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기도가 뜨겁게 불탔던 삼각산을 아십니까?

김진영 기자 입력 : 2017.09.23 15:06

“잊혀진 이곳 복원해 부흥과 복음화 발판 삼을 것”

삼각산
▲평창동 일대의 삼각산. 과거 한국교회의 기도가 뜨겁게 타올랐던 곳이다. ⓒ김진영 기자
서울 국민대학교를 지나 북악터널을 막 빠져 나오면 평창동 일대를 가로지르는 삼각산(북한산)과 마주하게 된다.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서, 아직은 옅지만 조금씩 나뭇잎이 물들기 시작하던 9월 23일의 아침. 이곳, 삼각산 초입에서 분주하게 가지를 치고 풀을 베며, 주변을 정리하던 이들이 있었다.

바로 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재단(이사장 임원순 목사)과 한국원로목자교회(담임 한은수 목사)에 소속된 교인들이다. 이들은 왜 이 아침에 산에 오른 것일까? 평소 말끔하게 차려입던 정장을 벗고 작업복(?) 차림을 한 한은수 목사가 입을 열었다.

"이 삼각산이 어떤 곳인지 아십니까?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이 일대는 기도하는 이들로 가득했습니다. 지금 원로가 되신 목회자 대부분이 이곳을 알 만큼 유명했던 곳이죠. 저도 여기 올라 눈물로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릎을 꿇을 수 있는 자리만 있으면 저마다 돗자리를 깔고 밤을 새워 기도했습니다. 그랬던 이곳이 지금은 잊혀져 갑니다. 어느 때부턴가 기도의 발길이 끊겼어요. 그러면서 그 간절함이 묻은 흔적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곳이 존재했음을, 기도가 쌓이고 쌓여 하늘에 닿았던 한국교회의 그 뜨거웠던 역사가 있었음을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해 약 40명의 기독교인들이 아침 일찍 삼각산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 초심을 회복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회개의 진정한 열매라고 이들은 믿고 있다.  

삼각산 이주태
▲이주태 장로가 한 기도처를 발견한 뒤 그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김진영 기자
삼각산
▲교인들이 주변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 목사는 "오는 9월 27일 오전 9시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회개의 눈물 원로목회자 회개기도대성회'를 개최한다"며 "지금의 한국교회를 있게 한 원로목회자들은 누구보다 기도의 중요성을 알고 그것을 온 몸으로 실천했던 이들이다. 그 역사적 현장이 바로 삼각산이다. 회개란 우리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는 것인데, 대성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초심이 물든 이곳, 삼각산을 찾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한 목사의 말처럼, 지금은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바위에 새겨진 붉은색 십자가나 누군가 무릎을 꿇기 위해 놓은 것 같은, 지금은 다 해져버린 천 조각 정도만이 한때 이곳이 기도처였음알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수풀은 무성하게 우거졌고, 쓰레기도 이곳 저곳 버려져 있다. 이날 한 목사와 함께 한 이주태 장로(한국기독교평신도총연합회 대표회장)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의 책임이죠. 한국교회의 역사 그 자체인 이곳을 잘 보존하고 후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주어야 할텐데, 그만 잊고 살았던 겁니다. 원로목회자님들께 죄송한 마음이예요. 이제라도 다시 기억하기 위해 오늘, 이곳에 왔습니다."

이들은 이번 대성회를 기점으로 삼각산의 이 기도처를 한국교회에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곳에서 다시 기도의 불이 타오를 수 있도록 이 일대에 '삼각산 기도마을' 조성도 구상 중에 있다.

삼각산 이주태 한은수
▲한은수 목사(왼쪽)와 이주태 장로가 누군가 기도했던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진영 기자
삼각산
▲주변을 청소하는 교인들 뒤로 십자가가 새겨진 바위가 보인다. ⓒ김진영 기자
이주태 장로는 "삼각산은 민족복음화에 대한 열기가 기도를 통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타올랐던 그야말로 역사적 현장이다. 기도의 용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며, 나라와 민족과 교회와 가정을 위해 통회하는 눈물의 메아리가 이곳을 뒤흔들었다"며 "삼각산에 기도마을을 세워 4계절 동안 자발적인 릴레이 기도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널려 있던 쓰레기를 치우고, 엉키고 설킨 나무와 풀을 걷어내자 기도처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을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 새로워지면 좋겠습니다. 산에 올라 하늘의 법을 선포하셨던 주님처럼, 이 산에서 내려온 성령의 은혜가 한국교회를 덮었으면 좋겠어요." 한은수 목사와 이주태 장로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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