고통을 안고 있는데, 이는 많은 부분에서 본 협의회가 적절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결과인 줄 알고, 성도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정 목사는 마지막으로 “성도 여러분, 100주년기념교회를 세우시고 자라게 하신 주님께서 마침내 모든 풍랑을 잠잠케 해주시리라 믿는다”며 “교회 설립에 참여한 본 협의회 집행부는 후견자 입장에서 교회를 섬긴다고 명시한 기본 방침에 따라, 앞으로 여러분의 울타리가 되어 교회를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주년교회 성도들은 이에 애도의 글로써 고인에 대한 감사와 추모를 전했다. 이들은 정 목사가 100주년교회를 세우고 지켜준 것에 깊이 감사하며 “이제 하나님 곁으로 가신 목사님을 말할 수 없이 그리워할 것입니다. 저희 성도 모두는 목사님과의 처음 약속을 끝날까지 완성시키겠습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